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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최악의 가뭄 겪고 있는 남부지방 현황·대응은?

2023년 01월 10일 16시 30분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난해 봄부터 시작한 남부지방의 가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광주·전남 지역의 가뭄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1973년 이후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라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남부지방 가뭄의 현황과 함께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현재 광주·전남지역의 물 부족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보도를 저희도 계속 전해드리고 있는데 식수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남부지방의 가뭄 얼마나 심각한가요?

[인터뷰]
사실 남부지방에 가뭄이 가장 심각해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작년 여름 장마 때 비가 평년보다 적게 내리면서 기상학적 가뭄이 시작되었다는 것이죠. 문제는 광주와 전남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주암댐과 동복댐의 저수율이 20% 후반에 그치면서 물 공급이 어려워 지면서 가뭄으로 인한 물 문제가 심각해진 것이죠. 이 지역 댐들의 저수율이 2022년 초부터 낮았음에도 수자원공사는 장마철이 되면 저수량을 회복할 것이라고 낙관했었습니다.

그러나 올 장마 때 예상보다 비가 적게 내리면서 댐들의 저수량이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광주광역시는 '물 사용 20% 줄이기'를 시도했지만, 실제 절감률이 5%가 되지 못하면서 조만간 제한급수가 불가피한 실정이고요. 문제는 도서 지역은 정말 심각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완도의 섬 지역 저수율을 보면, 넙도 4.4%, 금일도 6.2%로 고갈을 앞두고 있다 보니 이틀 급수를 하고, 나흘이나 닷새를 단수하는 섬이 4곳이고요. 넙도는 일주일에 딱 한 번만 물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지요.

[앵커]
광주, 전남지역 중에서도 도서 지역이 정말 심각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그러면 '가뭄'을 정의하는 기준이 있을까요?

[인터뷰]
가뭄은 물 공급이 부족한 시기를 일컫는 말로 일반적으로 평균 이하의 강수량이 꾸준하게 보이는 지역에서 나타나는데요. 가뭄은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 정의되는데, 그림처럼 크게 기상학적 가뭄, 농업적 가뭄, 수문학적 가뭄, 사회경제적 가뭄 등 크게 4가지로 분류합니다.

먼저 기상학적 가뭄으로 주어진 기간의 강수량이나 무강수 계속일수 등으로 정의하며 기상현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가뭄을 말합니다. 둘째로 농업에 영향을 주는 농업적 가뭄은 농작물 생육에 직접 관계되는 토양수분으로 표시합니다. 셋째가 물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하천 유량, 저수지, 지하수 등 가용수자원의 양으로 정의한 수자원적 가뭄이 있습니다. 넷째가 사회경제적 가뭄으로 다른 측면의 가뭄을 모두 고려한 넓은 범위의 가뭄이라고 할 수 있지요. 현재 광주와 전남지역의 가뭄은 현재는 기상학적 가뭄과 수문학적 가뭄이 겹쳐서 발생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리면서 결국 이 가뭄이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건데, 현재 기상학적으로 객관적인 수치를 들어서 광주·전남지역의 가뭄 상황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남부지역의 가뭄이 심각하지만 전북과 경남, 광주전남 비교해보면 2022년 6월부터 12월까지 전북 8개 관측소, 부산 경남 11개 관측소, 광주전남 7개 관측소의 평균강수량을 조사해보았는데요. 전북의 평년강수량은 1032.4mm였는데 2022년에는 808.8mm가 내려 평년 강수량의 78.3%의 강수량을 기록했고요. 부산 경남은 평년 1102.5mm에 815.5mm가 내려 평년대비 74%의 비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가뭄이 가장 심한 광주전남의 경우 평년 1009mm에 작년에 646mm가 내려 평년대비 64%의 강수량만 기록했습니다. 통상 평년강수량의 70% 이하를 기상학적 가뭄으로 보니까 남부지방에서도 광주전남만 가뭄이었다고 볼 수 있지요. 그림을 보시면 광주전남지역은 연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8월 강수량이 평년의 45.5%밖에 내리지 않았던 것이 가뭄이나 저수율 저하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광주전남지역이 심각해 보이는데요. 그런데 조금 전 가뭄의 4가지 중에서 기상학적 가뭄과 수문학적 가뭄이 겹쳐서 발생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이 지역의 수문학적 가뭄 상태는 어떤가요?

[인터뷰]
수문학적가뭄은 가용수자원의 양으로 정의한 가뭄으로 이 지역의 다목적댐이나 용수댐, 상수원댐등이 얼마만큼의 물을 가지고 있느냐를 표시하는 저수율로 보는데요. 그림은 다목적댐으로 현재 전남의 주암댐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심각한 상태의 저수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1월 5일 광주광역시와 전남 10개시군에 물을 공급하는 주암댐의 저수율은 28.5%입니다. 현재 중부지방에 위치한 소양강댐이나 충주댐의 저수율이 63% 내외인 것으로 비교해보면 매우 적은 것을 알 수 있지요.

용수댐의 경우에도 그림을 보시면 전남의 평림댐과 수어댐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모두 심각한 단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평림댐의 경우 저수율이 31.4%밖에 되지 않고 있고요. 또 광주광역시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동북댐의 저수율도 25.6%로 이런 추세가 지속 된다면 5월에는 물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광주전남지역의 댐이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가뭄이 심각한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왜 광주 전남지역 가뭄이 심각해진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라고 봅니다. 남부지방의 가뭄의 원인 중에는 라니냐 현상이 있는데요.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면 일본 남해상으로 저기압 편차가 발달하면서 우리나라는 고기압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저기압이 통과하더라도 비가 적게 내리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작년 말에 발표된 세계 기상기구의 보고서를 보면, 라니냐는 최근에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점 극심한 라니냐가 발생한다고 하거든요. 올겨울은 특이하게 라니냐가 3년째 이어지는 트리플딥 현상까지 발생하다 보니 강수량이 적어진 것이고요.

두 번째는 그렇더라도 여름 장마나 태풍으로 강수량이 많을 경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올해 장마 때도 중부지방으로는 많은 비가 내렸지만 남부 지방으로는 평년보다 적은 비가 내렸고요. 여기에 11호 태풍 힌남노도 경남 해안으로 상륙해서 포항으로 빠져나갔고, 14호 태풍 난마돌도 일본 큐슈로 상륙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광주전남지역으로는 태풍으로 인한 강수량증가도 없었던 것이 가뭄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앵커]
현재 심각한 가뭄 상태를 보이는 광주전남지역에 가뭄이 언제쯤 해갈 될 것으로 보십니까?

[인터뷰]
기상청의 3개월 강수량 전망을 보면 1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의 합이 80%이기에 강수전망은 밝지 않고요. 2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이 80% 3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80% 정도로 예측했는데요. 그리고 기상청은 2월 상순까지도 예년 수준인 최대 35mm 강수가 오는 데 그치겠다며, 남부지방의 가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많은 비가 올 것 같아요. 그렇더라도 현재 남부지방에 작년에 강수량이 500~600m 이상 안 내렸기 때문에 가뭄이 당분간 해소되긴 어렵다는 것이죠. 다만, 3월부터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저기압도 좀 더 강해지거든요, 비의 양도 늘어나고 또 라니냐도 종료되기 때문에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이 내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4월 초순 정도 되면 심각한 가뭄은 해소되고 댐들, 저수지고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겠나 예상합니다.

[앵커]
그래도 해갈의 기미가 보이긴 하지만 4월 초순이다 보니깐 몇 달이 남은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현재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인터뷰]
정부도 남부지방의 가뭄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작년 12월 29일에 행안부는 12월에 광주·전남 지역 등의 가뭄극복 특별교부세 161억 원이 빨리 집행하도록 독려했고요. 환경부와 산업부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협의를 통해 광주·전남지역 용수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주암댐 상류에 있는 보성강댐 발전용수를 생활·공업용수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2023년 환경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는 가뭄 문제에 대한 보고가 있었는데요. 남부 지방의 해갈을 위해 전국의 댐과 보, 저수지를 연결하는 '물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보고했고요. 또 하수 재이용, 해수 담수화, 지하 저류 댐 등을 활용해 새로운 수자원을 다각적으로 확보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인공지능도 적극 활용 할 계획인데요. 국가가 관리하는 댐과 하천을 가상공간에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해 위험 정보를 조기 제공해 인명·재산 피해를 줄일 계획이며, 근본적인 가뭄 해소를 위해 저수지 준설 등 물그릇을 키우고, 가뭄 대비 용수개발 및 식수가 부족한 곳에 상수도 보급 등 사전 대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고했지요. 보고로만 그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정책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을 나눠보니깐 이렇게 극심한 가뭄이 또 있었나 싶은데요. 하루 빨리 가뭄을 해갈해 줄 단비가 내려주길 바랍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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