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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잡고 분위기 띄우는 향초, 발암물질 나온다

2016년 12월 19일 11시 05분
[YTN 사이언스] 냄새 잡고 분위기 띄우는 향초, 발암물질 나온다

■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앵커]
환기하고 싶어도 찬바람 때문에 창문을 자주 열기가 조금 힘든 요즘이죠. 그래서 집안 냄새를 잡으려고 향초를 태우는 분들이 많은데요. 향기로운 냄새에 분위기까지 좋게 만드는 향초. 여기에서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향초가 만들어내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님 연결됐습니다. 안녕하세요.

향초에서 발암물질이 나온다. 많은 분이 조금 생소하게 느끼실 것 같은데요. 우선 향초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 그 구성물질부터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설명해주시죠.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향초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양초를 만드는 파라핀 왁스나 우지 등과 같은 유기화합물로 만듭니다. 여기에 첨가물로 아로마 오일과 같은 천연향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제조사가 합성 향료를 넣게 됩니다. 그런데 이 합성향료는 정확하게 어떤 화학물질인지 제조사들이 영업비밀이라고 공개하지 않습니다. 또 정부도 합성향료 첨가에 대한 기준을 두고 있지 않고 규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합성향료가 들어가는데, 이 합성향료에 어떤 성분이 있는지도 모르고 정부가 어떤 식으로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특히 요즘 같은 겨울에는 창문을 닫고 향초로 집안 냄새를 없애려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때, 냄새를 태워 없앤다,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실제로 이런 효과가 있을까요?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향초가 탈 때 냄새 물질이 함께 연소합니다. 그래서 냄새가 제거되고 또, 향초에서 나오는 기분 좋은 향 때문에 실제로 나쁜 냄새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냄새 제거 효과가 있다는 거죠. 그렇지만, 유해한 물질이 나오게 됩니다.

[앵커]
그러면 향초가 탈 때 나오는 유해물질은 어떤 것들이 있고, 우리 몸엔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을까요?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주로 향초가 탈 때 일산화탄소나 이산화질소, 초미세먼지 등과 같은 물질이 나옵니다. 일산화탄소는 핏속에 있는 헤모글로빈이 산소 전달을 못 하게 합니다. 이렇게 산소 전달이 안 되면 우리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심할 경우 질식을 하게 됩니다. 이산화질소도 농도가 높을 때 기관지나 폐포(허파 꽈리)를 파괴하는 폐기종을 유발하게 됩니다. 초미세먼지도 잘 아시다시피 1급 발암물질입니다. 특히, 양초는 그런 말이 없는데 향초는 탈 때 벤젠, 톨루엔, 폼알데하이드 등과 같은 1급 발암물질이 나오고 있고, 황화수소와 같은 물질도 나옵니다.

[앵커]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초미세먼지 이런 것들을 듣기만 해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데 문제는 향초를 대부분 문을 닫고 실내에서 쓰지 않습니까, 향이 남아있어야 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인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뭔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가장 좋은 것은 향초를 실내에서 피우지 않는 게 좋은데, 피워서 오래 있으면 천식, 폐기종, 폐암도 유발되고 벤젠 톨루엔 같은 물질은 백혈병도 유발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사용할 때에 주의할 점은 1~2시간 미만으로 사용하고 반드시 환기를 시켜줘야 합니다. 또 촛불을 끌 때 우리가 보통 하듯이 입으로 불어서 끄면 연기에 들어있는 탄소 알갱이나 초미세먼지, 벤젠, 톨루엔 등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끌 때 심지를 적셔서 끄는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요즘에는 향초도 형태가 다양하잖아요. 연기가 나지 않게 하는 향초도 있고요. 콩으로 만든 향초도 있는데, 이런 여러 가지 형태의 향초도 마찬가지로 유해물질을 배출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연기가 나지 않는 캔들 워머 같은 것들은 연기 속에 들어있는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초미세 먼지 등은 나오지 않습니다만, 합성향료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일반 양초나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향초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것도 마찬가지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배출합니다. 양초는 그래도 향초보다 유해물질을 적게 배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연기가 나지 않는 향초들도 결국은 합성향료가 문제고 식물성 유지로 만든 것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신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향초나 양초는 쓰면 안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이런 것들을 쓰면서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사실 밀폐된 실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죠. 그런데 앞으로 정부도 지금처럼 그대로 둘 것이 아니라, 양초나 향초에 들어가는 화학물질과 성분을 규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탈 때 나오는 여러 가지 물질이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또, 우리 국민은 이것을 잘 모르고 있거든요. 사실 가습기 살균제도 아무 규제 없이 그냥 두었다가 대참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빨리 정부에서 이런 것을 규제할 수 있고, 많은 분이 장례문화나 종교의식에서 여전히 향을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실내에서 쓰고 하는데 이런 문화도 바꿔 나가고 이런 것들을 자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향초가 유해물질을 배출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나오는 나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다른 대안, 예를 들어 방향제나 스프레이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방법은 어떻습니까?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방향제나 스프레이도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할 경우 인체에 유해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도 벤젠, 폼알데하이드, 벤즈알데하이드 등과 같은 물질이 아주 높은 농도로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은 1급 발암물질이고 폐 염증과 심한 호흡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최근에 정부가 규제하기 시작했는데요. 부득이하게 사용하실 경우에는 이것도 반드시 환기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고, 환기해야 하고 물건이 아닌 인체에 바로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까 실내에서는 이런 향초나 양초를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긴 한데, 갓난아기가 있는 집 같은 경우에는 환기를 위해서 창문을 열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실내에서 발생하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가장 좋은 것은 물로 악취가 발생하는 것을 세척하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숯을 사용하면 탈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숯도 오래 쓰면 습기 때문에 오래 사용하지 못하지만, 이 경우에는 다시 열을 가하거나 건조하여 사용하면 되고, 향을 위해서는 꽃이나 식물을 이용하면 됩니다. 보통 식물 중에서는 자연 항균 탈취 효과가 있는 허브 식물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집에 놓고 보통 이런 식물에서는 피톤치드도 같이 나와서 식물을 사용하고,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면 악취 제거 효과가 있는 공기청정기라든지 제습기라든지 이런 것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경우에 숯과 꽃, 공기청정기, 제습기, 이런 것으로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또 점점 생활 수준이 향상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원하기 때문에 이 문제로 다 해결이 힘들고. 우리가 앞으로 나라, 국가에서 일상생활에 접할 수 있는 향초라든가 양초라든지 탈취제, 방향제와 같은 것들을 지금처럼 방치 할 게 아니고 국가에서 생활환경 물질을 규제하고 기준을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앵커]
향초나 양초를 안 쓸 수는 없으니까, 정부가 좀 더 규제를 확실하게 해서 국민의 건강까지 확실하게 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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