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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몸무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근육이 줄어드는 질병, '근감소증'은 무엇인가?

2022년 12월 19일 17시 12분
■ 심가양 / 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앵커]
무려 600여 개로 구성돼있는 우리 몸의 근육은 달리거나 물건을 드는 큰 동작은 물론 작은 표정 하나까지 만들어내죠. 근육이 제 기능을 못하면 사람은 넘어지거나 골절의 위험이 커지고, 더 심하면 아예 움직일 수도 없을 텐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근육이 줄어들어 약해지는 근감소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심가양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근육을 감소시키는 근감소증, 어떤 질병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골감소증, 골다공증은 많이 들어보셨을텐데, 근감소증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실텐데요, 말 그대로 나이가 듦에 따라 근육량이 감소하는 현상입니다. 보통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근감소증은 엄연한 질환입니다.

실제로, 근육량 감소와 함께 근력이 줄어들고 쉽게 넘어지며, 골절이 발생하고, 혼자서 거동이 어렵게 되고, 사망에 이르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초래하기 때문에 WHO는 2016년에, 우리나라는 2021년에 질병 분류 코드에 근감소증이 추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근감소증은 만 65세 이상 노인에서 10-20%, 80세가 넘으면 거의 50%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는 비교적 흔한 질환입니다.

[앵커]
근감소증은 단순히 노화과정이 아니라 엄연한 질환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근감소증 발생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인터뷰]
최근 개정된 아시아 근감소증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근감소증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심, 가능, 확진 단계입니다. 먼저, 종아리 둘레가 남성의 경우 34cm, 여성의 경우 33cm 보다 적거나, 근감소증 설문지를 통해 물건을 드는 힘이나 보행능력 저하, 의자에서 앉고 서기, 계단 오르기의 어려움, 낙상 경험 있다면 근감소를 의심하는 단계입니다.

근감소증 가능 단계는 근감소증이 의심되는 사람이, 5회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12초 이내에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며, 흔히 근감소증 전단계로 불립니다.

근감소증은 몇 가지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은 근육량 감소에 근력의 감소 또는 신체기능 저하의 조합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체성분 검사를 통해 측정한 사지 근육량에 키의 제곱을 나눈 수치가 남성은 7.0kg/m2, 여성은 5.4kg/m2 보다 적을 때, 악력 측정하여 남성은 28kg, 여성은 18kg 보다 적을 때, 신체기능은 보행속도 1m/s 보다 느릴 때, 혹은 5회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서기가 12초 이상이거나 앞서 언급한 2가지 검사와 균형검사를 모두 포함한 간편 신체기능평가 (SPPB)에서 9점 이하일 때 근감소증으로 확진할 수 있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뭔가 거동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라고 하면 병원 병원에 빠르게 방문해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네요. 그런데 근감소증이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인가요?

[인터뷰]
발생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근본적으로 근육의 항상성이 깨지면서 발생합니다. 즉,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을 생성하는 동화작용보다 근육을 소실하는 이화작용이 더 우세해지면서 근감소증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주된 이유로는 운동량 부족과 단백질 섭취 저하가 있고, 만성적인 염증상태,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의 변화, 동반질환 자체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굉장히 다양한 근감소증의 원인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혹시 근감소증에 특히 더 취약한 사람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근감소증은 1차적으로 노화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2차적으로는 동반질환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당뇨, 뇌졸중, 심장이나 폐, 신장의 만성질환, 암 환자에게 근감소증이 높은 빈도로 나타납니다.

일부 이러한 동반질환은 근감소증의 위험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만성질환을 유발하거나 더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그 예로 당뇨병이 있습니다. 근육은 혈당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음식물을 먹으면 근육이 절반 정도의 당을 이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근육량이 감소하면 당이 더 올라가게 되고, 당뇨가 심해지고, 이로 인해 근감소증이 더 악화하는 악순환에 접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근감소증을 평가할 때, 동반 질환 유무를 반드시 확인하고 동반질환에 대한 치료도 병행해야 합니다.

[앵커]
근감소증을 검사할 때 당뇨증 같은 동반질환 유무를 확인하면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그런데 노화로 인한 근육량 감소와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노화는 근육량 감소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입니다. 실제로 근육량은 20-30대에 최고치에 이르고 이후 서서히 감소하여 70대 이상에서는 전체 근육량의 30% 이상이 감소하게 됩니다.

하지만, 근육량이 감소한다고 해서 모두 근감소증은 아닙니다. 일단 앞서 설명 드린 근육량이 일정 수준 이상 과도하게 감소해야하고 근육량 감소뿐 아니라 근력이나 신체기능도 같이 감소해야만 근감소증으로 진단합니다.

[앵커]
단순히 근육량만 감소한다고 해서 근감소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말씀이시네요. 보통 남성보다 여성의 근육량이 적은데, 그러면 근감소증 발생 위험도 여성이 더 높은가요?

[인터뷰]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진단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유병률 차이를 보이는데, 대체로 여성보다 남성에서 근감소증 발생 위험이 더 큽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현저하게 근육량, 근력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노화에 따른 그 감소 속도 또한 높습니다. 그 이유는 노화가 진행함에 따른 특정 호르몬의 농도 변화, 대표적으로, 남성의 근육량과 근력에 영향을 미치는 테스토스테론의 수치 감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앵커]
남성이 여성보다 근육량이 많다고 해서 안심하거나 근감소증을 방심하지 않아야겠네요. 이어서 스스로 근감소증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죠.

[인터뷰]
네, 지금 시청하고 계신 분들이 “나는 근감소증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집에서 손쉽게 근감소증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종아리 둘레 측정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종아리 둘레 남자 34cm, 여자 33cm 미만일 경우 근감소증 의심 단계입니다. 종아리 둘레가 감소했다는 것은 비단 하나의 근육만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몸 전체의 근육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의자에서 손으로 집지 않고 5회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테스트 합니다. 만약 12초 이상 걸린다면 근감소증 가능 단계이므로 병원에 가셔서 근감소증 여부를 확인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근감소증 검사를 통해 근감소증에 걸린 것이 확인되었다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인터뷰]
아쉽게도 아직 근감소증에 대한 약은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근감소증 치료는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섭취, 그리고 동반된 만성질환의 관리입니다.

운동 중에는 저항성 운동, 즉 근력운동이 핵심입니다. 대부분 노인 환자는 운동한다고 하면 산책 겸 걷기를 많이 한다고 답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덤벨 운동, 런지와 스쿼트 같은 운동을 해야 근비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분이 갑자기 근력운동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근력운동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가벼운 생수통이나 세라 밴드를 이용하며 낮은 강도로 시작하여 2-3주 간격으로 강도를 증가시키는 점진적 저항운동을 추천합니다.

뿐만 아니라 심폐지구력 향상을 위한 유산소 운동, 관절의 운동범위를 넓혀주는 유연성 운동, 몸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균형 운동도 병행하여야 합니다.

[앵커]
산책 정도로는 근육량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어떤 식습관이 좋은지도 알려주시죠.

[인터뷰]
식습관 측면에서는 단백질 중심의 영양섭취가 필수적입니다. 근손실 방지를 위해서는 하루에 1.2g/kg 단백질 섭취가 필요합니다. 가령, 몸무게가 60kg인 사람은 하루 7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데요, 이를 식품으로 환산하면, 두부 3모, 우유 2L, 소고기 등심 360g, 계란 10개 정도입니다.

하루에 섭취하기엔 좀 부담스러운 양일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조사를 해보면 이미 기존 식사를 통해 상당량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무작정 단백질을 많이 먹기 보다는 평소 식이습관 조사를 통해 영양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양을 보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 근육형성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D, 항염증 물질을 제거하는 오메가3와 같은 영양소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근감소증 예방 방법에 대해 알려주시죠.

[인터뷰]
근감소증은 한번 진단되면 잘 개선되지 않고, 개선되더라도 꾸준한 관리가 병행되지 않으면 다시 근감소증에 빠질 수 있어서 발생 전 예방이 중요합니다. 근감소증의 예방 방법은 치료법과 같게 적절한 운동과 영양관리입니다.

근력운동을 통해 우리 몸의 3대 근육인 대퇴사두근, 둔근, 척추기립근을 잘 유지해야 하고, 영양분 섭취 저하를 유발 시킬 수 있는 식욕저하, 치아, 소화능력의 부족 등에 대한 원인을 찾고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근육량이 감소한다고 해서 모두 근감소증은 아닙니다. 근육량 감소는 하나의 표현형일 수 있고 질환이 내포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 전반적인 건강관리와 기저 질환의 치료가 병행되어야 근감소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은 근감소증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나이 들면 힘이 자연스레 약해지는 거라고 생각하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내 몸 보고서' 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심가양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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