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춘천 도심 한복판에 1년째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가 있습니다.
시공사 부도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새마을금고 등 관련 기관의 부실한 자금 관리와 운용이 피해를 키웠는데, 책임지는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층 넘는 고층 아파트 공사 현장.
건설 자재와 장비가 그대로 남아 있지만, 벌써 공사가 중단된 지 1년째입니다.
318세대 입주 예정 주민들이 낸 300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시공사가 임의로 사용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피해 주민들은 유치권 행사를 위한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입주할 아파트는 없는데, 대출금만 남게 된 주민들.
시행사와 새마을금고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고, 철저하고 엄정한 재판을 요구했습니다.
"새마을금고 엄벌을 촉구한다! 촉구한다! 촉구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보증금 미납 사실을 수년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대출기관인 새마을금고는 주민 동의 없이 입주민 대출금을 시행사로 송금해 피해를 키웠습니다.
심지어 동호수가 존재하지 않는 유령 세대까지 대출이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피해 주민 : (새마을금고는) 시행사와 결탁해 대출금 입금 계좌를 임의로 변경하고, 있지도 않은 아파트 50여 개 호실에 중도금 대출을 실행해 준 것도 모자라 한 호실에 두 명의 계약자로 대출을 실행했다.]
하지만 시행사와 금융기관, 보증기관까지 책임 떠넘기기 급급한 모습.
그사이 피해를 키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채무 회수를 위해 지난달 아파트 공매를 시작했고, 벌써 4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은 100억 원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남희연 / 피해 주민 대표 : 대출은 이자가 계속 쌓여만 가고 있고 누구 하나 책임진다는 사람 없이 1년 동안 공사가 중단돼서 멈춰 있는 상황이거든요. 어떤 답도 없고 어떤 책임 소재 여부도 없고 해결 방안도 없고….]
헐값에 아파트가 넘어가면 남는 건 은행 빚뿐.
공사 현장과 법정 앞을 떠나지 못하는 피해 주민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영상기자: 홍도영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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