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이언스

위로 가기

[과학의 달인] 지나가기만 해도 요금 결제…지하철 게이트 프리 시스템 개발

2023년 12월 07일 16시 31분
■ 김경희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사

[앵커]
지하철을 탈 때 개찰구에 교통 카드를 찍고 지나가는데, 가끔 승객이 한꺼번에 몰릴 때는 혼잡이 심해지기도 하죠. 그런데 교통 카드를 찍지 않고 특정 개찰구도 필요 없이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지하철 요금이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해 상용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ICT 대중교통연구실 김경희 박사 모시고 '지하철 게이트 프리 시스템'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지하철에서 교통 카드를 찍지 않고 지나가기만 해도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스템, 어떤 것인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인터뷰]
우선 카드를 찍지 않고 결제하는 방법인 비접촉 결제시스템은 게이트를 유지하면서 태깅하는 과정이 필요 없는 '태그리스 시스템'과 게이트 없이 결제영역을 지나가면 결제되는 '게이트 프리 시스템'으로 나뉩니다.

태그리스 시스템의 경우 이미 우이신설선이나 경기도 공공버스에서 경험하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저희 연구원이 이번에 시험한 시스템은 게이트가 없는 공간을 지나가기만 해도 결제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술입니다. 태그리스 시스템은 고속도로 하이패스에서 단일차로 하이패스와 유사하고, 게이트 프리 시스템은 다차로 하이패스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인터뷰]
태그리스 시스템만으로도 승객의 편의성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개찰구가 필요 없는 시스템은 더 많은 장점을 기대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가 혼잡도 개선 부분입니다. 철도 역사 내에서 혼잡도가 높은 구간은 차량 내, 승하차 장소, 그리고 요금을 결제하기 위한 개찰구입니다.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현금이나 카드결제를 위해서 서행하는 혼잡도와 하이패스로 이동하는 공간의 혼잡도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게이트 프리 시스템은 역사 내의 대표 혼잡구간인 개찰구에서의 혼잡도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승객이 여러 노선을 환승 하여 이동하는 경우, 관계된 철도 운영사 들의 정산은 현재 대부분의 경우 승차 역과 하차 역을 기준으로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환승역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정산하고 있는 것에 대한 정산 갈등이 있는데요, 환승 구역에 저희가 개발한 스마트 블록을 설치하게 되면 승객 동선이 정확히 파악되어 정산에 따른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개찰구 공간이 없어짐에 따라 인프라 구축비용을 줄 일 수 있고, 그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앵커]
지나가기만 해도 결제가 되면 정말 편리할 것 같은데요. 어떤 원리로 결제가 되는 건가요?

[인터뷰]
바닥에 설치한 스마트 블록의 비콘과 휴대폰이 서로 통신을 하여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비콘은 근거리에 있는 스마트 기기를 자동으로 인식하여 필요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무선통신 장치입니다. 즉 위치 정보를 등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신호를 주기적으로 전송하는 기기입니다.

스마트 기기인 휴대폰과 스마트 블록에 있는 비콘이 서로 통신하여 승객의 위치를 알아내어 결제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스마트 블록에는 비콘 뿐만 아니라 위치 인식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지향성 안테나, 그리고 결제 성공 여부를 알수 있도록 LED를 삽입하여 실험하였습니다. 결제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빨간색, 결제가 이루어진 후 즉 통신이 성공한 이후에는 파란색으로 표시하여 테스트를 수행하였습니다.

[앵커]
지금 영상 나가는 걸 보니깐 막아주는 바 같은 게 없는 것 같은데 그럼 많은 승객들이 한꺼번에 지나갈 때 문제없이 잘 결제가 될지 혼잡하진 않을지 좀 걱정이 되거든요.

[인터뷰]
통신을 위해 활용하는 비콘의 경우, 통신주기는 일반적으로 100ms에서 2,000ms 사이의 비교적 짧은 통신주기를 나타냅니다. 이는 1초에 10번, 길어도 2초에 1번 정보를 전송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게이트 프리 시스템의 결제 영역이 일정 넓이만 확보된다면 많은 인원의 승객이 지나가도 결제가 가능합니다.

물론 현재 시스템에서 너무 바짝 붙어서 지나가면 누가 모바일 앱을 통해 결제를 한 사람인지, 앱을 구동하지 않고 지나는 사람인지 구분이 안됩니다. 이는 향후 저희가 위치인지 정확도를 더 높이고, 부정승차자 분석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서 대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빨리 뛰어서 지나간다든지, 아니면 두꺼움 짐 같은데 휴대폰이나 카드를 넣어 놓고 지나갈 때 결제의 문제가 없을까요?

[인터뷰]
물론 통신주기보다도 짧은 시간 안에 구역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결제 없이 지나갈 수 있을 텐데요, 저희가 보통 보는 일반인은 힘들 겁니다. 그리고 부피가 큰 짐이나 휠체어를 타거나 등의 상황 등은 전혀 문제가 없지만, 휴대폰이 노출되어 있지 않고 어디 안에 들어 있는 경우는 전파 수신 세기에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전파의 세기를 설정하면 이 부분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앵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원래는 태그를 해야지 문이 열리잖아요, 그런 게 없이 그냥 지나가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그럴 때 표시하는 방법이나 잡아내는 방법이 있을까요?

[인터뷰]
고속도로에도 하이패스 시스템을 도입하였더라도 톨게이트의 모든 요금소를 하이패스로 운영하지는 않습니다. 철도 역사 게이트 프리 시스템 역시 도입하더라도 휴대폰이 없는 승객 등을 고려해서 게이트 일부는 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휴대폰이 있는 상황에서 게이트 프리 시스템 영역에 진입했는데, 결제가 되지 않은 경우, 현재는 스마트 블록을 붉은색으로 점등하는 방법으로 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승객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향후 철도 운영기관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글라스 등에 증강현실을 사용하여 정보를 표출시켜주거나 부정승차자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여, 동선 등을 미리 파악한 후 직원이 대응하게 하는 방법 등도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희는 게이트 프리 시스템의 스마트 블록과 모바일 앱 사이의 통신을 이용하여 위치 인식정확도를 달성한 것까지가 연구의 범위였습니다. 실제 결제시스템을 만들어 연동한 것은 아닙니다. 결제방식은 철도 운영기관, 카드 사업자, 정산 기관 등이 협의해서 결정할 것입니다.

[앵커]
부산 장산역 현장 시험 영상을 보면 개찰구가 있는 곳에서도 시험을 하셨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게이트가 없는 상황에서 결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긴 하지만 현재 실제 활용되기 시작하는 태그리스 시스템에서도 저희 기술이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개찰구에서도 테스트를 수행했습니다.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승객과 앱을 이용하여 태그하지 않고 지나가는 승객이 같은 개찰구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테스트한 것입니다.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는 블록이 붉은색이었다가, 교통카드 태그가 이루어진 경우는 초록색, 앱을 이용한 태그리스를 인지한 경우는 파란색으로 표시하면서 테스트하였습니다. 이때 휴대폰을 호주머니에 넣고 이동하는 경우나, 가방에 넣고 이동하는 경우도 테스트하여 문제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앵커]
기술 개발에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인터뷰]
게이트가 없는 상태에서 특정 승객에게 특정 요금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실내에서 승객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실내에서 통신을 이용하여 승객의 위치 인지를 하는 부분은 실외보다 어렵습니다. 실외의 경우는 GPS를 이용하여 정확도를 높일 수 있지만, 실내는 그렇지 않습니다.

실내에서 위치인지를 하기 위해 많이 활용하는 방법은 저희와 같이 비콘을 이용한 블루투스 통신을 이용하거나, WiFi, UWB 기술 등을 이용하여 정확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합니다. UWB 같은 경우, 위치인지 정확도는 비콘에 비해 높으나 아직 모든 휴대폰에서 이용할 수는 없어 아직 활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위치인지 정확도가 높은 비콘을 선택하였으나, 다른 승객, 건물 등의 구조물, 이동하는 열차 등에 전파가 영향을 받으면서 정확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저희는 전파송수신 시뮬레이션, 지향성 안테나 개발, 승객의 족적 추적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여 정확도를 높이는 노력을 하였습니다.

[앵커]
정확도를 높이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겠는데요, 앞으로 상용화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앞에서도 잠깐 말씀드렸듯이 저희의 연구단계는 게이트 프리 시스템을 위한 핵심기술인 스마트 블록과 모바일 앱과의 통신을 이용하여 승객의 위치를 정확히 검지하여 결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상용화를 위해서는 결제시스템 표준화를 거친 결제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게이트 프리 시스템이 승객의 편의성, 혼잡도 감소, 역사 건설비 감소 등의 많은 장점이 있지만 운영기관 측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부정승차자가 증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정승차자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상용화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가장 눈앞에 닥친 목표는 부정승차자 관리 시스템 등을 만들기 위한 후속 과제 제안서가 통과되어야 합니다. 많은 연구과제가 연구비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어서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나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앵커]
저희가 지하철 역사를 예전부터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표를 줄을 길게 서서 끊었고 이제는 태그를 했고 이제는 그냥 지나가게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에 또 어떻게 될지 앞으로도 많은 연구 부탁 드리겠습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ICT 대중교통연구실 김경희 박사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거의모든것의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