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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이언스] '올해의 과학자상' 국내 대표적인 지진학자 홍태경 교수

2016년 12월 21일 15시 51분
[YTN 사이언스] '올해의 과학자상' 국내 대표적인 지진학자 홍태경 교수

[앵커]
지난 11월, 한국과학 기자협회에서 연구 실적이 탁월하고 과학 및 의학 분야발전에 기여한 '올해의 과학자상' 수상자를 선정했는데요.

오늘 '탐구 人'에서는 올해의 과학자상 수상자이자, 국내 대표적인 지진학자인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수상의 이유로 백두산 분화 가능성에 대한 연구로 수상하신 거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연구였고, 백두산 분화와 지진이 어떤 관련이 있나요?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백두산은 천 년 전에 굉장히 큰 분화를 한 활화산입니다. 마지막으로 1903년도에 분화한 기록이 있고요. 이런 백두산에 마그마 방이 존재하고 있고, 이 마그마 방은 외부적인 자극을 받게 되면 화산 분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북한 핵 실험을 시행하는 곳이 백두산으로부터 130k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핵 실험이 크게 이루어지면 백두산 마그마 방이 존재할 경우 이 마그마 방에 직접적인 자극을 가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화산 분화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예로 과거에는 지진으로 인해서 화산 분화가 연결된 사례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백두산 같은 경우에는 주변에서는 큰 지진이 그리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번 북한 핵 실험이 아주 직접적인 유발 요인을 작용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가 되겠습니다.

[앵커]
백두산에서 130km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 북한이 핵 실험을 하게 된다면 지진 규모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지진이 발생하나요?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금까지 북한 핵 실험은 5차례 정도 있었는데요. 가장 큰 규모는 규모 5.3 정도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러시아, 과거에 했던 핵 실험의 결과로 보게 되면 크게는 규모 7이 넘어서는 핵 실험도 아주 자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북한이 수소 폭탄 핵 실험이라고 추정되는 실험은 아직 안 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북한이 수소 핵 실험에 성공할 경우 규모 7에 해당하는 실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핵 실험을 할 경우에는 바로 130km 떨어진 백두산 하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고요. 그 영향으로는 저희가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마그마 방 안에 기포를 만들게 되고 그 기포가 상승해서 화산 분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우리가 상상만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피해가 날 것이냐가 궁금하거든요. 어떻게 예측하고 계십니까?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화산 분화가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 화산체 주변에 있는 지역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됩니다. 백두산 같은 경우에 20억 톤 되는 천지의 물이 있는데요. 이 둑이 터지면서 굉장히 많은 물이 흘러내리면서 주변에 홍수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그것은 굉장히 국지적인 영향이 되고요. 우리가 아이슬란드 화산 분화에서도 봤듯이, 화산 분화가 일어나게 되면 많은 화산재가 나오게 되거든요.

그러면 항공이라든지 운송 대란, 물류 대란이 일어나게 되고요. 이게 확산이 될 경우에는 남한 같은 경우에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1,000년 전에 있었던 백두산 분화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강력해서 동해를 가로질러서 편서풍을 타고 일본 열도 북해도 지역에 5cm나 되는 화산재를 쌓아 놨거든요. 그만큼 강력한 폭발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정도의 분화가 있다면 남한에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앵커]
우리가 보통 지진이라고 하면 지각 변동이 일어나서 자연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인공지진으로 인해서 우리나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상당한 피해 입을 수도 있겠군요.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자연 지진과 구분하는 의미로 인공 지진이란 말을 쓰는데요. 이 인공 지진이라는 말의 의미는 폭발이나 발파 같은 것을 인공 지진이라고 합니다. 인공 지진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이 만들어 내는 지진파를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고요. 핵 실험이 대표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원인에 의해서도 백두산 분화뿐만 아니라 또는 인접 지역에 지진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례들은 과거 구소련이라든가 미국 핵 실험에서도 왕왕 발견됐던 사례라서 그에 대한 주의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우리나라 지진 얘기도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얼마 전에 경주에서 강진이 발생해서 많은 분이 놀라셨고요. 우리가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와는 약간 떨어져 있어서 조금 안심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만의 특성이 있을 것 같은데요.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네, 우리나라는 판의 안쪽에 있기 때문에 판 내 환경이라고 일컬을 수 있습니다. 이런 판 내 환경에서는 판 경계부에 비해서는 힘이 천천히 쌓입니다. 그래서 판 경계부에서는 지진이 빈발하고 큰 지진도 자주 일어나는데 반해서 판의 안쪽에서는 지진이 빈발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진이 빈발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 지진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고요. 우리나라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 규모 7에 육박하거나 넘어서는 지진으로 평가되는 지진들이 발생한 기록들이 여럿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지진 가운데 수도권에서도 발생한 지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지진들은 한반도에서는 자주 발생하진 않지만, 한번 발생하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아이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티 같은 경우에는 이번 아이티 지진 전에 250년 전에 발생한 전례가 있었는데, 그동안 그렇게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규모 7.0이 나면서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지진이 빈발하지 않는 곳은 규모 7에 의해서도 준비가 안 돼 있다 보니까 큰 피해로 연결될 수 있고, 한반도가 그런 지역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경주 강진 이후로 불안감이 많이 커졌습니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불안감에 떨고 있는데, 그래서 조금 조심스럽긴 한데, 한반도에 이것보다 큰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인가요?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이번 한반도 경주 지진은 규모 5.8이었는데요.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거나 저희가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은 규모 7 내외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규모의 지진은 언젠가는 발생하게 될 텐데요. 그렇지만 문제는 동일본 지진 이후에 한반도가 일본 열도로 끌려가게 되면서 한반도의 지각이 굉장히 약화한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약화하게 되면 적은 힘만 쌓여도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을 바뀌게 되는데요. 그로 인해서 지진이 한번 발생하게 될 시기가 앞당겨질 개연성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 때 발견됐던 큰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서 시기가 더 앞당겨지지 않았겠냐고 우려하고 있고요. 그 효과가 조만간 나타나게 된다면 큰 지진을 곧 맞닥뜨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주 지진으로 인해서 경주 지진이 주변에 또 다른 응력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거든요. 현재 여진의 분포가 경주 지진에 의해서 응력이 증가한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경주 지진으로 응력이 증가한 지역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데요. 그 여진이 증가하는 현상은 길게는 몇 년간 유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도 여진이 잇따르고 있는데, 앞으로는 경주 근처는 언제까지 딱 지속된다고 단정지을 수 없겠죠?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이 경주 지진을 발생한 단층에서는 제가 지진이 발생한 바로 그 날부터 짐작한 게 짧게는 3~4주 길게는 몇 달이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거든요. 지금 3개월 남짓 지났고요. 그래서 이 단층에서는 더이상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단층의 연장선을 모르기 때문에 이 경주 지진이 발생한 바로 그 지역이 아닌 그 연장 부분, 응력이 증가한 지역에 대해서 만약에 단층이 존재한다면 그곳에서 또 다른 큰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경주 지진이 발생한 그 단층 자체에서는 여진이 더 크게는 발생하기 어렵지만, 만약에 연장이 존재한다면 또 다른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에 국토 면적 대비 우리나라 인구가 많기 때문에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고, 활성단층, 방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그런 지도도 완성이 되어야 할 텐데, 지진과 관련해서 앞으로 계획이나 연구 어떻게 하실 건지 간단하게 들어보겠습니다.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활성단층, 이번을 계기로 해서 활성단층 지도 제작에 굉장히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주 지진에 의해 보듯이 활성단층이 지표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에도 큰 지진이 발생했는데, 그 지진을 유발한 단층을 지표에서 못 찾고 있거든요. 그런 많은 단층이 아마 지표 하부에 존재하고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단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고요. 앞으로 그것에 대한 조사를 하기 위해서 좀 더 지표 하부의 조사에 특화된 방법을 쓸 필요가 있고, 이 지진학적인 방법은 향후에 이런 지진 위험도 조사뿐만 아니라 행성 탐구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거든요. 이런데도 보다 더 넓게 활용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한반도도 이제 지진의 안전지대라는 말이 아니라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래서 더 걱정입니다. 더 많은 연구 앞으로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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