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정부가 애초 일회용으로 개발하려던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 발사체로 변경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죠.
재사용 로켓은 기존의 케로신 엔진 대신 연소 시 그을음 발생이 적은 메탄 엔진이 적합한데요.
메탄 엔진을 적용한 로켓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성규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도 재사용 로켓을 다루긴 했는데요. 메탄 엔진 로켓은 무엇이며 왜 재사용 로켓에 적합한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기존의 로켓 연료로 주로 케로신, 즉 등유를 썼는데요.
케로신이 로켓 연료로 많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연소할 때 그을음이 많이 발생해 재사용하려면 이를 청소해야 하거든요.
이게 비용과 시간이 꽤 듭니다.
반면, 메탄 즉 액체 메탄을 연료로 쓰면 그을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거든요.
또 메탄은 케로신보다 가격이 싸거든요.
이런 이유 등으로 액체 메탄이 재사용에 유리하다, 이렇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액체 메탄을 연소하려면 산소를 공급해줘야 하는데, 이때 액체 산소를 쓰는데요.
액체 메탄과 액체 산소는 액화점이 비슷해서 연소가 잘 안 되는 성질이 있어요.
그래서 액체 메탄을 적용한 로켓 개발은 케로신 로켓보다 기술적으로 더 늦게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재사용 로켓은 미국의 스페이스X가 떠오르잖아요. 그러면 메탄 엔진을 사용하는 로켓도 스페이스X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건가요?
[기자]
이게 참 재미있는데요. 메탄 엔진 로켓에 가장 먼저 성공한 것은 스페이스X가 아니고요.
그렇다면 스페이스X와 경쟁 관계인 블루 오리진이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것도 아닙니다.
세계 최초로 메탄 엔진 로켓 발사에 성공한 기업은 중국 랜드 스페이스입니다.
랜드 스페이스는 중국판 스페이스X로 불리는 우주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7월 세계 최초로 메탄 엔진 로켓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중국 매체는 랜드 스페이스가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을 제쳤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이 랜드 스페이스가 최근 위성 발사에도 성공했다는데,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지난 17일이었죠. 랜드 스페이스이 메탄 엔진 로켓이 위성 6기를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랜드 스페이스는 2023년 첫 번째 발사에서는 위성을 탑재하지 않았는데요.
이후 2023년 12월 두 번째 발사에서는 3개의 위성을 우주에 보냈습니다.
랜드 스페이스가 메탄 엔진 로켓에 위성 용량을 늘리면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인데요.
이 회사는 위성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상용 로켓 재사용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단계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러니깐 스페이스X처럼 로켓을 회수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는 건데요.
그렇지만 수직 이착륙 실험에는 성공했다고요?
[기자]
네, 로켓 재사용이라고 하면 쏘아 올린 로켓을 회수해서 다시 사용하는 거를 말하잖아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발사를 보면 발사 후에 로켓이 하늘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죠.
이렇게 내려오는 것을 수직 착륙이라고 하는데요.
지난해 1월이었죠. 랜드 스페이스의 로켓이 수직 착륙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이 로켓은 이륙 후 350m까지 올라간 후 예정된 착륙장에 안착했습니다.
비행은 약 60초 정도 진행됐고요.
수직 이착륙 실험은 랜드 스페이스가 추진하는 2단형 메탄 엔진 로켓을 개발하는 작업 일부로 진행됐습니다.
[앵커]
네, 말씀을 들어보니 중국이 재사용 로켓 개발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앞서 랜드 스페이스가 메탄 엔진 로켓을 세계 최초로 발사했다고 했는데요.
스페이스X 등 미국 기업들의 상황은 어떤지요?
[기자]
스페이스X도 처음부터 메탄 엔진 로켓을 개발한 것은 아닌데요.
현재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은 팰컨9이잖아요.
스페이스X가 팰컨9의 뒤를 이을 로켓으로 개발하는 것이 스타십인데요.
이 스타십에 메탄 엔진이 적용됐습니다.
스타십은 현재 시험발사가 진행 중인데요.
스페이스X는 지난 2024년 10월 5차 시험발사에서 젓가락 팔이라고 불리는 장비를 이용해 스타십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죠.
이 로켓 회수 성공으로 스타십 개발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죠.
[앵커]
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통해 메탄 재사용 로켓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는 건데요.
스페이스X의 라이벌인 블루 오리진은 어떤가요?
[기자]
블루 오리진은 아마존 창업주인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이잖아요.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우주 산업의 경쟁 관계이자 양대 산맥으로 불리죠.
베이조스가 스페이스X의 스타십 대항마로 개발한 뉴 글렌이라는 로켓이 있는데요.
이 로켓이 메탄 엔진을 사용합니다.
뉴 글렌은 위성을 탑재하고 발사에는 성공했는데요.
다만, 로켓 회수에는 실패했습니다. 이 때문에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죠.
결과적으로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이 메탄 엔진을 적용한 재사용 로켓 상용화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고 말할 수 있고요.
여기에 중국도 무서운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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