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주에 이어 대한민국 AI의 현재와 미래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AI 강국 도약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이상훈 원장,
나와 있습니다.
새 정부가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과거 정책과 비교했을 때, 이번 AI 정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아직 새 정부의 구체적인 AI 추진 전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정책이나 전략의 비교보다는 우선 지금 현 정부가 AI 수석 그리고 또 과기정통부 장관에 국내 AI 최고 전문가를 지명을 하셨다는 것에 굉장히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AI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직접 결정권을 가지고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고, 다시 피드백을 하는 이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고, 실제로 그 효과가 굉장히 클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제 그동안의 정부 정책은 대부분 관료들이 여러 가지 정보와 지식을 토대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서 정책을 기획하고, 그다음에 결정을 위에서, 정무적으로 장관님들이 하셨는데요. 결국은 결정권이 가장 큰 장관을 최고의 AI 전문가가 맡음으로써 이제는 우리 정부 공무원들, 이 관료들이 AI 기술과 AI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을 훨씬 더 많이 습득하게 되고, 또 AI 전문가는 실제 정책이 어떻게 형성되고, 수립되고, 집행되는지를 더 잘 알게 될 겁니다. 그래서 이 두 집단, 커뮤니티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활성화됨으로써 AI의 전략 수립 집행에 상당한 좋은 장점으로 발휘되지 않을까 이렇게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국가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소버린 AI'가 부상했습니다.
이 개념을 정확히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정부가 이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소버린 AI'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한 나라가 독립적으로 AI 기술을 개발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고, 또 운영 및 서비스 제공 권한을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율성'인 거죠. 이 자율성은 결국은 다른 나라에 대한 종속을 줄이고, 스스로 자국의 발전을 위해서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또 이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작동되는 것인데요. 이 데이터는 결국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만들어낸 데이터이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나라가 만든 AI에서 데이터를 학습할 때 데이터 주권이 지켜지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만약에 외부로 나간다, 그러면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어려워지게 되고. 그다음에 또 중요한 것은 문화적인 고유성·정체성을 우리가 개발한 AI에서 더 잘 지키고, 이걸 더 발전시키는 기회가 훨씬 더 높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우리가 글로벌 빅테크의 AI만 계속 이용하면 우리 고유의 문화성·정체성은 굉장히 약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데이터 정보 이것들이 결국은 우리나라의 국가 기밀일 수도 있고요. 기업의 어떤 영업 비밀, 핵심 기술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우리 자국의 AI에서 학습되고, 또 그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보와 지식이 나눠질 수 있을 때에 그것도 우리의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여서 말씀드립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AI가 발전했을 때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큽니다.
AI가 한국 노동 시장에 미칠 현실적인 영향은 어떻다고 전망하십니까?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굉장히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에서 그런 현상이 많이 목도되고 있고요. 한국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면 최근에 청주에 있는 한 대형 백화점에서 청소용 로봇을 인턴사원으로 채용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그냥 도구로서의 로봇이 아니고, 인사 관리 체계 안에서 직원처럼 이 로봇을 그렇게 취급하겠다는 거죠. 그래서 한 달 사용 후에 상당히 기대를 충족시킨다면 정식 사원으로 채용한다고 했습니다. 이게 뭘 의미하겠습니까? 결국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거죠. 자 그러면 여기서 시청자들도 궁금해하실 겁니다. 그럼 월급은 누가 받나? 네, 로봇을 만든 회사 제작사에게 갑니다. 그런데 이 현장이 서비스 현장이거든요.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로봇 밀도가 높은 나라, 즉 산업용 로봇을 많이 쓰는 나라입니다.
제조업 이제 서비스업까지 고용 시장에 굉장히 큰 영향을 주고 있고요. 이런 영향은 최근에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한 통계 자료에서 아주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동안은 미국 노동부에서 AI가 실제 일자리 고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통계 자료를 전혀 내놓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걸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하지만 이 현상이 워낙 두드러졌기 때문에 그 통계를 발표했고요. 이것을 분석한 영국 옥스퍼드 경제연구소에서 대학교 졸업자들의 실업률이 약 2~3년 전부터 평균 실업률보다 2% 이상 높아졌다, 이것이 AI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처럼 이제는 이미 가시적인 선에 들어왔습니다. 일자리가 AI에 의해서, 또 로봇에 의해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을요.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까 AI를 개발하지 않으면 산업 시장뿐만 아니라 일자리 시장에서도 타격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윤리적, 사회적 문제가 대두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윤리적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고, 책임감 있는 AI 개발 및 활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네, 윤리적 문제 그리고 또 사회적 문제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방금 일자리와 관련해서 얘기했으니까 우선 사회적 문제를 이어서 말씀드리면 결국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실업률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고, 그러면 이것이 실업률 증가로 인한 사회 문제가 되는 것이죠. 이 사회적 문제를, 만약에 구매력이 없는 사회로 간다면 결국은 AI 또는 로봇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든다 하더라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 차원에서 사회 경제적인 혹은 정치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요.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이것 역시 오늘은 사례를 중심으로 말씀드리자면 지금 우리가 청소 로봇을 근로자로 인정하는 단계로 들어왔다는 걸 말씀드리거든요. 7~8년 전 EU의 의회에서, 우리나라 국회로 비유하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로봇에게 세금을 매기는 법안을 제정했습니다. 통과가 됐고요. 다만 우리 국회의 전체 회의에 해당하는, 의회의 전체 회의까지는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거의 10년 가까이 흐른 지금, 앞으로 이에 관한 논의가 굉장히 많아질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즉 이제는 사람이 누구고, 일하는 근로자의 개념은 무엇이며, 사람에게 적용되는 윤리 개념들. 노동 인권이라든가 노동자 보호권 이런 거 있지 않습니까? 로봇에게는 어떻게 적용되는가, 다르게 적용이 된다면 인간은 차별받는 것이 아닌가. 이런 아주 다양한 윤리적 질문들이 나오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 윤리적 질문은 말 그대로 철학적인 윤리 질문, 관념적인 게 아니라 실생활에 바로 직결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 부분에 대한 연구도 이제 진행이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윤리적인 부분을 말씀해 주시니까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AI가 일을 하게 되면 그 월급은 어떻게 줘야 할 것이며, 세금은 또 어떻게 매겨야 될 것인지. 이런 문제가 계속 논의되는 것 같은데, 마지막 질문을 드리자면 원장님께서는 대한민국의 AI 미래에 대해 어떠한 기대를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우리 대한민국은 지금 AI 인프라 측면에서, 또 AI의 파운데이션, 그리고 모델을 개발하는 측면에서는 미국이나 중국보다 뒤처져 있습니다. 따라가고 있는 입장이지만 우리가 약 25년쯤 전, '산업화는 늦었지만 지식 정보화는 앞서가자'라는 구호 아래 지금 대한민국이 최고의 IT 강국 중에 하나가 됐고, AI 역시 정부와 민간 모두가 합심해서. 지금은 AI를 뒤쫓아가는 중이고 또 인프라 차원에서, 규모의 측면에서 우리가 미국, 중국과 바로 경쟁을 할 수는 없지만 AI를 가장 잘 활용해서 수많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두각을 나타내고 경제 성장, 산업 혁신에도 잘 활용하는, 앞서나가는 그런 나라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까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상훈 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박기현 (risewi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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