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이 낳을 때는 다가오는데 주변에 분만 가능한 병원이 하나도 없다면 참 불안하겠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한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산부인과가 부족한 강원 지역에서 시작됐는데요.
지 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지난해 추석 연휴 전날,
강원도 홍천에 살던 A 씨는 서울 병원 가던 차량 안에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구급대가 출동했고 산모와 아이 모두 무사했지만, 생각할수록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만삭인 A 씨가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갈 수밖에 없던 이유,
홍천엔 분만 산부인과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산부인과가 없거나 있어도 분만실을 갖추지 못한 시·군은 전국적으로 63곳에 달합니다.
대부분 농·산·어촌, 분만 취약지입니다.
출산이 임박했는데, 집 근처엔 병원이 없다면 산모들은 참 막막하고 답답하겠죠.
그러던 차에 좋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아예 병원 근처에다가 출산 취약지 산모를 위한 임시 거처를 만들자는 겁니다.
친환경 마감재로 산뜻하게 정돈된 공간,
출산 준비 물품도 종류별로 갖췄습니다.
무엇보다 병원 근처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 의료진과 직통 전화도 연결됐습니다.
주택 건설은 LH가, 사업 운영은 대학병원이, 예산 지원은 자치단체가 나눠 맡았습니다.
4년 전 아파트 1채를 임대해 운영하다 인기가 워낙 높아 이번에 다세대 주택 전체로 넓혔습니다.
[김정민 / LH 강원지역본부장 : 이 건물을 사용하실 주 대상자가 산모님들이십니다. 산모들을 중심으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이 준비돼 있고요.]
분만 취약지 시·군에 사는 산모들은 이곳에서 출산 예정일 3주 전부터 분만 후 3일까지 무료로 지낼 수 있습니다.
벌써 일흔 명 넘는 산모가 이곳을 이용하다, 건강하게 아이를 낳았습니다.
[김미정 / 품안애 이용자(강원도 인제) : 언제든 혹시나 배에 이상이 있는 것 같으면 바로 언제든 (병원에) 달려갈 수도 있고 진짜 긴급한 상황이면 전화로 (의료진) 호출을 할 수도 있고 확실히 안심이 되더라고요. 안도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아이를 기다리며 출산을 준비하는 보금자리라 '안심 스테이, 품안애'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일단 강원도 춘천을 시작으로 조만간 원주, 강릉 등 산부인과가 있는 지방 중소 도시에 설치될 예정이고, 전국 확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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