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라산에서 '첫 단풍'이 시작됐습니다.
예년과 비교하면 보름이나 늦었는데, 기상 관측이래, 가장 늦은 단풍입니다.
설악산은 단풍이 절정에 이르렀는데 역시 지각 단풍입니다.
푸른 나무 사이로 울긋불긋 화사한 옷을 갈아입은 단풍나무가 눈에 띕니다.
어제(29일) 기상청에서 촬영한 제주도 한라산의 첫 단풍 사진인데요.
촬영 당시 제주도에는 비가 조금 내리는 흐린 날씨였고, 기온은 영상 12도 정도로 쌀쌀함이 감돌았습니다.
첫 단풍은 산 정상에서 아래로 20% 정도가 물들었을 때를 말하는데, 제주도 한라산에서는 1991년 관측이래 33년 만에 가장 늦게 '첫 단풍'이 관측됐습니다.
지난해보다는 19일, 예년보다는 15일 늦은 기록입니다.
올해는 늦더위로 전국 대부분에서 단풍이 늦게 시작됐는데요.
제주도는 올가을 폭염과 열대야 등 역대급 더위 기록을 남겼는데, 단풍 역시 역대 가장 늦은 기록을 세웠네요.
[우진규 / YTN 난자문위원·기상청통보관 : 올해 한라산에서 관측이래 가장 늦은 첫 단풍이 관측됐습니다. 보통 한라산의 단풍은 10월 16일쯤 '첫 단풍'이 시작돼 10월 말 절정에 달하지만, 올해는 절정 시기에 첫 단풍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21일 첫 단풍이 시작된 설악산도 산의 80%가량이 단풍으로 물들며 뒤늦은 단풍 절정기를 맞았습니다.
북한산을 비롯한 내륙에서도 첫 단풍이 시작됐는데요.
올해는 늦더위와 변덕스러운 가을 날씨로 단풍이 예전처럼 고운 색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송월동 기상관측소에 있는 단풍나무 관측 표준목이 20% 이상 물들어야 공식 첫 단풍으로 보는데, 10월 말인 지금도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단풍 전선, 기후 위기가 그대로 투영되는 모습이라 무척이나 걱정스럽습니다.
YTN 정혜윤 (jh03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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