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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잠깐만요!] 전문가도 혀를 내두르는 고퀄리티 공학 콘텐츠 채널, bRd 3D

2023년 10월 05일 16시 11분
■ 전필국 / 유튜브 채널 브르드삼디 운영자

[앵커]
에어컨부터 반도체, 원자력 발전소까지. 우리 삶에 깊숙이 관여돼있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 과학 원리를 알기는 쉽지 않은데요. '저기, 잠깐만요!' 오늘은 뛰어난 영상미와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이러한 과학 원리를 전문 교육 자료보다 더 알기 쉽게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 '브르드삼디'의 운영자, 전필국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저를 포함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브르드삼디의 운영자가 누구인지 궁금해했는데요. 오늘이 얼굴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라고 들었습니다. 우선 사이언스 투데이 시청자에게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해주실까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브르드삼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전필국이라고 합니다. 저는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서 영상 만드는 일을 하고 있구요.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다양한 영상을 만들고 있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도 어떤 분이실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그동안 목소리로만 소통하다가 이렇게 직접 방송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인터뷰]
먼저 앵커님 구독자라고 하셔서 거기에 많이 흔들렸고요. 제가 좀 내성적인 성격이고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 방송에 나와서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실수만 할까 봐 나오기가 좀 겁이 났는데요. 저희 소속사 대표님이 남들은 평생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할 일이니까 한 번 나가보면 어떻겠냐고 말씀해 주셔서 그 말에 용기를 냈습니다.

[앵커]
정말 잘 나와주셨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눠볼 텐데요. '브르드삼디'라는 채널명은 무슨 뜻인지, 또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지 소개부터 해주시죠.

[인터뷰]
채널의 공식적인 이름은 '비알디쓰리디'이고요. 뜻을 물어보셨는데, 민망하게도 정말 아무렇게나 지은 이름입니다. 키보드에 손 가는 대로 적은 뒤에 제가 영상 일을 하다 보니 3D를 붙였을 뿐입니다. 이름 짓는데 정말 10초 정도밖에 안 걸렸던 것 같아요. 가끔은 이름을 좀 멋있게 지을 걸 그랬나 후회할 때가 있긴 한데 그래도 채널 이름보다는 콘텐츠의 퀄리티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브르드삼디는 일반인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전문 기술과 공학적인 부분들을 조금 더 알기 쉽게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서 흥미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채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앵커]
댓글을 보거나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래픽, 내용 설명 모두 어떤 교육 자료보다 훌륭하다는 반응이 많은데요. 원래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인터뷰]
유튜브를 하기 전에는 그냥 평범한 삶을 살았어요. 영상 제작 회사를 다니면서 오랫동안 영상 만드는 일을 했었고요. 그때 경험이 지금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뭔가요? 또 공학 콘텐츠를 선택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유튜브를 하기 전에는 서울에 있는 영상 회사를 다녔는데 제 아내 직장이 부산으로 이전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부산으로 이사를 갔는데 부산에서는 제 경력을 살려서 일 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또 저희 애들이 너무 어려서 육아를 병행하면서 돈을 벌어야 했는데, 유튜브가 제일 적합해 보여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학 콘텐츠를 처음부터 목표로 했던 건 아닌데요. 경력을 살려서 몇 개 영상을 만들었는데 시청자들이 점점 공학 채널로 인식하더라고요. 그래서 공학 위주의 콘텐츠를 전문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공학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시는 동안에도 영상이 나가고 있는데요, 정말 퀄리티가 좋은 것 같아서 아마 많은 공학 채널이 있지만 이 채널의 가장 큰 특징은 어마어마하게 높은 퀄리티의 영상입니다. 반도체 회로부터 원자로, 제트엔진까지 정말 세세하게 구현돼있는데 직접 작업하시는 건가요?

[인터뷰]
네. 영상은 마야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직접 작업하고 있고, 제작 기간은 보통 3개월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여러 가지 모델들은 인터넷에 공개된 이미지를 참고해서 만들고 있는데요. 기계나 무기 같은 경우는 기업 비밀이거나 군사 기밀인 경우가 많아서 정확하게 구현하기가 어려운데요. 그래서 어느 정도 형태는 공개된 이미지를 참고해서 만들고 디테일한 표현들은 그냥 제가 상상해서 만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모습을 구현하지 못해서 가끔 전문 지식을 가진 시청자에게 혼나기도 하는데 얻을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다 보니 이런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앵커]
그래픽뿐만 아니라 내용도 훌륭한데요. 전문가들조차 감탄하더라고요. 주제는 어떻게 선정하고 내용은 어떻게 채우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주제는 시청자가 댓글로 어떤 걸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그걸 목록으로 만들어 두고 하나씩 골라서 선정합니다.

그리고 내용은 주로 책이나 유튜브, 또 블로그를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는데요.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면 궁금한 게 많이 생겨나는데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대로 영상을 만들면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없는데요.

그래서 관련 분야의 전문가에게 연락을 드리고 그분이 도움을 주시겠다고 하면 그때부터 콘텐츠 만들 준비를 합니다. 그때부터는 전문가들과 직접 만나거나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기 보다는 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어떻게 하면 최대한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인데요. 이 고민을 시청자가 알아봐 주시고 인정해주시기 때문에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저만의 방법이 생기기 전까지는 콘텐츠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앵커]
저희도 과학채널이다 보니깐 이런 과학 영상들도 많이 보는데요, 브르드삼디의 영상을 보면 이런 분들을 스카우트 해야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만큼 퀄리티가 높아서 제작 의뢰도 많이 들어올 것 같아요, 협업하신 사례가 있을까요?

[인터뷰]
협업은 주로 영상을 통해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싶은 분들이 많이 요청하시는데요. 주로 기계나 공학, 과학 쪽 관련 회사와 협업을 많이 했습니다.

제 채널에 올라와 있는 영상 중에는 반도체와 회로기판의 원리, 또 원자력발전소의 작동 방식 콘텐츠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한 과학 선생님이 그림이나 설명만으로는 아이들을 이해시키기 어려운데 그걸 영상을 만들어 설명하고 싶다고 하셔서 함께 영상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이런 교육 자료 제작은 제가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기도 하 해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앵커]
현실적인 질문도 있는데요. 3년 남짓 동안 33개의 영상을 만드셨더라고요.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이 커서 그런 것 같은데 수익도 발생하나요?

[인터뷰]
3D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내용 준비만 해도 두 달 정도 걸려서 콘텐츠를 많이 만들기는 어려운데요. 그러다 보니 유튜브 수입은 생활비로 쓰기엔 많이 부족하고요. 제 채널 말고 다른 영상들도 제작하면서 수입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유튜브를 통해서 나를 알릴 수 있고, 또 제 콘텐츠를 보고 영상 제작 의뢰가 들어오기 때문에 더 잘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댓글을 보면 '감사하다'는 반응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럴 때는 보람이 느껴질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인터뷰]
사실 그동안 너무 힘들어서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는데요. 그렇게 칭찬해 주시는 댓글 덕분에 힘을 얻고 채널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감사하다'는 반응은 궁금증을 해결해줘서 고맙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 궁금한 점을 명확하게 설명해주면 속이 시원해지고 또 뭔가를 깨우치는 짜릿한 기분이 느껴지잖아요. 그리고 '이걸 공짜로 봐도 되나'하는 댓글을 볼 때면 '돈을 주고라도 꼭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앵커]
마지막으로 브르드삼디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인터뷰]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분야의 지식을 알고 나면 그걸 몰랐을 때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인데요. 유튜브 제작을 위해서 관련 분야의 책을 읽을 때가 많은데, 많은 책이 서문에는 분명히 초보자를 위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고 하면서 막상 읽어보면 너무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정말 많거든요. 전문가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겠지만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생소하고 어렵잖아요.

저는 이런 지식의 저주 때문에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에 큰 갭이 있다고 느껴져요. 그래서 저는 전문 지식을 다루면서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그 갭을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앵커]
이미 지금도 많은 분들의 '갭'을 줄여주고 계신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 계속 부탁 드리겠습니다. 채널 '브르드삼디'의 운영자! 전필국씨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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