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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 Book] 스토리 두잉

2014년 10월 21일 15시 59분
[앵커]

특정한 정보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서 전달하는 것을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는데요.

이제는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넘어서 이야기에 담긴 가치와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른 바, ‘스토리 두잉’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 '사이언스 앤 북'에서는 '스토리 두잉'의 작가 김일철 교수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스토리 두잉, 제목도 독특하지만 인문학 시대, 대중의 마음을 얻는 소통의 기술’이라는 부제가 더 인상적인데요.

먼저 어떤 내용의 책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앵커]

대중의 인기를 얻은 영화나 공연, 책 등을 보면 독특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이처럼 사람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우리가 잘 아는 우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처럼 이야기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는 만큼 듣거나 읽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었는데, 요즘과 같이 거리가 사라진 SNS 시대에서는 듣거나 읽는 것을 넘어서 직접 보고 참여하며 경험하고 싶어지는 거지요.

불과 몇 개월 만에 전 세계 수억명이 따라 부르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유능했던 스토리 텔러들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었나요?

[인터뷰]

책에서도 분석했습니다마는, 심리학자 융이 말하는 집단 무의식의 원형에 닿아있는 사람들입니다.

뇌과학적으로 말하면 변연계의 공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우뇌적 감성이 풍부하다거나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아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기의 말이나 글을 넘어서 자신의 삶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앵커]

‘스토리텔링’, ‘스토리 텔러’는 많이 들어본 말인데요.

그렇다면 '스토리 두잉’은 어떻게 다른 건가요?

[인터뷰]

나는 바담풍해도 너는 바람풍하거라는 속담처럼 예전의 닫혀 있고 경직된 사회 구조 속에서는 스토리의 진위 여부를 확인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열린 세상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자기가 들은 얘기를 확인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졌으니, 이제는 말과 글만 가지고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거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직접 보여주고 동참하고 경험해서 확인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텔링이 말과 글이라면 두잉은 그야말로 참여와 공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레일리(O‘Reilly)가 웹2.0에서 주장하는 개방과 참여 공유의 정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 드리면 스토리텔링은 메시지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SNS 시대에 있어 메시지는 어떤 매체(미디어)를 활용하느냐, 나아가서 화자와 청자가 어떤 상황(컨텍스트)에 처해 있느냐를 포괄적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스토리 두잉’을 실천해서 긍정적인 반응인 일으킨 사례를 몇 가지만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우리 모두를 선정한 바 있습니다.

개개인이 로마 교황이나 미국 대통령쯤되야 할 수 있는 표지 모델에 선정된 것입니다.

그만큼 개인이 중요하고 또 주목의 대상이 된거지요.

요즘 사람들이 연예프로그램이나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도 두잉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시청하는 것보다 공연장이나 경기장에 가서 직접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반응은 말과 글로 다 담아내기 어렵죠

기업들이 고객 경험 관리에 몰두하는 것도 결국은 스토리 두잉을 공유하게 하려는 것이죠,

미래학자 롤프 옌센의 예측처럼 이젠 관광도 단순히 볼거리가 아니라 트랙킹처럼 체험 나아가 모험을 즐기려는 성향 때문에 모험 상품이 등장하는 데 이런 것들을 예로 들 수 있겠지요.

문화 해설사들 같은 경우에도 마치 녹음기를 틀어 놓은 듯 역사적 사실을 나열할 게 아니라 그 때 그 시절의 삶을 보여주는 연출이나 소도구 등의 활용을 권합니다.

[앵커]

이야기에 담긴 가치와 신념을 행동으로 전하는 것이 ‘스토리 두잉’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실제로‘스토리 두잉’을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인터뷰]

사실 이 책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무한상상실의 교재이기도 합니다.

저희 동의대학교는 올해 부산에 있는 대학으로서는 유일하게 무한상상실 스토리텔링 과정에 선정됐고 현재 스토리두어라고 부르는 시니어 과정 30명과 스토리텔러의 주니어 과정 50명 등 모두 80분의 교육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미래부와 더불어 문화부나 교육부가 모두 스토리텔링을 다루는 데 각기 경로와 방법론은 다르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통해서 창조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창의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플로리다가 말하는 창조 계급이나 칙산 미하이 등이 주장하는 사회 수용처럼 창조 능력이 한 개인에 국한되는 재능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야합니다

이런 사고를 수용하거나 용인하는 자세가 스토리 두어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앵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사실 이 자리에 나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 세기 전에 심훈은 상록수에서 농촌 계몽운동을 펼쳤습니다.

지금 우리는 창의 계몽운동을 해야 할 때입니다.

저희 학교 무한 상상실에서는 20대 대학생과 74세의 노인이 머리를 맞대고 3D 프린터 디자인을 위한 아이디어 개발에 골몰합니다.

저는 디지털 시대의 창의는 인성이요 인성이 곧 창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입증할 사례들을 모아서 책으로 펼쳐 낼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또 가능하다면 창의학, 미래학 등의 교양과정 교과목을 위한 교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스토리 텔링'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스토리 두잉'이 더 효과적인 소통의 기술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스토리 두잉'을 집필한 김일철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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