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이언스

위로 가기

[Science & Safety] 가을철 산불대비 및 화재안전

2014년 10월 21일 15시 58분
[앵커]

우리 생활 속 위험을 진단하고, 위험 관리 방법을 과학적으로 풀어보는 Science & Safety 시간입니다.

오늘은 서울소방재난본부 이윤정 소방경과 함께 다양한 생활속 안전상식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선한 가을이 되면서 등산하기에 딱 좋은 날씨입니다.

단풍놀이 떠나려고 계획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이때 걱정되는 것이 산불이죠.

오늘은 이런 산불에 대비하는 방법을 알아본다고요?

[인터뷰]

네, 가을은 습한 여름철을 지나고, 날씨가 서서히 건조해지기 때문에, 화재에 유념해야할 시기입니다.

특히 단풍놀이 입산자같이 야외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고, 늦가을이 되면서는 낙엽 같은 가연물도 많아집니다.

올 가을의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다고 하는 예보가 있습니다.

그래서 산이나 각 국립공원에서 산불방지기간을 지정하고, 저희 소방도 산불대비 진압훈련, 재난방송시스템 등 산불 대책을 세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등산 즐겨하시는 분들이라면, 산불 예방캠페인이나 배너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다 보니, 대형 산불 소식은 해마다 보도를 통해 접하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산림청 관리통계로는 연간 400건 이상이지만, 우리 소방에서 진압한 크고 작은 산불 출동건수는 연간 1,000여건이 훌쩍 넘습니다.

지난 10년간 3,000핵타르의 나무가 소실되었는데, 이는 매년 여의도광장보다 넓은 산림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지난 5년간만 150억의 피해를 입힌 산불 사고는 사망자만 매년 10명 안팎이고 부상자는 더 많고,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상반기에 큰 산불이 없었다 하지만, 산불 발생건수는 오히려 몇백건이상 늘어난 만큼, 방심하지 말고 올가을 산불화재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겠습니다.

[앵커]

대형화재 하면 강원도 고성이나 양양의 낙산사 등에서 일어났던 큰 불 때문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던 것이 생각나는데요, 이런 대형화재도 본보기로 삼아야겠어요?

[인터뷰]

10여년전 고성산불은 진압에 열흘가까이 소요되고, 피해액이 복구삼비까지 천억이 넘었습니다.

익히 알고계신 양양도 입산자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해서, 천년고찰 낙산사가 소실되고 1,000핵타르가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여의도광장 50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바로 작년에는 포항에서 중학생들의 불장난으로 인한 산불로, 연기흡입, 화상, 낙상 등 2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화세가 도심으로 확산되면서 많은 이재민과, 100여동에 가까운 주택과 상가에 물적 피해를 남겼습니다.

[앵커]

산불이 산림뿐만 아니라 도심에까지도 큰 피해를 줄 수가 있군요.

[인터뷰]

생태학,경제적,사회적 피해까지 광범위합니다.

산불은 오랜 기간 노력한 산림을 한순간에 태워버리고, 목재, 토양, 가축, 임산물 손실뿐만 아니라 소중한 인명,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국립공원 및 문화재 파괴, 관광객 감소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산림복구를 위한 시간은 최소 40년에서 100년이 소요됩니다.

숲기능 회복을 위한 천문학적인 복구비용과 함께 여름철 집중호우시 산사태, 홍수 등 자연재해증가, 지구온난화, 산성비 같은 기상변화, 피부호흡기 질환 등 2차적 손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산불로 연무가 짙어지면서 러시아에서는 5만명 이상의 호흡기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해외사례로 5년전 호주 산불 사망자는 230명, 캘리포니아 산불은 21만 핵타르 파괴, 그리스는 방화 등 동시다발적으로 3천여건 산불이 발생해서 거액의 현상금까지 걸린 것을 보면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앵커]

불장난이나, 가을에 논두렁 밭두렁 태우는 것도 떠오르는데요, 산불은 보통 어떤 이유로 일어나는 건가요?

[인터뷰]

산불은 불장난, 방화, 불꽃 작업중 비화로 인한 것도 있지만, 80%는 부주의가 발화원입니다.

대표적인 부주의 사례로는 담배꽁초로 인한 입산자 실화가 가장 많았고, 쓰레기 소각까지 합해서 50%를 차지합니다.

전국 국립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경우는 해마다 300건, 취사하다가 들킨 경우도 계속 늘어서 지난해에는 500건이 넘었습니다.

가을철 산에서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모의 실험 영상을 보면, 담배꽁초를 버린 지 3분 만에 낙엽에 불이 붙어 번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산불 진압 현장을 보면 TV 화면으로만 접해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실제 현장은 어떤가요?

[인터뷰]

공원에 딸린 작은 야산 등에서도 자잘한 산불이 자주 발생합니다.

저도 몇 년전 진압팀 근무하면서 청계산 인근산에 조금 큰규모의 화재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대낮에 큰 불길은 멀리서 보이지만, 연기만 보일뿐 작은 불씨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소방헬기 등으로 불길이 다 잡힌 것으로 보여도 자꾸만 재발하고, 결국 밤이 되어 낙엽 덤불 밑에 군불처럼 이글거리는 수많은 불씨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소방헬기에, 소방호스를 수십 본 연장하고, 등짐펌프나 삽을 지고 산을 타고 올라가야 겨우 진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산불의 원인은 무속식 화장의식을 하다가 비화된 것인데, 산불 위험에 대해서 쉽게 간과하면 큰대가를 치루게 된다는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앵커]

무엇보다도 산불이 발생하면 가장먼저 119에 신고를 해야할 텐데요, 그 다음에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요?

[인터뷰]

119에 신고를 빨리해야 크게 번지기전에 초기진압이 가능하겠지요.

화세가 크지 않다면 외투나 겉옷을 벗어 두드리는 시도를 해봅니다. 산불은 이동경로가 있으니 그 길에서 신속히 벗어나야합니다.

이미 불이나 타버린 지역이나 낮은 저지대, 수풀이 없고 바위와 물이 있는 쪽, 바람의 반대방형으로 피합니다.

불길이 바람을 받으면 번지는 속도가 200배이상 빨라지니까 휩싸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대피할 때 가능하다면 몸에 젖은 진흙을 노출부위에 바르고 등산매트 등을 삼각으로 들어 복사열을 최대한 막고, 탈 것이 없는 도로, 바위 뒤쪽으로 신속히 달아납니다.

불길을 피할 시간이 촉박 때는 불기운이 약한 쪽, 바람의 반대방향으로 피신해서 나뭇가지나 낙엽을 최대한 긁어내고 얼굴을 가리고 엎드려야합니다.

[앵커]

그럼 산불 예방을 위해서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인터뷰]

등산로 폐쇄지 및 입산제한 구역, 통제구역은 출입하지 말고, 성묘 무속행위로 불가피하게 불씨를 다룰 때에는 입산시 소화장비를 필히 갖추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담배, 라이터 등 인화물질을 가져가지 말고, 흡연이나 모닥불 등에 특히 주의합니다.

취사를 하게 될 때에는 지정된 구역에서만 하고, 취사후에는 철저한 불씨를 단속합니다.

날비자로 비화된 불씨는 강풍을 타고 아주 먼거리로도 순식간에 날아갈 수 있으므로 영농자들은 산림과 가까운곳에서 논밭두렁 태우기 절대 금물입니다.

인접지에서 소각을 할 때에는 해당관서에 사전허가를 받고 예방조치를 합니다.

앵커]

요즘은 CCTV도 많아서 불을 낸 사람이 쉽게 적발될 것 같은데요, 산불을 내면 과태료는 어느 정도 물게 되나요?

[인터뷰]

산림보호법 규정에 따라 산림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경우 30만원, 산림이나 산림인접지역에서 무단으로 논두렁·밭두렁 및 영농폐기물을 소각할 경우 100만원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방화죄는 산림보호구역에서는 무려 7년 이상 징역이며, 설사 자기소유의 산이라고 할지라도 무거운 형벌이 가해집니다.

실화로 산불을 냈다가 적발되면 형사처벌로 끝나는 게 아니라 거액의 손해 배상까지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앵커]

작은 불씨를 막지 못하면 대형 산불이 되는 것은 순식간일 것 같은데요, 요즘 같은 나들이 철에 담배꽁초 하나가 산 하나를 모두 태워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더욱 명심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소방재난본부 이윤정 소방경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거의모든것의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