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AI라는 말, 이제는 거의 매일 들을 정도로 익숙해졌는데요, 실제로 AI는 우리 삶에 어느 정도 다가와 있을까요?
AI는 글자 그대로 사람의 지능을 모방하고 흉내 내는 '따라 하기'로 시작됐지만, 그 성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빨라 벌써 사람을 능가하는 분야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궁금한이야기'에서는 사람의 자리를 대체해가는 AI의 현주소와 우려되는 문제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가 보시죠!
[이효종 / 과학유튜버]
2016년, 세간을 크게 떠들썩하게 만든 아주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바둑 기사였던 이세돌과 구글의 알파고라는 인공지능 컴퓨터의 바둑 대결이 바로 그 사건이었죠.
아마 이때부터였을까요?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순간 말입니다. 오늘날에는 4차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로서, 이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꼽고 있는데, 대체 ‘인공지능’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할 수 있고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오늘 궁금한 이야기에서 이에 관해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인공지능은 AI라는 약어, 즉 Artificial Intelligence를 그대로 번역한 용어입니다. 직역하면 사람이 만든 지능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여기서 지능이란 인간의 여러 지적 행동을 수행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알파고와 같이 바둑을 두거나 글을 쓰고, 누군가의 말을 알아듣고 행동을 한다거나, 빠른 계산을 하거나, 그림으로부터 사람의 얼굴을 찾거나 하는 모든 지적 능력들을 의미합니다.
AI는 소위 ‘전문가의 영역’으로 정의되고 있었던 일들을 서서히 대체하기도 합니다. 대표적 전문 영역인 ‘의료 영역’에서도, 이 AI 기술이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데요. 20년 경력의 안과 의사가 약 2시간 동안 검사해야 겨우 진단해낼 수 있는 당뇨성 망막증을 자동으로 진단해내는 기계가 미국 식약청의 인증을 받아, 현재는 의료 현장에 배치되어 운용되고 있습니다.
당뇨성 망막증은 워낙 진료비도 비싸고, 진료 난이도도 높아,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된 모니터링 없이 실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으나, 의료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체중계에 올라가 몸무게를 재는 노력 수준으로 간단하게 해당 질환을 진단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법률 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본래 변호사를 고용하여 일일이 처리해야 하는 복잡한 계약서들을, 이제는 AI가 검토합니다.
아직 놀라기엔 이릅니다. 그 동안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창작의 영역’에서조차, 이제 AI 기술의 바운더리를 빗겨가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웹 기반으로 수많은 빅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예술가의 패턴을 모방하여, 오늘날의 인공 건축물과 자연을 그들의 화풍으로 재현하기도 합니다. 또는 아예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기도 하죠. 순전히 디자이너의 영역이었던 독창적인 제품 스케치와 디자인, 그리고 소재의 특성까지 고려하여 새로운 핸드백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이쯤 되면 AI가 정말 모든 것들을 대신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연구자들은 그러한 AI를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연구를 지속하고 있지만, 오늘날의 AI의 수준은 ‘그렇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AI가 지적 능력을 수행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오늘날의 AI는 대부분 ‘기계학습’이라는 방법을 활용해 주변 정보를 습득하고, 학습하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습니다. 과거로부터 연구되던 이 기술이, 오늘날의 컴퓨팅 파워의 영향력에 힘입어 ‘딥러닝’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딥러닝은 기계학습의 방법들 중 하나로서, 주변으로부터 습득한 수많은 정보들을 활용해 스스로 옳은 답과 그른 답을 분별하는 능력을 학습하는 것을 말합니다. 때문에 딥러닝을 활용한 방식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원하는 질문과 답이 정해져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첫 딥러닝을 활용해 학습한 일들에 대해서는 새로운 명령을 주더라도 잘 수행하는 반면, 조금만 학습의 범위에서 벗어나면 쉽게 오류를 발생시킵니다.
많은 데이터를 학습을 위해 계속해서 축적해야 하는 딥러닝의 구조상, 기계학습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능력과 저장 공간이 필수적이라는 단점도 있습니다.
학습되는 데이터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심심이 혐오표현 사태를 그 예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챗봇으로 현재 누적 사용자가 약 3억 5,000명, 그리고 200여 개의 국가에서 81개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는 어플 ‘심심이’는 물리적 대화가 단절되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더욱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대화가 가능한 AI 프로그램입니다. 심심이는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의 채팅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학습하는데, 이용자가 일부러 혐오와 차별의 표현을 익히도록 정크 데이터를 심어, 다른 이용자들에게 혐오 표현을 하는 심심이를 만든 사례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하는 AI는 필연적으로 ‘데이터 편견’을 가질 수 있다는 함정이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AI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또 개발해야만 함은 자명한 것 같습니다. 인류 최초의 AI가 계산기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AI는 인간의 지적 활동을 과거로부터 지속적으로 돕고, 새로운 지적 도약을 가능하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컴퓨터는 다양한 패턴을 쉽게 분석하도록 도왔고, 거대한 데이터들의 원리를 알아내는 뛰어난 망원경이 되어주었습니다.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인류는 결국, 딥러닝이라는 기적의 기계학습 방법을 고안해내기에 이르게 되었죠.
어떻게 하면 혐오와 차별을 데이터 학습 단계에서 어떻게 배제할 것인지, 점점 더 인간과 닮은 능력을 보유할 수 있는 AI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연구들은 아직 우리 인류가 가야 할 길이 멀었음을 나타내주기도 합니다. 미래의 AI 기술은 과연 인류를 어디까지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상 궁금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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