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11월 4일은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한글 점자의 날'입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메뉴판을 도입하거나 제품에 점자 표기를 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사각지대가 여전해 점자 표기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읽어가며 주문할 음식을 고릅니다.
[한혜경 / 시각장애인 : 진홍게 품은 죽, 만 9천 원, 네 마리 홍게 다리 살.]
지난달 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도입한 점자 메뉴판입니다.
[한혜경 / 시각장애인 : (전에는) 어떤 메뉴가 어떻게 있는지 몰랐었는데, 이렇게 점자로 직접 읽을 수 있으니까 좀 더 메뉴를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고요.]
저시력자나 고령층도 알아볼 수 있게 글씨 크기를 1.5배 키웠습니다.
[홍은아 / 본죽 관계자 : 서울에 있는 350여 개 매장에 점자 메뉴판을 도입했습니다. 피드백을 받아서 전국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고….]
생활용품에 점자를 표시하는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500㎖짜리 바디워시와 주방 세제입니다.
용기 형태가 거의 비슷한데, 이렇게 점자 태그를 걸어 두면 어떤 제품인지 구별할 수 있습니다.
[김진숙 / 애경산업 관계자 : 목걸이 형태로 제작하는 것이 목의 형태가 다를 때마다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고요, 실리콘이라는 재질이 가장 점자 표시가 잘 되고 제품에도 밀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하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합니다.
올해 7월부터 39개 의약품과 생리대, 손 소독제 등 의약외품 15종에 대해 점자 표기가 의무화됐지만
여기에 포함된 생리대 제품은 고작 5개뿐.
신생아 분유나 기저귀 등 의무화 대상이 아닌 품목들은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블록 없는 도로와 같습니다.
[한혜경 / 시각장애인 : 이게 유통기한이 없어서 언제까지인지 알기 어려울 것 같고, 몇 개월용인지도 몰라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기대야 하는 게 현실인 상황.
점자 표기 의무화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촬영기자 : 왕시온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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