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스튜디오에 최소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 어떤 건가요?
[기자]
앞서 기사로 3D 바이오 프린터로 근육 세포를 만드는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3D 바이오 프린터'에 대해서 준비했습니다.
[앵커]
뼈 뿐만 아니라 피부, 그리고 근육까지 만들었다는 소식이었는데, 먼저 3D 바이오 프린터가 무엇인지 설명해주세요.
[기자]
3D 바이오 프린터는 올해 국내 10대 기계 기술에 선정될 만큼 주목받는 기계인데요, 3D 바이오 프린터는 세포를 프린트하는 기계입니다. 일반 3D 프린터는 금속이나 필라멘트 재질로 된
입체 구조물을 뽑아내는데요,
이 프린터에 금속이나 필라멘트 대신 바이오잉크라는 것을 넣어 줍니다. 이 바이오잉크는 하이드로겔 등 몸에 들어가도 해가 없는 물질에 실제 사람 세포를 섞어서 만든 잉크인데요.
뼈세포를 섞은 바이오잉크를 사용하면 3D 프린터가 뼈를 프린트해내고요, 피부 세포를 섞은 바이오잉크를 사용하면 피부를 프린트할 수 있습니다.
[앵커]
3D 프린터로 이제 실제 사람의 뼈나 피부 심지어 근육 세포 조직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데, 이렇게 활용된다는 것은 알았고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내는 건가요?
[기자]
근육 세포를 먼저 예로 들어보면요, 근육 세포의 경우는 성인이 되면 더 이상 세포 수가 늘어나지 않는데요, 근육에 큰 상처를 입었을 때 손상부위에 살아있는 근육 세포를 얻습니다.
그런데 세포를 낱개로 넣어주면 세포 대부분이 혈관을 타고 없어져 버리거든요. 그래서 환자의 정상 근육 세포를 가지고 바이오 잉크를 제작하는 겁니다.
이 바이오 잉크를 제작해서 넣어주면 세포가 도망가지 않고 자라날 수 있도록 견고한 모양으로 3D 프린팅을 해주거든요. 이것에 대한 전문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김근형 / 성균관대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교수 : 근육세포를 그냥 주입하면 자리를 못 잡고, 혈관을 따라서 없어집니다. 효과가 없어지는 거죠. 그래서 스캐폴드(지지대)를 만듭니다. 스캐폴드는 세포가 자랄 수 있는 집이거든요. 집에다 세포를 미리 붙여주고, 스캐폴드를 집어 넣어주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세포가 붙어있으면서 자라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재생되는 거죠.]
여기서 스캐폴드는 세포들이 안정적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구조물인데요, 나중에 스캐폴드는 몸에서 녹아서 몸에 흡수됩니다.
근육 세포만 남아서 다친 근육의 재생을 돕는 겁니다.
[앵커]
갈비뼈를 이식하는 것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피부나 근육은 상용화되진 않았죠?
[기자]
네,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플라스틱이나 금속과 다르게 세포는 다루기가 어려워서인데요, 세포는 같은 세포라도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모양과 배열 상태가 중요합니다.
배열의 경우, 3D 프린터 안에서 세포들이 무질서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맞추기 어려운데요, 특정한 방향으로만 자라도록 유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너무 센 자극을 줘서 특정 배열이 이뤄지게 만들면 세포들이 죽어버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앞서 기사에서 본 것처럼 근육 세포의 경우는 약한 전기장을 쏘아 세포가 특정 배열로 자라나도록 하는 겁니다.
심지어 앞서 말씀드린 대로 모양(을 맞추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데 이 경우는 세포가 중력의 영향을 받아 납작하게 퍼져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제 기능을 못 하기도 하거든요.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무중력 상태에서 심장 세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무중력 실험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사람에게는 적용하기에 갈 길이 멀어 보이는데 현재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아직 사람에게 적용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아직은 동물 실험 단계에서 성과를 얻고 있는 단계입니다. 국내 연구진도 토끼의 연골세포로 바이오 잉크를 만들어 귀 모양의 연골을 출력했습니다. 이를 생쥐에 이식했더니 정상적으로 기능했고, 심지어 혈관까지 제대로 형성된 것을 봤습니다.
미국 기업에서는 좀 더 발전됐는데요, 사람의 간 조직을 이용해서 3D 프린터로 출력하여 이를 쥐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가 또 인공장기에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가장 큰 목표가 맞춤형 인공 장기인데요, 자기 세포를 갖고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약물이나 화장품 독성 실험을 할 때도 동물 실험을 대신할 수 있어 각광 받는데요, 실제 피부와 똑같은 성분으로 돼 있지만, 윤리적인 문제가 덜해서 각광받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환자 본인의 세포를 이용해서 거부 반응이 적은, 없을 수도 있는 장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놀라운 사실인데요, 하루 빨리 상용화 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고요, 다음 소식으로 넘어 가볼까요?
[기자]
다음 소식으로는 지난 17일 이집트에서 유엔의 생물 다양성 회의가 열렸는데요, 여기서 하고 하고 있는 주요 논의 중 하나가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입니다.
이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에 대해 준비했습니다.
[앵커]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은 기사를 통해서도 많이 본 것 같은데, 먼저 어떤 기술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기자]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은 자손에 형질을 확실히 물려주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자연상태에서는 자손에게 유전자를 물려줄 확률이 50%이거든요. 왜냐하면, 자손은 엄마에게서 유전자 반, 그리고 아빠에게서 유전자 반을 물려받으니까요, 그런데 아빠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자손이 엄마의 유전자를 갖지 않고, 아빠의 유전자만 갖도록 하는 겁니다.
[앵커]
막는거군요?
[기자]
네, 이게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인데요, 크리스퍼라는, 많이 들어보신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를 조작해서 이 것이 가능한 겁니다.
만약 어떤 형질을 자손에게 확실히 물려준다면 이 생물이 교배를 거듭할수록 생물 집단 전체에 유전자가 빠르게 퍼집니다. 따라서 하나의 종을 모조리 조작하거나 심지어 멸종시킬 수도 있는 거죠.
[앵커]
방금 종 멸종 말씀하셨는데, 이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로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완전히 없앨 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나왔었죠?
[기자]
네, 맞습니다. 유전자 드라이브는 말라리아 모기를 박멸할 수 있어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영국에서는 세계최초로 말라리아 모기를 박멸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을 이용해서 7세대 만에 암컷 모두가 불임 상태에 이르게 한 겁니다.
또 다른 해외 연구진은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영국 기업에서 '자살 유전자'를 심은 유전자 변형 뎅기열 모기를 만들었습니다. 이 모기를 실제 브라질 일부 지역에 풀었더니, 뎅기열 모기 개체 수가 8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럼 앞서 말씀하신 유엔에서 연 생물 다양성 회의에서는 어떤 내용이 오가게 될까요?
[기자]
이번에 열리는 회의는 2년 전에 유전자 드라이브 연구 활동 중지가 기각된 이후 두 번째로 같은 주제가 떠오른 건데요,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 연구를 중단할지 말지에 대해 170개국의 대표자들이 모여서 논의하는 자립니다. 유전자 드라이브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당연히 연구를 중단하는 데 반대하고 있고요, 이들은 "유전자 드라이브의 위험을 이해하고 그것을 잘 조절하고 제어하려는 노력이 연구 중단으로 타격을 받을 거라며 실험실에서의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회의 결과는 이달 말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과학자들은 당연히 연구가 계속되어야한다는 입장일 테고요, 반대하는 입장은 어떤 건가요?
[기자]
반대하는 곳은 환경단체와 일부 국가들인데요, 아직 모기가 완전히 박멸됨에 따라 야기될 수 있는 것들을 우리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모기 유충은 물고기, 곤충, 도마뱀 등의 먹이인데요, 모기를 박멸하면 이 상위 포식자들의 먹이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는 변형된 유전자가 다른 개체에 전달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불임 유전자가 다른 곤충이나 다른 종에도 전달된다면 그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과학자들의 우려입니다.
[앵커]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이 굉장히 기발한 아이디어이고, 좋은 쪽으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부작용이나 윤리적 문제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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