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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열] GPU26만 장 공급·핵추진잠수함 승인…APEC 성과와 남은 과제는?

2025년 11월 04일 16시 07분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지난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엔비디아의 GPU 26만 장 공급,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뒀는데요.

이들 성과의 의의와 앞으로의 과제, 이성규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요즘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죠. 엔비디아의 GPU, 우선 GPU 26만 장 공급의 의미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GPU는 우리 말로 그래픽처리카드죠.

이게 원래는 컴퓨터의 그래픽을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인데,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대량의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하는 데 필수요건이 되면서 핵심 전략 물품이 됐죠.

인공지능의 성능은 얼마나 양질의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학습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인데요.

고성능 GPU의 경우 장당 가격이 우리 돈으로 대략 4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사이를 오가는데 이걸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GPU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APEC을 방문한 젠슨 황 대표가 우리 정부와 기업에 자사의 고성능 GPU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약속한 겁니다.

우리나라가 엔비디아 GPU 26만 장을 확보하게 되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GPU 확보국가로 발돋움합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3강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윱니다.

[앵커]
네, 젠슨 황 대표의 약속대로 GPU 26만 장을 확보하면 AI 인프라가 한 단계 도약할 텐데요.

그런데 GPU 26만 장을 확보해도 전력 문제가 있다는데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GPU 확보만큼이나 중요한 게 전력공급인데요.

엔비디아가 공급하기로 한 고성능 GPU의 경우 칩 하나당 소비전력이 대략 1.5kW에 달합니다.

이 회사가 우리 정부와 기업에 공급하기로 한 GPU가 26만 장이잖아요.

이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넣고 전력 설비와 냉방 장비까지 구축하면 대략 1GW에 육박하는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우리나라 전력 소비량의 1%에 해당하는 수치인데요.

전문가들은 초대형 원전 1기 정도를 추가로 건설해야 부족분을 메울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라는 건데요. 글로벌 테크 기업이 우리나라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약속했잖아요. 그러면 전력난은 더 심각해지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APEC에서 글로벌 빅테크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아마존웹서비스는 오는 2031년까지 인천과 경기 지역에 신규 인공지능 센터를 포함해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죠.

이럴 경우 전력 수요는 한층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점에서 정부의 전력공급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꼼꼼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픽처리장치나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만큼이나 이번 APEC에서 주목받은 것이 핵추진잠수함이잖아요. 우선 핵추진잠수함이 무엇인지부터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핵추진잠수함을 말 그대로 핵연료로 움직이는 잠수함으로 핵무기를 탑재하는 핵잠수함과는 다릅니다.

기존 디젤 연료 잠수함은 최대 2~3주밖에 잠항을 하지 못했는데,

핵추진잠수함의 경우 최대 6개월까지 잠함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장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핵추진잠수함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6개국만 보유하고 있으며, 호주는 미국의 기술지원을 받아 2030년께 보유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가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면 세계 8번째 핵추진잠수함 보유국가가 되는 겁니다.

[앵커]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을 미국으로부터 받긴 했는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핵추진잠수함을 어디서 건조할지를 두고 한미가 이견을 보였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의 필리 조선소에서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방안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조선소도 훌륭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선업계는 미국에서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면 핵추진잠수함 연료를 공급받아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드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한·미 원자력 협정의 개정도 논의돼야 할 부분입니다.

현행 협정에서 우리나라는 핵추진잠수함의 연료인 고농축 우라늄의 공급과 사용이 제한돼 있는데요.

이런 부분이 우선 해소돼야 실질적인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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