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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높은 정확도로 e스포츠 승률 예측하는 플랫폼 개발

2024년 01월 18일 16시 39분
■ 이상광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앵커]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많은 편리함을 주면서도 흥미까지 제공해줄 때도 있는데요. e스포츠 경기의 승률을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플랫폼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습니다. 최근 개최된 리그오브레전드 국제 경기에도 적용돼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기술인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상광 책임연구원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e스포츠 경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승률을 예측하는 플랫폼을 개발하셨는데요. 어떤 플랫폼일까요?

[인터뷰]
라이브로 진행되고 있는 e스포츠 경기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어떤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지 알려주는 기술입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일반적으로 게임 종목 사의 기술적인 지원을 받아 실시간으로 플레이 로그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주요 프로리그가 아닌 대부분 대회에서는 단순한 지표조차 시각화하여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 종목 사의 의존성을 탈피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게임 화면만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개발하였습니다.

승률 예측 서비스는 평균 87%의 정확도로 높은 예측률을 보이며, 페이커와 같은 탑티어 포함 일반 게이머들이 최근 플레이한 수만 경기의 데이터를 학습하였으며, 게임 시간대별로 예측 모델을 구축하였습니다.

[앵커]
최근 개최한 국제 e스포츠 경기대회에서도 이 플랫폼을 적용했다고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지난해 12월, 여수에서 개최된 2023 한 중 일 이스포츠 대회에서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에 대해 승률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국제 e스포츠 대회에서 실시간으로 게임 화면을 분석하여 서비스하는 세계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대전, 광주, 부산 등의 지역거점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개최된 대회에 수차례 시범 적용하여 그 실효성을 검증하였습니다.

[앵커]
앞서 페어커도 그렇고 리그오브레전드도 얘기해주셨는데요. 롤 말고 다른 게임에도 이 예측 모델을 적용할 수 있나요?

[인터뷰]
게임 개발사에 종속되지 않기 때문에, 게임 화면을 제공하는 모든 게임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단, 예측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화면에 표시되어야 합니다. 현재, 리그오브레전드와 동일한 장르인 '도타2'뿐만 아니라 온라인 전략 슈팅 비디오 게임인 '레인보우식스'와 같은 다른 장르의 게임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승률 예측을 한다는 건 인공지능에게 이러한 게임 데이터나 패턴들을 반복 학습시켜 얻어낼 것 같은데요. 정확히 어떻게 학습한 건가요?

[인터뷰]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은 페이커와 같은 프로 게이머뿐만 아니라 일반 게이머들이 플레이한 과거 게임 데이터가 오픈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게임 데이터를 수집한 후, 게임 승패에 따른 플레이 패턴을 분석하여 학습시킵니다. 보통 수만 게임 이상의 게임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학습 모델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 패턴을 분석하여 승률 예측을 하게 됩니다.

[앵커]
그러니깐 게임 데이터만을 보고 분석하는 건지 어쨌든 게임도 화면을 볼 수 있잖아요. 화면을 보고 분석하는 건지 정확히 뭐가 다른 걸까요?

[인터뷰]
둘 다 맞습니다. 인공지능이 과거 게임 데이터를 통해 승패에 따른 플레이 패턴을 분석합니다. 일반적으로 학습 모델을 구현했다고 합니다.

이후, 실시간으로 게임 화면을 분석하여 학습된 모델을 통해 승률을 예측하게 됩니다. 모델을 학습할 때뿐만 아니라, 게임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때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됩니다. 즉, 게임 화면 내 문자 정보, 객체 정보, 움직임 정보 등을 인식할 때 그에 맞는 각종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됩니다.

[앵커]
게임이 진행되는 와중에 해설위원같은 분들이 경기를 좀 보시면서 이 부분이 조금 더 승부가 날 것 같다 이렇게 예측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플랫폼으로 한번에 승률이 나와버린다면 재미가 없어지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있거든요.

[인터뷰]
이미 몇 년 전부터 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에서 실시간 승리 확률을 시시각각 표출해주기도 했으며, 새로운 스포츠 콘텐츠를 창조했다는 호평을 받은 만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시청자에게 흥미로운 경기 정보를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는 e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승부 예측은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큰 추세를 알려줄 수 있지만, 확정적인 경기 결과를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악용 사례를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승부조작, 도박 등에 활용되려면 좀 더 정밀하고 확정적인 방식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고려해야 할 게임 내외적인 환경요소가 너무 많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하이라이트 자동 생성 기능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중요 장면들을 AI가 선정해서 자동으로 보여주는 기능일까요?

[인터뷰]
게임 개발사는 게이머들에게 게임의 주요 정보를 게임 화면에 효율적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리그오브레전그 게임의 경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게임 화면을 분석하면, 챔피언 킬, 데쓰, 주요 오브젝트 파괴 등을 게임의 주요 사건을 인식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토대로 타임라인 상에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 자동으로 표시할 수 있으며, 게임 하이라이트를 만드는 주요 정보가 됩니다.

e스포츠 경기를 분석할 때, 가장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 중 하나가 선수들의 주요 플레이 장면을 찾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하이라이트 자동 생성 기술은 특정 선수의 특정 플레이 장면을 클립으로 자동 제작할 수 있어 그러한 과정을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이런 플랫폼을 만드시는 데 심혈을 기울이셨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이 기술이 어떤 쓰임새가 있고 어떤 형태로 쓰일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먼저 e스포츠 방송중계 지원 서비스인데요. 실시간 승부 예측 기술은 기본의 통계 정보 위주의 경기 정보 제공이라는 한계를 넘어 시청자에게 다 각도로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다음으로 e스포츠 선수 훈련 서비스입니다. 시청자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자신의 플레이한 경기를 분석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즉, 경기 내 유불리를 정확히 판단하여 최적의 플레이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예를 들면, 승률 예측에 따라 게임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현재 상황을 지킬 수 있는 방어적인 전략을, 불리하다고 예측되면 좀 더 공격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활용하도록 추천할 수 있습니다.

[앵커]
게임을 보는 사람에게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플레이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그런 기술일 것 같습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에 e스포츠가 채택될 만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박사님은 e스포츠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최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확정되었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e스포츠 위원회가 신설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e스포츠는 기존 정통적인 스포츠 산업의 한계를 넘어서, 스포츠 업계를 혁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분야로서,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여 광범위한 팬과 시청자를 확보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입니다. 글로벌 e스포츠 산업도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앵커]
e스포츠가 성장하는 만큼 이런 기술도 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박사님이 개발하신 승률예측 플랫폼이 더 많이 실증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과제가 있나요?

[인터뷰]
챗 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 생성형 인공지능 등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융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 대학, 연구소 등 e스포츠 산업 생태계에 속해 있는 다양한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요구됩니다. 이를 통해, 창의적인 모델 서비스를 발굴하여 기술과 서비스로서 대한민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e스포츠 산업 주도권을 확보했으면 합니다.

[앵커]
네, 말씀 나눠본대로 E-스포츠가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이제 하나의 스포츠가 된 만큼 관련 플랫폼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좋은 연구 부탁드립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상광 책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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