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탄소 제로'는 지구촌 모든 나라가 함께 이뤄야 할, 피할 수 없는 과제인데요,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 자체를 줄이거나, 이미 배출된 탄소를 다시 포집해 제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아온 탄소 포집 제거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까지 탄소 0 정책은 대부분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집중이 되어 있었는데 오늘 설명해주실 내용은 탄소를 포집해서 활용하고 저장하는 방법인데요. 자세히 소개해 주시지요.
[인터뷰]
이번에 발표된 국가 탄소 중립 계획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눕니다. 첫 번째가 배출부문으로 주로 산업체나 수송, 건물, 농축수산, 폐기물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을 줄이는 방법이 있고요.
두 번째는 이미 배출된 탄소를 모아서 제거하는 부문으로, 여기에 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과 함께 국제감축이 있습니다.
그런데 온실가스 감축의 '최후의 보루'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탄소 포집 및 저장활용입니다. 전 세계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목표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철강이나 석유화학, 시멘트 산업은 원료 특성상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쉽지 않아요. 그래서 이 기술이 주목받는 것이지요.
CCUS 기술은 탄소 포집과 저장(CCS)과 탄소 포집 및 활용 (CCU)로 나눌 수 있는데요. 그림을 보시면 1번은 탄소 포집으로 산업체나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이고요. 포집 된 이산화탄소를 2번처럼 배나 파이프라인으로 저장고로 수송합니다. 수송된 이산화탄소는 3번처럼 육지나 해상지하에 영구적으로 보관하는 겁니다. 그리고 활용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4번 활용은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여 제품의 원료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앵커]
아무래도 지금 탄소 배출을 많이 하고 있는 선진국에서 탄소 포집 및 저장과 활용 방법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 거 같은데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올해 3월 24일에 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를 했는데요. 그 보고서를 보면 2050년 탄소 중립의 CCUS 기술 기여도를 27%라고 전망을 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핵심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꼽은 것이지요. 2022년은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부문에서 호조를 보인 해였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140개 이상의 신규 프로젝트가 발표되면서 계획된 저장 용량이 80% 증가하고 포집 용량이 30% 증가했다고 해요.
중부 및 남부 유럽, 중동 지역, 동남아시아 등 7개국에서 CCUS 프로젝트가 추가로 발표되면서 CCUS 개발 계획을 가진 국가는 모두 45개 나라로 늘어났고요. 2021년 8개였던 산업, 전력, 연료 변환 및 직접 공기 포획 분야에서 2022년 초 이후 약 15개의 최종 투자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는데요. 북미, 유럽, 중국, 중동 및 호주에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을 포함해서 2021년부터 60억 달러 이상의 이산화탄소 운송 및 저장 인프라 개발에 투자해 오고 있는 것도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지요.
[앵커]
그런데 이런 탄소 포집은 국가에서 선도하고 기업들이 CCUS를 이끌어 나간다 라고 알고 있는데요.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까?
[인터뷰]
역사를 보면 석유 및 석탄 그리고 가스 회사들이 CCUS 개발의 선두주자였습니다. 이들은 현재 운영 중인 8개의 전용 이산화탄소 저장 프로젝트 중 5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존 이산화탄소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지요. 엑손모빌, 옥시덴탈, 페트로브라나, 쉐브론 등의 기업이 현재 탄소 포집 용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지요. 이렇게 기업들이 CCUS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것은 올해 3월 16일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30년까지 연간 5천만 톤의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수용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히면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독일 등 유럽의 주요 석유 화학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다국적 컨소시엄은 덴마크 정부 지원으로 벨기에에서 이산화탄소를 수송해서 덴마크 북해 아래 폐 광구에 탄소를 묻는 '프로젝트 그린샌드'를 최근에 시작을 했고요. 현재 아세안 국가 중 CCUS 프로젝트를 가장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네시아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재 15개 CCUS 사업을 추진 중에 있고요, 그중 두 개 사업은 2026년 가동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재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상업 운전 중인 CCS 프로젝트는 27개, 개발 중인 프로젝트는 100여 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많은 외국 국가들이 CCUS 프로젝트에 참여를 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정부는 CCUS 기술을 어떻게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으며 또 기업들은 CCUS를 활용해서 탄소 중립에 도움이 될 활동을 뭘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올 3월에 정부는 탄소 포집 저장뿐 아니라 모은 탄소를 활용(Utilization)할 수 있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전담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우리나라에서 CCUS를 성공적으로 사업화하고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과제는 먼저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기술개발이 꾸준하게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실 정부보다는 기업들이 먼저 CCUS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데요. SK E&S 같은 경우는 세계 최고 수준의 CCUS 기술을 확보한 기업인데요, 가스전 개발부터 LNG 발전 사업, 친환경 수소생산에 이르는 LNG '밸류체인' 전 영역에서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고요. 2025년부터 가동되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 CCS 적용을 통해 저탄소 LNG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 삼성엔지니어링도 작년부터 국내 기업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말레이시아 셰퍼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 프로젝트는 한·말레이시아 간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사업으로 포집은 GS에너지, 수출 허브는 삼성엔지니어링, 해상수송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저장은 SK어스온 등이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11월에 한화솔루션은 국내 8개 기업과 함께 CCUS 사업을 위한 기업 컨소시엄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3월 21일에 "탄소 포집·저장 (CCS)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을 하고 사업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기업들이 CCUS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경우 우리나라 잠재력은 아주 대단할 것으로 봅니다.
[앵커]
우리도 민관이 함께 나서고 있는 문제인데 그런데 정부가 탄소 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안을 얼마 전에 발표를 했었는데요. 살펴보면 탄소 포집의 목표치가 2030년까지의 목표치를 보면은 상당 부분 늘어났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에 대한 문제점도 있다고 하던데 어떤 건가요?
[인터뷰]
지난번에 방송을 했었죠. 정부는 CCUS를 통해서 2030년까지 탄소감축 목표를 기존 1,030만 t에서 1,120만 t으로 높여 잡았어요. 그런데 전문가들은 CCUS를 통한 온실가스 목표 달성은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약 1조 원을 들여서 고갈된 한국석유공사 동해 가스전에 포집 탄소를 저장하려는 CCUS 실증사업을 기획 중에 있지만 아직은 예타 신청 이전 단계이고요, 그사이 실증 규모를 연 40만t에서 120만t으로 세 배 늘렸지만 2026년부터 운영한다는 계획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고요, 서둘러도 2031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또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상용화하려면 여러 분야의 융·복합 기술을 개발해 실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아직도 CCUS 기술로 포집 탄소를 활용한다는 상용화에 대한 관련법 제정 작업은 현재 국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된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큰 문제는 CCUS 전담팀을 없애고 목표만 상향시켰다는 점인데요,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연말 CCUS 관련 기술개발·상용화를 추진해 왔던 온실가스감축팀을 없앴습니다. 정부의 CCUS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총괄 추진할 어떤 주체가 사라진 것이지요. 선후가 맞지 않는 정책과 함께 10여 년 전부터 추진해 왔던 CCUS 기술개발과 소규모 실증사업 예산도 올해는 792억 원으로 지난해 973억 원에서 181억 원을 오히려 줄였습니다. 정부가 실제로 CCUS를 활용해서 탄소 중립으로 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의지가 의심스러운 것이지요.
[앵커]
사실 탄소 포집은 저희가 직접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탄소 배출 자체를 완전히 줄인다는 것에만 알고 있었는데요. 오늘 말씀 들어보니까 외국 많은 기업들과 또 우리 다양한 기업들이 포집에 대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탄소 중립에 대해서 그 길로 위해 많은 노력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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