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앵커]
하늘로 띄우는 드론은 그동안 공통된 통신규격이 없어 정보교환이 원활하지 않던 문제점이 있었는데요. 국내 연구진에 의해 앞으로는 편리하고 안전한 드론 비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드론 국제표준을 제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황현구 박사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사님께서 개발하신 기술이 드론 통신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고 들었거든요. 드론 통신 국제표준이라는 게 무엇인지부터 설명을 해주실까요?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네, 사람들은 눈과 입이 있어서 서로 말을 할 수 있는데 드론은 눈과 입이 없기 때문에, 다른 드론을 보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드론들은 통신을 사용해서 서로 보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드론 통신 국제표준은 영어가 국제 공용어인 것처럼, 회사와 상관없이 모든 드론들이 서로 보고 이야기하는 통신 표준입니다. 시청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점은 드론 쇼나 군용 드론을 보고, 이미 통신이 다 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드론 쇼는 GPS를 사용하여 미리 계획된 경로로 움직이는 것이고 무기용 드론은 특수 상황의 운항이라 드론 간 통신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즉, 이번 드론 국제표준 제정은 드론들의 충돌을 방지할 세계 공통의 기준을 마련한 것입니다.
[앵커]
드론끼리 하늘에 있을 때 부딪히지 않는 걸 보고 통신이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요. 국제표준은 없었던 거군요. 그러면 이번에 제정된 국제표준은 어떤 내용으로 제정된 거고 또 세부 기술은 어떻게 될까요?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이번 드론 통신 국제 표준은 크게 제어 통신, 영상 통신, 공유 통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 제어 통신은 드론을 조종하는 통신이고, 둘째, 영상 통신은 드론이 찍은 영상을 지상에 전송하는 통신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공유 통신은 드론들이 초 연결되는 통신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초연결이란 사물들이 기지국 없이 직접 연결되는 것을 말합니다. 드론들이 이렇게 초연결, 즉 직접 연결되면, 서로 인식하고 충돌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드론 국제표준이 확립되면 앞으로 어떤 이점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드론 충돌 문제는 그동안 세계적으로 해결책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수 드론의 안전 운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드론 간 통신인데 기존 LTE나 WIFI로는 통신 개발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한민국에서 초연결 EVAN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드론 간 통신을 개발하였고 국제 표준으로 제정된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드론들이 초 연결되어, 드론 제조사와 상관없이 충돌이 방지됩니다. 영상을 보시면, 3대의 드론이 일정 간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맨 오른쪽 드론을 움직이면, 다른 드론들이 일정 간격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충돌 방지는 대규모 드론 비행 시에도 완벽히 동작합니다.
[앵커]
그동안 이렇게 드론 표준이 없어서 불편하거나 위험한 상황이 있었을 거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최근 제주 공항에서 2월과 4월에 드론이 출몰해서 비행기 이착륙이 중지되었습니다. 4월에 출몰한 드론은 현재 누가 띄웠는지 어디로 갔는지도 파악이 안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배송을 위해서 드론이 미리 지정된 경로를 따라 자율 비행을 하게 되는데, 현재로써는 드론 간 상호 인식이 안 되기 때문에 드론 충돌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드론 산업 발전은 계속 정체되어 있습니다. 본 표준의 통신 모뎀이 드론에 의무 장착되면, 이러한 문제점들이 깨끗이 해결됩니다.
[앵커]
오늘 드론에 대해서 몰랐던 점들을 많이 알게 됐는데요. 그런데 드론도 비행 중에 이동통신망이 끊어지는 현상이 있을 수 있잖아요. 만약에 이런 상황에서도 이번에 제정된 국제표준이 커버를 할 수 있을까요?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네, 그렇습니다.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이동통신망 끊김 현상이 상당히 골칫거리인데요. 특히 높은 고도에서 LTE가 자주 끊깁니다. 본 표준은 LTE 이동통신망과는 별도로 동작하기 때문에, LTE가 끊기는 상황에서도 문제점 없이 동작합니다. 향후 LTE와 본 통신표준이 함께 사용될 예정입니다.
[앵커]
표준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 같은데요. 기존에는 세계 다른 나라에서 드론 통신 표준화 구축을 시도한 적이 있을까요?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외국은 초연결 통신 기술 자체가 없습니다. 한국은 Evolved wireless ad hoc network, 즉, EVAN이라는 차세대 초연결 통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를 드론에 적용하여 드론 분야의 초연결 통신 표준을 어려움 없이 제정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우리 기술이 이렇게 국제표준으로 정해졌다니까 참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게 우리나라 산업에는 어떤 도움이 될지 혹시 이것도 특허나 로열티처럼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를 받는 건가요?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네 그렇습니다. 본 국제표준에 초연결 EVAN과 관련된 핵심 특허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특허 로열티가 기대됩니다. 또한, 한국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드론 택시 개발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업체들도 영상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드론 택시를 개발하고 있는데, 본 드론 통신 표준이 드론 택시들의 안전 운항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한국의 드론 산업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 내용이 쉽지는 않은데요. 여기서 초연결 통신 에반이 있었기 때문에 드론 통신 표준이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설명을 해주셨거든요. 에반 통신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해주시죠.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네, 에반은 우리 말로 진화된 무선 애드혹 네트워크입니다. 간단히 표현하면, 세계 최초의 초연결 통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드론뿐만이 아니라, 차량, 사물, 건물, 스마트폰, 농기계 등등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에반으로 초 연결할 수 있습니다. LTE는 기지국이 있어야 동작하지만, 에반은 기지국이 없이 동작하기 때문에, 개인 사용자들이 무료로 매우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혁신적인 기술인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예를 들면 또 다른 어떤 서비스들에 이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까요?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상당히 많은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우선 생활 편의 서비스가 있습니다. 초연결 에반은 스마트폰과 키오스크를 직접 연결 시켜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스마트폰과 대형 마트가 에반으로 연결되면, 원하는 상품의 위치를 알 수 있고, 심지어는 마트 주차장에서부터 해당 상품까지 실내 내비게이션으로 안내해 줍니다. 신호등이 초 연결되면, 운전자는 차량 화면에서 신호등을 볼 수 있고, 보행자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신호등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에반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안전 서비스도 제공하는데요. 사람 사물 기계가 초 연결되면 각종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린이 사고는 보행자 사각지대가 많은 학교 근처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만약에, 어린이가 에반 스마트폰이나 에반 팔찌를 휴대하고 있다면, 운전자가 보이지 않는 어린이의 존재와 거리를 알고 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같은 원리로 많은 안전사고들 방지할 수 있는데요. 초연결 사회에서의 안전사고 감소율 자체 추정치를 보면, 차량 연쇄 추돌 사고는 30% 이상 감소하고, 어린이 교통사고는 40% 이상, 황색 신호등 차량 충돌 사고는 80% 이상, 차량과 경운기 충돌 사고는 9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말씀 들어보니까 우리나라 산업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추가적인 서비스를 다른 업종으로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의 경우는 매우 심각해서, 이미 농약 살포는 드론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여러 대의 무인 농기계가 자율 협력하여 사람 대신 농사를 짓게 되는데요, 이러한 농기계들의 자율 협력 통신에도 에반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관광업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외국인들이 인천 공항에 내리자마자,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실내 내비게이션이 실행되어 렌터카나 버스, 지하철 등으로 안내를 해 줍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관광하는 동안 관광 설명이나, 음식 주문, 결제 등이 모두 자동으로 외국인들의 모국어로 이루어집니다. 의료 산업의 경우, 병원에서 진료가 끝나면 환자의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전자처방전이 전달되고 결제도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약국에 도착하면 역시 자동으로 처방전이 스마트폰에서 약사에게 전달됩니다. 이러한 에반의 자동화 서비스는 앞으로 사회의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고, 이에 맞추어서 연관된 산업 구조도 완전히 변화하게 되겠습니다.
[앵커]
오늘 박사님께서 설명해주신 기술 덕분에 세상이 앞으로 크게 달라질 거 같다라는 기대가 드는데요. 마지막으로 박사님의 목표랄까요, 포부가 듣고 싶습니다.
[황현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저는 기존에 없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연구가 끊임없는 도전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방법은 무선 통신을 안정적으로 설계하고, 사용하기 쉽게 만들고, 기존 통신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구조를 고안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 최초로 뛰어난 초연결 통신 국제 표준을 제정하게 되었습니다. 초연결은 지금 통신계의 블루오션입니다. 앞으로 드론뿐만 아니라 차량, 농기계, 스마트폰, 가전, 마트, 병원 등등 수많은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신산업을 이끌어 가겠습니다.
[앵커]
이번에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통신 기술이 말씀하신 거처럼 드론뿐 아니라 각종 기계들에 새로운 신호 체계가 되면서 정말 대한민국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요. 앞으로 꾸준한 연구 계속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황현구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