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이언스

위로 가기

[내 몸 보고서] 내 몸의 반점, 점일까? 암일까?…피부암의 모든 것

2021년 07월 26일 16시 13분
■ 송기훈 / 국립암센터 피부과 교수

[앵커]
피부암은 주로 서양인에게서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피부에 생기는 암이라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점과 헷갈리는 경우가 많아 때를 놓치기 쉽다는 건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점과 피부암은 어떻게 다른 건지, 피부암의 모든 것에 대해 국립암센터 피부과 송기훈 교수 모시고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햇빛이 강렬해지는 여름철이 되면 피부질환이 자주 발생하는데요. 여러 피부질환 중 피부암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나요?

[인터뷰]
네. 피부암은 요즘과 같은 한여름에 강한 자외선을 장기간 반복해서 받게 될 때 주로 발생하는데요, 국내 피부암의 발생빈도는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피부암 환자가 2008년에는 3,300명에서, 그 이후 10년 사이에 거의 2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그 원인은 야외활동이 증가해서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고, 또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이 많이 축적되어 있는 고령 인구가 증가한 것이 그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피부암에도 종류가 다양하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피부암은 피부를 구성하는 어떤 세포에서도 다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종류가 다양한데요, 그중에 흔히 3대 피부암이라 불리는 세 가지 암이 전체 피부암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암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3대 피부암은, 첫 번째 기저세포암이라고 하는 피부암이 가장 많고요, 다음으로 상피세포암, 그리고 약 10% 정도가 굉장히 악성도가 높은 흑색종이 되겠습니다.

기저세포암과 상피세포암은 자외선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햇빛 노출이 많은 얼굴에 주로 발생하고, 특히 코나 눈 입술 주변에 많이 생깁니다. 기저세포암의 초기 증상은 흔히 보는 점과 아주 유사한데요. 진행되면 크기가 커지고 짓무르고 점이 헐게 되는 증상이 생깁니다.

그에 반해서, 상피세포암은 점이라기보다는 보통 각질이 있는 붉은 갈색 반점에서 시작해서 종양으로 점점 커지는 증상을 보입니다.

이 두 암은 모두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에 속하지만, 암이 크게 진행이 된 경우에는 눈코입을 포함해서 얼굴의 주요 부위를 많이 손상시켜서 치료 후에도 기능적, 미용적 장애를 동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한 그런 피부암이 되겠습니다.

[앵커]
흑색종에 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또 하나, 많이 들어보셨을 악성 흑색종은 전체 피부암의 약 10%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악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악성흑색종이 자외선과 무관한 부위, 예를 들면 손, 발, 손발톱 밑에 잘 생깁니다. 그래서 그저 간단한 점이라고 오인해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피부암이 되겠습니다.

[앵커]
피부암과 점이 유사해서 헷갈리기 쉽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흔히 볼록 튀어나온 점이나 털이 난 점은 주의하라는 말이 있는데요. 일반적인 점인지, 아니면 피부암의 초기 모습인지 어떻게 구분하나요?

[인터뷰]
점이 튀어나오고 털이 있으면 점 자체가 진피까지 깊게 있다는 의미이지. 그 자체가 악성이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보통의 점이라 하더라도, 얌전하게 있던 점에 갑자기 변화가 생길 때는 피부과 전문의 선생님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은데요. 일반적인 점과 점에서 발생한 피부암 특히 악성흑색종을 구별하는데 보통 ABCDE 원칙이 있습니다.

A는 asymmetry로 점의 형태가 비대칭적이라는 뜻이고요. B는 borders로 경계를 말하는데 경계가 불규칙하고 울퉁불퉁한 경우, C는 color를 의미하는데 갈색 회색 검은색이 섞여 다양한 색상으로 변하거나, D는 크기를 말합니다. 갑자기 크기가 증가해서 6mm 이상의 지름을 가지는 경우, 흑색종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E는 암이 변하는 양상을 말하는데 특히, 짓무르고, 헐고, 피가 나는 등의 변화를 보이는 경우,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 정밀진단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또 하나, 손발톱에 까만 선이 생기는 것을 흑조증이라 하는데요, 이 흑조증이 크기가 커지거나 갈색 흑색 회색 등의 여러 색소가 섞여 나오거나 손발톱 피부까지 검은 색소가 번질 때는 ‘조갑하흑색종’을 강력히 의심해야 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셔야 하고, 꼭 정밀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점의 모양이나 변화를 잘 살펴봐야 한다 강조해주셨는데요. 하지만 점이라는 게 사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도 있고, 자라면서 언제 생겼는지 모를 때도 있어서 관심 갖고 지켜보기 힘들 수 있거든요? 태어날 때부터 있는 점은 피부암이랑은 상관없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지 않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는 검은 점을 ‘선천성 색소모반’이라고 하는데, 날 때부터 있던 점은 그 크기가 클수록 치명적인 흑색종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대략 20cm 이상을 거대 선천성색소모반이라 하는데요. 이 경우 보고마다 차이는 있지만 6에서 20%까지 흑색종이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 크기가 작은 선천성 색소모반이라 하더라도 ABCDE 규칙과 맞으면 흑색종 진단을 위해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미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암의 예방 차원에서 이 선천성 점은 제거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선천성 점이라도 하더라도 암과 연관이 있을 수 있고 모양과 성질이 변한다면 이 부분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군요, 피부암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이 있나요?

[인터뷰]
피부암은 자외선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그 외도 아주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기저세포암과 상피세포암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장기간의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으로 발생합니다.

그 이외에도 바이러스 감염이나 만성 염증, 방사선, 비소와 같은 중금속 노출 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흑색종은 자외선 외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유전적 인종적 차이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요,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에게 발생하는 흑색종의 특징은, 서양과 달리 자외선과 무관한, 손발 말단부에 70% 이상 발생합니다

[앵커]
피부암의 원인까지 살펴봤는데요. 그렇다면 피부암에 걸렸을 때 어떤 방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지, 치료법도 설명 부탁합니다.

[인터뷰]
일단 피부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적 제거’가 치료원칙이고요,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는 것이 ‘모즈미세도식수술’이라고 하는 피부암 특수 수술방법입니다. 이 수술법은 수술현장에서 피부암세포가 퍼진 정도를 지도를 그리듯이, 현미경 검사로 암세포의 존재를 추적해서 확인해가면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법인데요.

미세한 암 침투도 현미경으로 확인하면서 찾아 제거하기 때문에, 완치율이 높고, 정상조직을 가장 잘 보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발한 피부암, 재발의 우려가 큰 부위의 피부암, 경계가 불명확한 피부암, 미용상으로나 기능적으로 중요한 부위여서 최소한의 절제로 피부암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에 아주 효과적인 수술법입니다.

흑색종의 경우는 좀 더 세분화되고 복잡한 진단 치료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흑색종이 피부 1mm만 침투해도 주변 임파선으로 전이가 많으므로, 암과 가장 가깝게 위치해서 연결되어있는 임파선을 찾아서 전이 유무를 판정하는 ‘감시임파절 절제술’을 함께 시행하게 되고요, 동시에 모즈미세도식 수술을 같이 시행해서 기존의 광범위절제술보다 좋은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저희 국립암센터 피부과에서, 감시임파절절제술과 모즈미세도식 수술로 치료받고 5년 이상 장기 추적 관찰한 환자의 재발률을 보면 2mm 이하로 조기에 발견된 흑색종은 95%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고, 2-4mm 이상 깊게 암세포가 침범해 진행된 경우도 국소 재발률이 8-11% 정도로 낮게 유지되었습니다. 이처럼 모즈미세도식 수술로 좋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조기에 발견될수록 완치율이 높은 것이 명확히 확인되기 때문에, 더더욱 조기진단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전이가 발견된 경우는 수술 후에 면역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같이 시행해서 치료 성적을 높이게 됩니다.

[앵커]
지금의 현존하는 치료법 중에는 수술이 가장 효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볼 수 있군요. 피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피부암을 예방하는 데는 자외선 차단이 아주 중요합니다. 일사량이 많은 낮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외출하실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로 피부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인공선탠도 요즘은 많이 하시는데, 이 역시 인공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이므로, 피부 건강을 생각하신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최근 문신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문신 자체가 피부암을 유발하기보다는 피부암이 생겼을 때, 문신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 인지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점 주변에는 문신을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입니다. 피부암은 노출된 피부에서 생기기 때문에 내 몸의 점에 대한 관심을 통해서 충분히 이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새로 생긴 점이나, 기존 점의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피부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쉽고도 중요한 방법입니다.

[앵커]
피부암의 가장 큰 원인이 자외선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하는 것 같은데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방법에도 지켜야 할 게 있죠?

[인터뷰]
자외선A와 자외선B를 모두 차단하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시길 권하는데, 평소에는 자외선B 차단지수인 SPF 20 이상 자외선A 차단지수인 PA ++를 사용하면 충분하겠고, 등산 골프 같은 레저활동을 하실 때는 SPF 50 이상, PA+++를 자주 덧발라주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자외선차단제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꼼꼼하게’'미리' 이 두 가지를 기억하시면 좋겠는데요, 광대 중심뿐만 아니라 귀, 머리 앞 관자놀이 등에도 잘 발라주시고, 외출하기 30분 전에 미리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햇빛에 오래 있어야 하는 경우 2시간마다 덧발라야 차단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자외선차단제를 발랐다고 방심하기보다는 태양광이 특히 강한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사이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양산이나 모자, 자외선 차단용 마스크 등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선크림을 바를 때는 미리, 꼼꼼하게 이 두 가지를 신경 써야겠네요. 요즘 바깥에 베이컨을 놔두면 바싹 익을 정도로 햇볕이 강한데 조심해야겠네요. 지금까지 국립암센터 피부과 송기훈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박순표 (spark@ytn.co.kr)

거의모든것의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