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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 백두산 분화 촉발 가능성 있어

2016년 02월 18일 10시 53분
■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앵커]
북한의 핵실험으로 발생한 지진파가 백두산의 분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과거에도 이런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됐었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연구에 참여한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교수님께서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이 백두산의 화산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셨는데요. 백두산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 건가요?

[인터뷰]
전제 조건이 몇 가지가 있는데요. 핵실험이 충분히 큰 상태로 발생해야 합니다. 또 백두산 하부에 있는 마그마 방이 충분히 발달하여 있는 환경이라면 큰 핵실험을 할 경우 마그마 방이 자극받아서 백두산 분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이 백두산의 화산 분화를 촉진하게 되는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마그마 방이 잘 발달하여 있는 경우에는 마그마 방의 압력이 가해지는 경우 마그마 안에 포함된 물질들이 기포를 형성하게 되고 이 기포는 점차 상승하게 되어 기포끼리 뭉치게 되면서 마그마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약간의 압력이라도 마그마 방에 가해질 때는 기포 형성을 도울 수 있고 기포 형성이 곧 화산 분화로 이루어질 수 있는 메커니즘이 되겠습니다.

[앵커]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백두산이 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규모 7.0의 지진이면 얼마나 위력이 센 건가요?

[인터뷰]
규모 7.0 자연지진의 경우, 아이티 지진이 2009년도에 발생했는데 당시 지진 규모가 7.0이었습니다. 당시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는데요. 만약 자연지진이 규모 7.0으로 발생한다면 도시 근교에서는 도시가 매우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큰 지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실험 같은 경우에는 지하공간에서 이루어지게 되고 도시가 없는 지역을 골라서 하므로 피해로 연결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위력만큼은 자연지진에 버금가는 에너지가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 핵실험으로 백두산이 분화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마그마가 가득 차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던데요. 무슨 뜻인가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지구 내부는 고온의 상태인데 특히 지구 내부에서 열이 올라오는 곳에서는 지구 내부 물질이 녹으면서 마그마라는 것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마그마가 모일 수 있는 깊이와 온도, 압력조건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10km ~ 5km 사이 구간에서 이런 용융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마그마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마그마가 모여있는 곳을 마그마 방이라고 하고요. 지진파가 이 마그마 방에 압력을 주게 되는 경우, 마그마 방 내에서 거품이 생기게 되는 메커니즘으로 연결됩니다.

[앵커]
그럼 현재 백두산 마그마 방의 상태를 알 수 있습니까?

[인터뷰]
지금 현재 백두산 같은 경우에는 마그마 방의 상태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중국 학자에 의한 탐사에 의하면 저고도층이라는 것이 백두산 하부에서 관측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질학적으로 저고도층이 반드시 마그마 방을 의미하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온도가 높거나 혹은 그곳의 일부 구간만이라도 멜트가 있는 경우 저고도층을 나타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저고도층이 반드시 마그마만을 의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 같은 경우에서는 화산 하부에 이런 마그마 방이 존재한다면 여럿 알려졌지만, 이 백두산의 경우 마그마 방에 대해서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지난달 북한이 진행했던 4차 핵실험과 관련해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4.8의 인공지진이 감지됐는데요. 이 정도면 백두산 화산 활동에는 영향이 없는 겁니까?

[인터뷰]
백두산에서부터 북한 핵실험 장소까지의 거리가 116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이 거리를 감안해봤을 때 충분한 위력의 지진파가 도달하지 않으면 화산활동을 가속화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번 3차와 4차 핵실험이 국내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약 규모 4.8, 4.9 미국 US지 발표에 따르면 5.1 정도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이 정도의 지진 규모인 경우, 100여 km 떨어진 거리에서 많은 압력을 만들어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에서 핵실험에 의해서 백두산 하부에 만약 마그마 방이 차있다 하더라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이 추가로 핵 실험을 진행한다면 백두산이 분화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까?

[인터뷰]
과거 구소련과 미국에서는 여러 차례 핵실험을 했고요. 이 핵실험 결과를 보게 되면 크게는 규모 7.9에 이르는 핵실험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큰 핵실험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매우 큰 지진파가 당연히 만들어지고요. 북한 같은 경우에는 현재 규모 5.1까지 핵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앞으로 정상적으로 핵실험을 한다면 규모 7.0대를 넘는 핵실험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이런 핵실험은 수소폭탄 핵실험에 해당하는데요. 이런 핵실험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본 연구에서 밝힌 바와 같이 큰 지진파를 만들어내고 화산분화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만약 북한이 규모 7.0에는 미치지 않지만 지난 4차 핵실험 때처럼 규모 5 정도의 핵실험을 자주 하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인터뷰]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진파가 전달하면서 만들어내는 동력을 동적 음력변화량이라고 합니다. 동적 음력변화량이라는 의미는 지진파가 마그마 방을 지나가는 순간에만 음력 값의 압력 값이 순간적으로 증가한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지진파가 지나가고 나서는 압력이나 음력은 다 풀려버리고 말거든요.

그래서 여러 차례 핵실험을 누적해서 한다 하더라도 마그마 방 내의 음력이 일부 증가할 수 있지만, 누적돼서 계속 증가하거나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큰 핵실험에 의해서 순간적으로 압력 양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백두산 하부에 마그마 방이 찼다는 조건으로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만약 북한이 핵실험으로 규모 7.0 정도의 인공지진을 일으켰다면 실험한 무기의 폭발력이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요. 어느 정도라고 보면 될까요?

[인터뷰]
폭발력이라고 하면 과거 구소련이나 미국 같은 경우에는 네바다 핵실험장이나 구소련 같은 경우에는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주로 핵실험이 이뤄졌습니다. 그런 핵실험 사례를 보게 되면 규모 7.0이 넘는 핵실험이 여러 차례 행해졌거든요. 그 핵실험의 정도가 굉장히 강력해서 보통 핵실험을 하게 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크레이터라고 하는 핵실험 한 장소 위에 함몰지가 만들어지는데요. 함몰지가 매우 크게 발달하는 방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규모 7.0 정도 되는 경우에는 함몰지가 크게 발달하는 것을 고려해서 우리가 보통 굉장히 깊은 곳에 약 300m~500m 지하에다가 핵실험 물질을 놓고 실험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야 여러 가지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나가지 않으므로 그런 상황을 고려해서 핵실험을 하게 되는데 이 핵실험이 굉장히 강력한 경우에는 때로는 주변에 건물이 있는 경우, 자연적인 것과 같이 건물파괴나 사람들이 살고 있으면 건물파괴 때문에 인명피해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핵실험장이 고립된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러한 피해로 연결되는 것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북한도 자신들의 핵실험으로 백두산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인터뷰]
과거에 북한에서는 핵실험이 아니더라도 백두산이 분화할 우려는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 시절 말기에 백두산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컸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제가 2007년도 이 무렵이 되겠습니다. 이 무렵에 북한에서는 우리 정부에 공식적으로 백두산 화산 탐지를 위해서 지진계를 보내 달라고 요청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 저도 그 회의에 참여했었는데요. 우리 정부는 당시 그 주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지진계를 설치해주겠다는 답을 북에 전달했고요.

하지만 우리의 요구조건은 지진계를 설치해주되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 파형 자료는 남한의 과학자들에게 보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백두산의 상태를 연구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당시에 시기가 언제였느냐면 북한의 제1차 핵실험이 얼마 안 된 시점이라서 이렇게 백두산에 지진계가 설치될 경우 북한 내부에서 하는 여러 군사 훈련이나 핵실험 같은 것이 고스란히 기록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북한 정부가 잘 알기 때문에 자료제공을 거부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지진계가 설치되는 것이 무산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북한은 영국에 있는 '임페리얼 컬리지'에 있는 과학자들을 동원해서 백두산의 상태를 연구한 바가 있는데 이렇듯 지금도 북한 정부에서는 백두산의 상태에 대해서 안심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 핵실험 때 발생하는 것은 인공지진인데, 이건 자연지진과는 다른 건가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은 여러 가지 특징에 의해서 차이가 납니다. 자연지진은 일반적으로 땅과 땅이 쪼개지는 현상이기 때문에 단층운동에서 비롯됩니다. 단층운동은 서로 간의 땅이 빗겨 지나가는 운동을 하므로 에너지가 발생하게 되면 주로 P파와 S파가 있는데 S파라고 하면 강력한 지진 파형이 만들어집니다.

그에 반해 핵실험과 같은 폭발은 순간적으로 에너지가 방사형태로 나가는 형태기 때문에 일반적인 자연지진과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이면서 제일 먼저 나가는 P 에너지가 더 많은 에너지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로 핵실험과 자연지진을 구분할 때에는 지진 파형 내에 있는 P파와 S파의 에너지성분비나 자연지진에서 보이는 방위각별로 나타나는 에너지의 전달 정도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렇듯 에너지가 나가는 정도라든가 특징에서 여러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앵커]
만약에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으로 백두산 화산이 분화한다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됩니까?

[인터뷰]
천 년 전 백두산 분화는 우리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분화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VEI지수라고 해서 'Volcanic explosivity index'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게 7이라는 큰 숫자를 기록했는데 지금까지 인류가 겪은 VEI지수 7에 해당하는 폭발이 다섯 차례, 여섯 차례 정도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백두산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백두산의 폭발은 당시 굉장히 강력해서 동쪽으로는 동해를 가로질러서 일본 북부에 있는 홋카이도 지역에 5cm 정도 되는 화산재가 쌓여서 퇴적층을 만들었습니다. 5cm나 되는 퇴적층을 만들려면 굉장히 강력하고 많은 화산재가 날아갔다는 것을 의미하고요.

그런데 당시의 화산재가 일본 북부 지역에서는 관측되지만, 한반도 남쪽 지역에서는 관측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그 이후는 당시 강력한 폭발이 있었지만, 이 화산재들이 편서풍을 타고 주로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화산재가 남쪽으로 많이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화산폭발이 만약 이루어지게 된다면 폭발량에 따라서 굉장히 광범위한 지역이 화산재의 양은 많지 않더라도 공기 중에 떠다닐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슬란드에서 화산폭발이 있었을 때의 예를 생각해보면, 유럽지역에 항공대란이 있었거든요.

즉 동북아 지역 같은 경우에는 일본, 중국, 한국이 경제적으로 굉장히 활발한 활동을 하는 국가들로써 만약 여기서 폭발이 이뤄진다면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큰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 같은 경우에는 미세먼지라든가, 정밀공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재해로 피해를 볼 확률이 아주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백두산으로 화제를 돌려보겠습니다. 백두산이 지금 화산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보니까 활화산으로 분류가 되더라고요? 왜 그렇습니까?

[인터뷰]
지질학적으로 활화산이라고 하는 것은 최근으로부터 천 년 전 혹은 만 년 전에 단 한 차례라도 분화한 적이 있으면 활화산 범주에 들어갑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백두산은 가장 최근에는 1903년도에 분화한 적이 있는데요. 1903년도에 마지막 분화를 한 지 한 100년 정도 지났고 백두산 정상부에서는 여전히 활용성 지진, 화산 활동과 연관이 있을 것 같은 활동이 관측되고 있고 굉장히 높은 고온의 환경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정상부 주변에서는 온천수 같은 것이 관측되고 지구 내부 맨틀에서부터 유발된 것으로 보이는 가스들이 관측되거든요. 이런 여러 환경을 고려해봤을 때 백두산은 여전히 지금 내부가 굉장히 뜨거운 상태의 활화산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앵커]
역사서에 보면 백두산에서는 크고 작은 폭발이 발생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요.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에도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백두산은 천 년 전 그 당시에 외부적인 충격 때문에 화산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1903년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백두산은 여전히 활화산으로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 화산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북한 핵실험은 추가로 주는 외부적인 큰 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힘으로 그렇지 않았으면 조금 더 지연돼서 분화를 할 화산이 그 시기가 앞당겨지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이 없다 하더라도 만약 마그마 방이 잘 발달하여 있다고 한다면 언젠가는 다시 백두산이 분화하게 될 것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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