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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일본 노동인구 절반…로봇이 대체

2016년 01월 18일 10시 58분
[앵커]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로봇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앞으로 20년 안에 노동 인구의 절반가량이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로봇을 활용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을 보완할 수는 있지만 근로자들의 일자리 선택폭이 좁아지는 결과 또한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차두원 박사,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이미 일본은 세계적인 로봇 강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먼저 현재 일본의 로봇 시장 규모, 어느 정도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5년 일본의 로봇 시장 규모가 약 16조 규모로 발표했습니다. 그 가운데 세계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제조로봇이 약 11조 8천억, 서비스로봇이 약 3조 7천억 원, 농림수산업 분야에 약 4,700억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일본이 2014년 기준으로 36만 4천대를 보유한 세계 최고의 로봇 보유국이기도 합니다.

[앵커]
일본에서는 가정용 로봇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지난해에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페퍼'는 출시한 지 1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죠.

반려동물을 대신할 로봇까지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일본에서 로봇의 역할과 기능이 얼마나 더 확대될 것으로 보시나요?

[인터뷰]
2014년 일본부흥전략 개정판에서 로봇혁명을 10대 과제로 선정하고, 작년 1월 로봇 신전략 5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로봇 분야별 분야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분야는 현재는 대기업 중심으로 로봇을 도입하고 있는데 2020년 대기업 조립공정의 25%, 일본 전체 기업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10%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구요.

현재 일본의 고용 70% 이상을 서비스업에서 소화하고 있는데요. 2020년까지 접객 자동화 등 서비스 분야 로봇 보급률을 30%, 개호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간호 분야에서는 로봇 시장 규모를 5천억 규모로 확대하고 2020년까지 로봇을 이용한 의료기 실용화를 100건 이상으로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조, 제해, 건설 등 위험한 분야에 로봇 도입을 우선 추진하고, 농림수산식품 분야에서업 자동화 등 20종 이상의 로봇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 분야 가운데 아베총리는 2020년까지 제조업 분야 로봇 시장을 2배, 서비스 로봇 분야는 현재 20배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 페퍼와 같은 서비스 로봇의 사장 확대를 공언했습니다.

페퍼를 말씀하셨느데요. 직접 보면 정말 예쁜데요.소프트뱅크의 페퍼의 광고를 보면 단순히 로봇이 아니라 가족의 개념 선전하는 사물인터넷의 플랫폼이자, 서비스도 가능한 감성, 서비스 로봇입니다. 노인분들과 독거인, 그리고 서비스 업체를 위한 아주 훌륭한 대안입니다. 18세기 말 일본의 전통로봇인 카라쿠리 중 하나인 차 나르는 인형을 대신한다고 보면 되겠죠.

이뿐만 아니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태 때 재해용 로봇이 제기능을 담당하지 못하면서 로봇 강국의 체면을 구겼는데요. 앞으로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로봇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올리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아베 정부는 로봇기술을 더욱 발달시켜 '제2의 산업혁명'을 일으키겠다는 의욕까지 나타내고 있는데요, 이렇게 일본이 로봇 문화 확산을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일본의 과학기술과 산업정책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재진와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대전환기를 맞습니다. 당시 시급하게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할 과제로 재해로부터의 부흥 과 재생, 그린 이노베이션, 라이프 이노베이션 추진을 제시했는데요.

이전의 기술 분야 중심에서 위와 같은 '과제해결형 연구개발 시스템' 으로 전환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서 이들을 성 장동력화 하자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예산편성과정과 관련 기구들의 거버넌스 개편까지 추진을 했었습니다.

그 가운데 핵심적인 것이 일본의 초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입니다. 일본은 작년 80대 이상의 노령인구가 천만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7.9%를 차지했구요.65세 고령인구도 약 3천 384만명으로 전체 인구 의 26.7%를 차지하는 등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하면서 계속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초고령화와 함께 저출산도 계속되어 더 이상 가족들이 노인 을 돌보기 힘들고 생산인구도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으로 일본은 선 택이 아닌 필수로 로봇 적용이 가능한 모든 분야에 개발을 박차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전통적인 로봇 강국으로 2015년 5월 기준으로 일본 전 체 수출의 0.2% 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5년 연평균 수출증가 율이 11.4%로 전산업 수출 증가율의 2배를 넘는 성장산업입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력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본만큼 다양하게 로봇이 활용되고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인터뷰]
한국로봇산업협회가 발간한 로봇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 로봇산업 규모는 매출액 기준으로 2013년 대비 18% 성장한 2조 8,540억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제조용 로봇의 생산이 1조 9672억 원으로 74.3%, 로봇부품 및 부분품 3409억인 12.9%, 개인서비스용 로봇이 2,728억 10.3%, 전문서비스용 로봇이 657억으로 2.5%순이었는데요.

업체수도 2013년 402개에서 97개가 증가한 499개로 무려 24.1%나 늘어났죠.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499개 업체 가운데 93.4%가 중소기업이고, 로봇 매출 10억원 미만인 사업체가 52.7%로 로봇산업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을 살펴보면 로봇 부품 및 부분품 생산은 국산화 효과로 53.3%, 전문서비스용 로봇 생산은 73.9%로 크게 향상했고, 제조업 로봇은 16%인데 반해 인용 서비스 로봇은 2.9%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개인용 서비스 로봇 시장의 규모가 매운 작은 수준입니다.

아직까지 일본의 규모에 비하면 산업규모가 적고 취약한데요. 특히 제조용이 로봇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고 서비스용 로봇의 비중이 매우 작습니다. 아마도 아직까지 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용도로 로봇이 주된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로봇을 성장동력으로 육성 하고 있는데요. 작년 보스톤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로봇을 통한 인건비 절감효과가 가장 큰 나라로 세계 평균인 16%의 두 배가 넘는 33%로 내다봤는데요. 아직은 산업 생산성 향상에 로봇 연구개발이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제가 작년 8월 일본 메이커페어를 방문했었는데요. 그곳에서 일본 일반인들과 기업들이 출품한 수많은 로봇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 로봇의 역사를 볼 정도로 수 많을 로봇들이 나왔었는데요. 아무래도 일반인들에게 로봇에 대한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1996년 출시한 소니의 아이보 뿐만 아니라, 미래과학관에도 텔레노이드, 아시모 등 다양한 로봇들을 실제로 접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로봇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과 접근성이 우리보단 높은 것이 하나의 요인이겠죠.

[앵커]
그런가 하면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거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이야기가 적지 않게 언론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기계가 일자리 를 빼앗으리란 전망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란 전망이 엇갈 리고 있는데요.

정확히는 기계의 자동화 수준의 발전에 따른 인간의 일자리 전망이죠. 최근 이러한 논란이 많아진 이유는 아무래도 자동화 5단계 중에 현재의 로봇과 인공지능 수준이 최종 단계인 완전 자동화(Full Automation)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산업혁명기의 방적기, 1960년대 CNC, 1970년대부터 보급되기 시작된 컴퓨터 등은 인간의 일자리를 감소시켰습니다. 그만큼 블루컬러 일자리가 감소한 반면 기계의 관리 등을 위한 생산현장의 화이트 컬러 계층이 늘어났습니다.

농업도 마찬가지죠. 미국의 예를 들면 농약과 농기계의 발전은 식량 가격을 낮추면서 1960년대 사람들이 식량구매를 통해 남는 돈으로 TV 등을 구매하면서 공업이 발전해 일자리가 늘어나고 서비스업 비중이 늘어난 사례도 있습니다.

자본주는 당연히 인건비 감소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자동화 수준을 높이길 원하고 아무래도 인간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일자리를 가져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양극화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인공지능의 로봇이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가져도 사람의 일을 대신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로봇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인터뷰]
로봇이 강한 분야라면 아무래도 인식, 연산, 판단 등에 강점이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학, 컴퓨터 공학, 기계공학, 제어공학 등 로봇과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관련 직업들과 함께 로봇들이 본격적으로 생활에 들어오면서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과 윤리에 대한 직업들도 생겨나겠죠.

이뿐만 아니라 로봇들을 활용하는 직업들과 인공지능 결과물을 활용하는 직업들, 그리고 로봇의 설계와 개발을 위해 인간의 직업 및 작업 분석을 위한 전문가는 반드시 필요하겠죠. 그러나 아무래도 인간의 창의성, 독창성, 감성을 발휘할 수 있는 디자이너와 예술가, 간호사, 요리사와 제빵사 등의 직업들이 전체 노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기술이 발전해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주의할 것이 유망직업이 반드시 일자리의 개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적성과 맞지도 않는 해당 직종에 종사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앵커]
그래도 로봇이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력 때문에 로봇 시장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미래 사회에 로봇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나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세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제적 측면인데요. 아무래도 인간의 노동방식과 직업체계가 바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로봇의 활용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직업을 어떻게 유지할지 사회적 측면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구요. 두 번째는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입니다.

사실 영화속 휴머노이드 같은 인간이 언제 나올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는 없습니다만, 로봇이 휴머노이드 형상을 갖지 않았더라도 페퍼 등과 같이 감성을 나누는 로봇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1996년 출시한 소니의 아이보의 AS도 불가능해지면서 일본은 흡사 펫로스증후군과 같은 현상이 일어났는데요. 이러한 현상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마지막으로 로봇윤리에 대한 문제입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는 섹스로봇이 실제로 판매되면서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로봇들의 용도가 다양해 지면서 윤리적인 측면도 반드시 고려해야할 문제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차두원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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