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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통증 없이 당 측정한다…마이크로니들 혈당 센서 개발!

2023년 11월 16일 16시 06분
■ 이원령 / 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앵커]
그동안 당뇨 환자들의 편의성과 통증을 덜기 위한 혈당 측정방법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의 혈당 측정 센서를 개발했는데요. 가볍고 아프지 않아 일상생활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이며 간편하게 혈당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해졌습니다.

오늘 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이원령 선임연구원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피부에 부착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셨는데요. 특히 얇다고 들었거든요, 어떤 것인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조절 능력이 부족해 저혈당 쇼크 등이 갑자기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됩니다. 때문에, 혈당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혈당 체크 기기는 손가락에서 피를 뽑아 혈액 속의 당 농도를 측정하는 의료 기기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피부 부착형 혈당 센서는 무게가 10mg으로 매우 가벼우며, 1mm 미만의 최소 침습 형 마이크로니들 혈당 센서입니다.

이 센서는 기존의 혈액에서 측정하는 대신 우리 몸의 세포 바깥의 체액을 이루는 대부분의 액체인 간질액에서 측정함으로써 환자들에게 통증을 덜어주게 됩니다. 가벼운 무게의 특성으로 장기간 착용하기 용이한 기판을 활용했습니다. 더불어 피부접착제와 gel을 사용하여 피부 통합형 노이즈를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체액을 뽑거나 혈액을 뽑는 게 아닌데, 어떤 원리로 혈당이 측정되는 건가요?

[인터뷰]
마이크로니들 표면에는 Glucose Enzyme이라는 포도당 분해 효소가 있어서 그 효소에 있는 센서 부분이 피부 몸속에 있는 간질액에 도달해서 간질액에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게 됩니다.

이 생성된 전자가 누적되어 전압을 가했을 때 금속 표면을 통해 전류가 흐르게 되는데, 포도당 농도가 높을수록 값이 더 높게 측정됩니다. 이에 따라 포도당 농도에 따른 전류의 변화폭을 계산하여 포도당 농도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개발하신 센서의 혈당측정 정확도와 신뢰도는 어떤 실험을 통해서 입증하신 걸까요?

[인터뷰]
개발된 센서의 정확도와 신뢰도 평가는 식염수를 활용한 신체 모사 환경과 동물실험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식염수에서는 포도당 측정 능력이 확인되어도 실제 생체 내부 환경에서도 측정 능력을 검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동물에 저희 개발된 센서를 적용하여 측정 능력을 검증하려 했습니다. 이때 동물 모델은 저희 센서의 측정 능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시간에 따라 포도당의 변화가 심하게 일어나는 모델이어야 합니다. 저희는 그중에 이소플로린 계열 마취 가스를 사용한 마우스 모델을 활용했습니다.

이 마취 가스는 이전에 사람에게도 사용되었는데, 마취가 될수록 당 농도가 올라가는 부작용이 있어 현재는 병원에서 사람에게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동물실험에서는 여전히 사용됩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빨간색 부분이 저희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센서로 연속적으로 측정한 데이터가 나와 있는데요. 노란색 부분은 20분마다 채혈을 통해 기존의 상용화된 센서를 활용하여 측정한 데이터입니다. 두 그래프를 보시면 거의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취 가스의 영향으로 당의 농도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인슐린을 주입하였을 때 당 농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니들이 피부에 잘 부착이 돼 있어야 될 텐데요, 그래서 피부에 잘 붙일 수 있도록 젤 전해질과 피부 접착제도 따로 개발하셨는데요. 이 두 물질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인터뷰]
피부 접착제는 말 그대로 디바이스가 피부에서 물리적으로 안 떨어지게 하여 장기적인 사용이 가능하게 합니다. 젤 전해질의 역할은 마이크로 니들 부분에 전압을 걸어줄 당시 피부 외부에 위치해 있는 기준전극과의 전류의 값을 읽어드릴 때, 피부와의 접촉저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두 가지의 물질을 통합한 디바이스는, 물리적, 전기적으로 피부와 통합화시켜주게 되어, 노이즈 레벨을 크게 감소시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앵커]
피부에 붙이고 2주간 있으면서 샤워를 하거나 격한 운동을 하면 떨어지는 문제는 없을까요?

[인터뷰]
저희가 2주간 테스트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10mg으로 아주 작은 무게이고, 무게를 지탱하는 접착력이 충분하고, 물리적으로 안 떨어지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샤워를 하거나 격한 운동을 하여도 탈착에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개발하신 센서가 상용화가 됐을 때 신체에 어느 부위에 부착해야 하는지, 교체주기는 어느 정도인지 자세한 사용방법이 궁금해집니다.

[인터뷰]
인간의 피부에 따라 간질액이 존재하는 층까지 도달하는 거리는 각기 다릅니다. 따라서 마이크로니들의 크기를 조절함으로써, 센서를 어디에 부착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할 수 있습니다.

연속 측정 혈당기기의 교체 주기는 사실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기 전까지입니다. 기존의 연속 측정 혈당 기기들은 5g 수준의 무게로, 우리의 연구 결과보다 500배나 무겁기 때문에 매우 강력한 접착 밴드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강력한 접착 밴드를 2주 이상 사용하면 피부 진물 및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서 센서의 수명보다 피부 적합성으로 인한 교체 주기가 결정됩니다.

반면, 우리의 센서는 10mg으로 매우 가볍고 접착제도 국소적으로만 패터닝되어 있어, 제품이 실제로 출시되면 교체 주기가 상용화된 제품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교체주기가 2주라면 이 혈당 센서를 매번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되지는 않을까요?

[인터뷰]
현재 연속혈당측정기의 교체주기가 2주 정도에 10만 원 정도인데요, 꽤 많이 부담되는 가격이기는 합니다. 저희 센서는 비록 재룟값만 계산하긴 하였지만, 천원 정도로 한 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서, 상용화 된다면 훨씬 더 저렴하게 제공이 가능할 예정입니다.

[앵커]
시중에 이미 부착형 혈당 측정 센서가 있는데요. 이번에 개발하신 센서와 비교해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저희 센서의 강점은 착용 편의성입니다. 마이크로니들 센서는 실리콘이라는 부드러운 기판에 제작하여 피부와 접촉하는 면을 최대한 환자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 재료로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기판의 두께가 100um, 10mg로 얇고 가볍게 만들어 환자들에게 착용감이 거의 없게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이렇게 가벼운 특성을 통해 디바이스를 피부에 장기간 고정해야 할 때 필요한 접착제 또한 디바이스에 내재되어 있어 피부 트러블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여러 장점이 있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미세 바늘이기는 하지만 어찌 됐든 피부를 뚫는 방식인데, 아프거나 자극적이지는 않을까요?

[인터뷰]
최근에 유아용 무통증 마이크로니들 주사가 개발되었습니다. 저희 마이크로니들은 이 마이크로니들 주사랑 거의 같은 수준의 사이즈를 유지함으로 통증이 기존 제품에 비해 거의 없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또한, 쥐 피부 표면에다 부착한 후 피부 수복 속도를 실험해보았는데 거의 하루 정도면 피부가 완전히 수복된 것을 실험 결과로 얻어냈습니다.

[앵커]
이 패치가 상용화됐을 때, 전통적인 생산 공정보다 더 간소화됐다고 하던데요. 어떤가요?

[인터뷰]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채택하여 대량생산에 적합하게 만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 접착제, 젤, 마이크로니들과 같은 경우 3D 프린팅, 수작업을 통해 패터닝이 되었는데, 저희는 UV 빛에 의하여 국소적으로 패터닝 가능한 재료를 개발하여, 기존의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포토리소그라피를 통하여 재료의 패터닝을 제어하여 대량생산에 적합하게 만들었습니다.

[앵커]
이 센서와 웨어러블과 접목시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웨어러블 사례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웨어러블 기기는 환자가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신체 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기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나 갤럭시 워치를 통해 맥박을 읽어내는 기능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반지 형태의 실시간 심전도 측정 센서들도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저희 센서와 이런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시킨다면 실시간으로 당을 측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저희 디바이스에서 더 실용화에 가깝게 되려면 블루투스 칩과 연동한 무선 정보 송신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갖춘 연구를 현재 진행 중이며 곧 논문화가 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연구 등을 통해 착용감 없는 연속혈당 측정기의 상용화까지 열심히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사실 당뇨병 환자들은 매일 혈당 체크를 하는게 굉장히 고역이라고 들었는데 이런 마이크로 니들 혈당센서가 빨리 상용화가 돼서 많은 분들에게 좀 더 편리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이원령 선임연구원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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