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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열]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우주 전체 훑어 적외선 입체지도 만든다

2025년 02월 18일 16시 03분
■ 임늘솔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기자들의 취재 아이템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과학 1열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엔 우리나라와 미국 우주기관이 협업해 개발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에 대해 임늘솔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임 기자,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우주망원경이 무엇인지 알려주시죠.

[기자]
우주망원경은 글자대로 우주에 위치한 망원경인데요.

대표적으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허블 우주망원경 등이 있습니다.

지상에도 현재 직경 10m에 달하는 망원경이 존재하지만, 지구 대기를 통해서 우주를 봐야 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대기의 흔들림 때문에 천체의 영상이 선명하지 않거나 흐려지고 적외선 같은 파장의 빛은 대기가 흡수해 지상에서는 검출하기 어려운데요.

이런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지구 대기 위 우주공간에 띄운 망원경이 바로 '우주망원경'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스피어엑스는 무엇이고 기존 우주망원경과 어떻게 다른지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시죠.

[기자]
스피어엑스를 우리말로 풀어서 설명하면 '우주의 기원, 얼음 탐사를 위한 영상 분광기' 정도로 말할 수 있는데요.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스피어엑스는 전체 하늘을 102개의 적외선 색깔로 사진을 찍는 우주망원경 입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정웅섭 /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망원경의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약 한 20cm 정도는 되는 작은 망원경인데요. 다만 매우 넓은 관측 시야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광시야 우주 망원경입니다. 전체의 길이가 한 2m 정도 되고요.]

스피어엑스는 찍은 자료를 통해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고 우주의 3차원 지도를 만드는 것이 주요 목표인데요.

대부분 우주망원경의 경우, 많아야 5개, 10개 정도의 색깔로 우주를 관측했지만, 스피어엑스는 훨씬 많은 파장에서 우주를 관측합니다.

[앵커]
그런데 말씀해주신 대로 기존에 우주망원경이 있는데 스피어엑스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우주망원경은 각각 특화된 목적과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우주망원경과 비교해서 설명하면, 12조 원이 투입된 나사의 대표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은 구경이 6.5m나 되기 때문에 아주 어두운 천체까지 자세하게 관측 가능합니다.

하지만 한 번에 볼 수 있는 망원경의 시야는 매우 좁은데요.

반면 스피어엑스는 구경이 약 20cm에 불과하지만 넓은 우주에서 천체를 효과적으로 찾아내고 매우 자세히 연구할 수 있게 해주는 탐사용 망원경입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피어엑스는 다른 우주망원경과는 달리 천체의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고 천체를 102개의 적외선 색깔로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은하까지의 거리를 더 쉽게 측정하거나 우주얼음 성분을 더 잘 측정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기존 적외선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은 특정 천체를 좁고 자세히 관측했다면, 스피어엑스는 마치 숲을 보듯 우주 전체를 훑듯이 관측한다는 건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양유진 /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스피어엑스와 제임스웹을 비교해서 한마디로 표현하면 제임스웹은 아주 좁은 영역이긴 하지만 거기를 정말 깊은 시간과 많은 노력을 투과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연구하는 망원경이고요. 반면 스피어엑스는 망원경이 작아서 얇지만, 최대한 멀리, 넓게 관측하는 우주 망원경이 되겠습니다.]

[앵커]
네, 스피어엑스가 주목받는 이유중 하나가 우리나라가 NASA와 협업했다는 거잖아요. 우리나라가 어떻게 참여하게 됐고 어떤 역할을 했나요?

[기자]
한국천문연구원이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2016년부터 기획, 아이디어 단계부터 같이 시작했는데요.

2019년 NASA 중형미션 선정, 2022년 지상검교정장비 개발까지 우주망원경 기획, 자료처리, 기기개발 등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스피어엑스 개발에 있어서 한국천문연구원은 스피어엑스 기기 팀과 함께 망원경의 성능을 시험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극저온 진공 챔버를 제공했는데요.

이 챔버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2019년부터 많은 한국천문학자들이 자료 분석과 소프트웨어 개발, 과학 임무 분석에 기여하고 있는데요.

발사 후에 얻어진 스피어엑스 자료를 통해 한국 우주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와 NASA가 함께 만든 스피어엑스는 우주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나요?

[기자]
스피어엑스는 2년 반 동안 지구를 돌면서 우주 전체를 총 4번 관측해 세계 최초의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를 만들 계획입니다.

크게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 어떻게 우주가 시작되었고 빅뱅 우주론에서 제시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시작되었나?

그리고 138억 년의 우주 역사 동안 은하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우주의 적외선배경원이 어느 시기의 은하에서 유래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태양계 밖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은 어디인지,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은 어디에서 기원했는가에 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언제 우주로 출발하나요?

[기자]
지상에서의 최종 테스트를 마친 스피어엑스는 우리 시각으로 28일 정오,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출발하는데요.

예정대로 잘 출발해서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 수 있도록 시청자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차세대 망원경 스피어엑스가 풀리지 않은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임늘솔 (sonam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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