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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스스로 위험 감지하고 대응하는 트램 자율주행기술 개발

2022년 12월 01일 17시 19분
■ 곽재호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차량본부장

[앵커]
도로 위 레일을 주행하는 노면전차 트램, 알고 있으신가요? 우리나라에서는 1899년 서울 서대문~청량리 사이에서 처음 개통됐다가 1968년 운행이 중단되었는데요.

앞으로 트램이 다시 운행된다면 모든 위험 요소를 스스로 판단해서 운행하는 자율주행이 될 텐데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트램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 차량 본부장 곽재호 본부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예전엔 우리나라에서도 존재했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게 바로 트램인데요. 트램이 어떤 교통수단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TRAM은 한국어로 노면전차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자동차 노면 즉 도로 위를 달리는 전차 또는 지하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19세기 중반, 수십 년간 대도시 필수 대중교통수단으로 사용되다 자동차에 밀려 주춤했지만, 최근 몇십 년 사이 도심재생의 수단으로 다시 도입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899년 고종 때 도입되어 서울, 부산, 평양 등에 운행하다가 서울에서 1968년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종료했습니다. 최근 트램이 지하철에 비해서 경제적이고 또 가장 친환경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검증되면서 앞다투어 신형 트램 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건데요.

국내에서도 현재 서울, 부산, 대전 등 3곳이 정부로부터 기본계획이 승인되었고 10여 개 도시 20여 개 노선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배터리 기술을 활용해 머리 위 고압 가선을 모두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을 국가 R&D사업으로 개발을 완료하였고 현재 부산 오륙도 트램 시범사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트램의 자율주행 기술 어떤 기술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기본 원리는 자동차와 동일합니다. 다만 기능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제동거리가 자동차에 비해 3배 정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먼 곳을 더 먼저 장애물을 인식해야 점이 다릅니다. 또 트램의 승객은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급제동을 하게 되면 승객이 넘어져서 낙상사고가 발생합니다. 또한, 승하차 시 출입문 끼임사고 같은 것도 스스로 예방해야 되는 점이 다르고요. 끝으로 트램은 하루에 여러 차례 충전을 해야 하는데 이때 사람 손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무인으로 자율충전하는 점도 역시 다릅니다.

[앵커]
스스로 위험 감지하고 대응하는 트램의 자율주행기술에 대해 설명 듣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기술의 핵심은 뭔가요?

[인터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크게 5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AI 기술을 적용해서 트램의 전방과 측방의 장애물을 인지하는 기술이고요,

두 번째는 인지된 장애물이 트램과 충돌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기술.

세 번째는 실내승객도 보호하면서도 급제동을 해야 하는 감속도 기술.

네 번째는 교차로에서 전용 신호등 정보를 사전인지 판단하여 통과하는 기술이고요.

마지막으로는 지붕 위에 탑재된 배터리를 무인으로 자율충전하는 기술입니다.

[앵커]
다양한 기술을 담고 있는 거 같은데요. 방금 말씀해주신 기술들은 어떤 시스템으로 가능한가요?

[인터뷰]
트램은 기본적으로 궤도를 따라 주행을 하게 되는데 고정된 노선을 주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변의 교통 노선들이 다 고정 좌표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이 고정좌표를 전부 데이터 디지털 맵으로 만들게 되고요. 이 디지털 맵을 바탕으로 트램 차량이 서로 실시간으로 비교를 하면서 횡단보도 구간에서는 어떻게 감속을 하고 또 교차로에서는 어떻게 통신하고 하는 것이 기본적인 시스템 구성입니다.

[앵커]
통신기술이 고도화되어야 시험 가능한 기술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요. 만약에 주행하다가 장애물이 보이면 트램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인터뷰]
네, 스스로 주행을 하다가, 전방의 궤도 위에 또는 주변 사람이나 자동차 등 무언가가 나타나면 트램은 스스로 이를 인지하고 대응해야 하는데, 여기에 ADAS 기술 중 하나인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술이 적용됩니다.

만약 인지된 장애물이 트램과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트램은 최소 안전거리 유지를 위해 감속하게 되고요. 필요시에는 급제동도 할 수 있는데, 실내 승객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고려하여 감속제어를 수행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앵커]
충돌방지 보조기술을 사용해 장애물과 충돌을 피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로 장애물을 피하게 되는 걸까요?

[인터뷰]
장애물을 인지하는 센서는 라이다와 카메라, 그리고 AI를 이용한 객체 인지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우선 라이다 1대가 지붕에 설치돼 있고 하단에 2대가 있어 사각지대를 보호하는 형태로 설치돼 있고. 역시 카메라도 광각 카메라와 협각 카메라서 사각지대를 인식할 수 있도록 구성이 돼 있습니다.

그리고 AI 기술은 자율주행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YOLOvX(욜로 X버전)을 적용했는데요, AI 학습에는 MS에서 공개한 COCO 데이터셋을 사용했는데, 자동차, 사람, 자전거, 의자, 박스 등 약 80가지의 객체에 대해서 약 11만8천 개의 학습 데이터를 보유한 아주 방대한 데이터셋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자율주행 차에도 들어있는 기술,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들리는 거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정말로 안전한가'일 텐데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아직까지는 시험선에서 개발을 했기 때문에 시험 결과 위주로 말씀드려보자면, 우선 전방의 자동차 뒷모습, 옆모습, 자전거, 사람 모형으로 인지 시험을 합니다. 80m까지는 인지성능이 95% 이상 확인이 되었고요. 최대 110m까지는 장애물 인지가 가능함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지 성능은 일정 시간 내 데이터 개수 대비인지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데이터 개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트램이 30km/h의 목표속도로 주행 중 전방에 장애물이 존재하게 되면 이 장애물이 정지하는데 약 22m 거리의 안전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정지하는 걸 확인하였고 이걸 수백, 수천 번 테스트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다시 시작될 트램 시대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대두가 될 텐데요. 트램 자율주행 기술 개발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이 있나요?

[인터뷰]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거는 사고율 저감과 비용 절감 효과가 아닐까 합니다. ADAS 도입 후의 자동차 사고율 통계를 보면 약 50%의 저감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되는데요, 트램도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해서 사고율을 5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운영비 절감인데요. 전체 운영비의 3/4을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는데 기관사의 탑승 없이 완전자율주행하는 시대가 열린다면 그 비용의 5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굉장히 안전하고 경제적일 것이다. 이런 말씀이신 거 같습니다. 앞으로 다시 시작될 새로운 자율주행 트램시대, 기대해보겠습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곽재호 차량 본부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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