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이언스

위로 가기

[사이언스 HOT5] 태풍급 강풍에 강릉 산불…올해 첫 대응 3단계…4월 둘째 주 과학이슈

2023년 04월 14일 17시 17분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HOT5'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양훼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5위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구글이 경쟁사에 게임 출시를 막아서 400억 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는 소식이 5위를 차지했습니다. 구글은 현재 앱 거래를 중개하는 앱마켓 '플레이 스토어'를 운영 중인데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실상 앱마켓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구글이 경쟁사를 견제해왔던 게 이번에 드러난 겁니다. 국내 앱마켓 경쟁사죠, 원스토어가 출범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구글이 국내 게임사들에게 원스토어에는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게 유도한 겁니다.

구글은 첫 화면 등 눈에 잘 띄는 구역에 게임을 배치하는 피처링 그리고 해외진출을 지원해주는 조건 등을 걸어서 게임사들에게 독점 계약을 유도한 건데요. 게임사 역시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해 구글과 조건부 거래를 했고, 결국 국내 주요 게임사 11곳의 대형게임 94%가 구글에 플레이스토어에서만 출시가 됐습니다.

특히 넷마블의 리니지2 또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과 같은 대형 게임들이 구글이 특별히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 게임들은 원스토어에서 출시가 안 됐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원스토어는 게임 유료 구매자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시장 점유율 역시 이 기간에 절반 넘게 급감했다고 합니다. 같은 시기 구글은 게임 유료 구매가 30% 가까이 늘었고, 앱마켓 시장 점유율 역시 10%포인트 정도 올랐거든요.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했고, 앱마켓과 모바일 게임의 혁신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421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앵커]
구글에 대한 소식이 하나 더 있었는데요. 국내 이용자들이 구글 측에 정보 제공 내역을 공개하라며 낸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9년 만에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시작은 지난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폭로로부터 시작된 거거든요. 이때 미 국가안보국이 전 세계 각국의 전화와 이메일 등을 무작위로 수집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그때 받았던 정보가 구글로부터 해외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공 받은 거다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에 국내 이용자들도 구글에 제3자 정보 제공 내역을 공개해달라고 소송을 걸었는데요. 1심과 2심 재판부는 소송 제기가 적법하고, 구글이 제3자에게 제공한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 판결 역시 같은 것으로 나온 겁니다.

또, 미국 법상 비공개 대상이라도 대한민국 헌법과 법의 내용과 취지에 부합하는지,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보다 외국 법령 존중이 더 우월한지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함께 지적했는데요. 이번 판결에 원고 측은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그러니까 구글을 대상으로 이용자의 권리를 보장한 판결이 나왔다라고 이야기를 했고요, 하지만 구글은 이용자 데이터들을 보호하는 것 자체는 중요하다면서 이야기하면서도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아무리 다국적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국내법을 따라라 라고 하는 판례가 될 것으로 보이죠. 그리고 이번 주 내내 고농도 황사 때문에 깨끗한 하늘을 언제 봤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인데요. 역시 황사 소식이 큰 관심을 받았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수요일부터 시작된 황사는 사흘째인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는데요. 황사가 이번에 얼마나 심각했는지, 지난 12일 위성 영상을 하나 준비했거든요. 함께 보면서 설명을 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천리안 위성이 지난 12일 촬영한 우리나라 주변 모습입니다. 노란색이 황사, 붉은색으로 조금씩 보이는 게 안개나 연무를 보여주는 건데요, 노란색 황사가 한반도 전체를 뒤덮고 있고, 또 다른 황사가 한반도에 유입되는 것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황사는 지난 10, 11일 중국 고비 사막과 내몽골에서 발원했는데요. 우리나라보다 먼저 황사가 덮친 중국에서는 370만㎢, 그러니까 중국 국토 면적의 3분의 1이 황사로 뒤덮였을 정도였는데요. 이런 대규모 황사 발생은 올해만 벌써 8번째라고 합니다. 그런데 몽골 초원이 바짝 메마른 상태고 거기다 바람까지 거세지고 있어서 올해는 황사 발생이 10년 만에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라는 암울한 내용까지 나왔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을 통해 봤지만, 중국은 그냥 먼지 수준이 아니라 빗자루로 길을 쓸어야 되는 수준까지 황사가 심각한데 우리나라도 황사에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고 있는데 이 미세먼지와 황사를 같은 거로 봐야 합니까?

[기자]
미세먼지는 크기에 따라 정의하고 있잖아요. 직경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먼지는 미세먼지, 그보다도 작은 2.5마이크로미터 이하 직경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르고 있죠. 그런데 황사는 크기가 아니라 토양 성분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흙먼지라고 생각하시면 더 간단합니다. 그러니까 황사는 발생 원인으로 구분을 하는 거고 미세먼지는 크기로 구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떨 때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같을 수도 있고 또 다를 수도 있게 되는데요.

그런데 황사를 크기로 바꿔서 생각을 해보면 일반적으로 4마이크로미터 이상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 모래 먼지라서 초미세먼지보다는 미세먼지 비중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미세먼지가 전국 모든 곳에서 매우 나쁨을 보이는 중에도 초미세먼지는 보통으로 나타난 지역이 곳곳에 있었거든요. 평소에 초미세먼지 비율이 높은 거는 자연 발생이 아니라 먼지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게 많았기 때문에 초미세먼지 비율이 높았는데 이번엔 초미세먼지 비율은 낮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으니까 황사에 의한 영향이 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사흘째 이어지던 황사가 오후 들어서 대기 확산이 원활해지면서 해소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이번 주 후반은 하늘이 답답하니까 마음까지 답답한 그런 주였는데요. 해소된다고 하니까 다행인 거 같습니다. 3위 소식도 알아봐야겠죠?

[기자]
네. 3위는 엠폭스의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이 주의로 한 단계 올랐다는 소식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이 주춤하면서 사실 원숭이두창으로 알려진 엠폭스의 지역 감염 사례가 조금 더 크게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번 달 들어서 지역 감염 추정 사례만 5건입니다.

국내 엠폭스 환자는 지난해 6월 처음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5번 환자까지는 모두 해외에서 유입됐거나 이와 관련된 환자였거든요. 그런데 지난 7일 확진된 6번 환자 이후부터는 모두 첫 증상이 발현되기 전 3주 안에 해외에 나간 적이 없고, 국내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엠폭스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습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감염자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를 억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위기경보를 격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엠폭스는 잠복기가 길게는 3주 정도라고 해요. 그리고 피부발진이 눈에 잘 안 띄는 부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를 찾아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거나 의심 증상이 보이면 보건소나 질병관리청 1339 콜센터로 빨리 신고해야 하고요.

그나마 다행인 건 엠폭스는 코로나19와는 다르게 호흡기로 전염되는 게 아니라 밀접 접촉으로 전염되는 특성을 가졌잖아요. 그만큼 대규모 발생 가능성이 굉장히 낮으니까 위기 경보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방역 당국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또 치명율도 높지는 않고 우리나라에는 치료제까지 들어와 있으니까 불안해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다음이 2위인데 누리호 3차 발사의 정확한 날짜가 나왔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번째 발사일이 다음 달 24일로 확정이 됐습니다. 발사 예정 시간은 오후 6시 24분에서 전후로 앞뒤 30분이라고 고정이 되어 있는데요. 앞선 발사가 오후 4~5시쯤에 발사를 전달해 드렸는데 그것과 달리 해 질 때잖아요.

이렇게 늦게 발사하는 이유는 누리호에 탑재되는 실제 위성 때문입니다. 주탑재 위성이 차세대소형위성 2호입니다. 이게 임무 수행 궤도를 550km로 선정하고 있거든요. 550km에 안착하기 위한 최적의 시간대 지구의 자전 속도를 봤을 때 최적의 시간이 오후 6시 무렵이라고 합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매일 지구 주위를 15번 돌면서 해수면과 산림 변화를 관측하고, 근지구 궤도의 우주 방사선, 영상 레이더 기술 검증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차세대소형위성 1호는 지난 2018년 미국 발사체에 의해 발사가 되었는데 2호는 우리가 작업해서 누리호를 타고 우주로 가게 됩니다. 이번 3차 발사는 앞선 1, 2차와 달리 실제 위성을 싣고 가기 때문에 발사체 진짜 역할을 수행하는 첫 시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함께 큐브위성 7개가 더 실리는데, 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도요샛 4개와 민간 스타트업이 개발한 큐브위성 3개가 실릴 예정입니다. 현재 누리호는 1단과 2단 단간 조립을 완료하고 있는 상태고 각종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고요.

그리고 3단부에 탑재하는 8기 위성 역시 최종 환경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성은 5월 1~2일쯤에 나로우주센터에 입고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후 3주 동안 총 조립 절차를 거칠 예정입니다.

[앵커]
이제 한 달 하고 십 일 남짓 남은 거 같은데요.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시청자들에게 가장 주목받은 1위 소식은 아무래도 산불이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강풍이 예보됐던 지난 11일, 어김없이 강풍과 건조 경보가 동시에 내려졌던 강원도 강릉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초속 30m에 달하는 태풍급 강풍이 불다 보니까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주변 전선을 건드렸고, 불씨가 야산으로 옮겨붙어 대형 산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다 보니 산불 발생신고가 들어온지 2시간 만에 대응 3단계가 발령되는 등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 나왔습니다.

빠른 산불 확산에는 헬기 투입이 중요한데, 강풍에 헬기도 뜰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정말 어떻게 해야 될지 걱정이 많았거든요. 안전 문제도 있지만, 바람이 많이 불 때 헬기가 뜨면 물을 불이 난 곳에 뿌려야 되는데 원하는 방향에 가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진화가 안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확산하던 산불은 그나마 오후에 바람이 잦아들고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8시간여 만에 주불 진화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강릉 산불로 한 명이 숨지고, 주택과 펜션 125채가 타는 등 큰 피해가 났고, 강릉 방해정과 사찰 등 일부 문화재도 소실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이번 강릉 산불도 화풍으로 불리는 양간지풍이 불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4월에 영향을 주는 만큼 아직까지는 양간지풍 영향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대책이 없을까요?

[기자]
우선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대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불 진화 장비를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번 산불 이후로 더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처럼 강풍에 헬기가 뜨지 못할 경우도 대비를 해야 한다 이런 지적이거든요. 우선은 그중에서 지상 진화작업을 할 때 쓸만한 장비가 있습니다.

보통 일반 소방차보다 3배나 많은 양의 물을 담을 수 있는 고성능 산불진화차가 있습니다. 이 차는 나무와 바위 같은 장애물이 있는 비포장 산길 도로를 잘 달릴 수 있는데요. 지면과 차체 사이 높이도 높기 때문에 일반 진화차량보다 3배 넘게 높아 험한 산악 지형에 특화됐습니다.

그러면 이걸 잘 도입하면 되지 않을까 하시는데 고성능 산불진화차는 지난 합천 산불 진화 현장에서 처음으로 활약했는데요. 당시 해가 지는 오후 7시 기준 진화율은 35%였는데, 고성능 산불 진화차가 투입되고, 적은 양의 비도 잠시 내리면서 다음 날 오전 6시 기준 진화율은 92%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산불을 잡는 데 고성능진화차량이 큰 역할을 했다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차량 1대당 7억5천만 원이 넘다 보니, 보급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고성능 진화차량은 3대, 산림청장은 올해 연말까지 예산을 확보해서 18대를 더 확보할 예정이며, 확보한 차량은 동해안 지역에 우선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강풍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초대형 헬기를 더 필요합니다. 초속 30m의 강풍을 시속으로 환산하면 136㎞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같은 속도이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바람이 불잖아요. 담수량이 3천 리터 이상인 대형헬기나 초대형 헬기를 띄워야지 산불 진화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 진화 헬기 가운데 8천L의 물을 담을 수 있는 초대형 헬기는 7대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산림청은 2027년까지 산불 진화 헬기를 초대형 헬기를 중심으로 늘려 산불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대부분의 전문가가 산불이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거로 보고 있는 만큼 헬기도 그렇고, 소방로나 무인 소방시설 같은 대책을 잘 마련해둬야겠습니다. '사이언스 핫5'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거의모든것의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