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세사기를 당한 서민을 위한 마지막 보루, 보증보험이죠.
이 보증보험을 운영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는 약관을 운영하다 공정위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았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산에서는 임대인 한 명이 무자본 갭투자로 190가구를 사들인 뒤 4년간 150여 명에게 전세보증금 190억 원을 가로챈 사건이 터졌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HUG에는 가짜 전세 계약서를 제출했습니다.
보증 보험에 가입한 피해자들은 HUG에서 전세 보증금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정작 HUG는 보증을 취소했습니다.
민간 임대주택 임대인이 사기나 거짓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거나 이를 근거로 보증을 신청한 경우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어도 공사가 보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약관이 근거가 됐습니다.
피해자들은 HUG를 상대로도 힘든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부산 전세사기·보증 취소 피해자 : 임대인한테도 사기를 당하고 허그로부터도 사기를 당한 케이스거든요. 국가가 보증하는 보증서를 믿은 선량한 세입자들이 피해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이게 너무나도 억울하고….]
피해자 신고로 약관을 심사한 공정위는 시정 권고를 내렸습니다.
[신용호 / 공정거래위원회 약관특수거래과장 : 상법 규정의 취지에도 반하므로 이는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사업자에게 법률상 부여되지 않은 해지권을 부여하는 조항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공정위가 공기업을 상대로 시정권고까지 하게 된 건 심사 과정에서 자진 시정 의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HUG는 최근 국감에서 이 문제로 질타를 받자 약관을 고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약관은 소급 적용이 안 됩니다.
HUG는 이미 보증 취소를 한 피해자들을 위해서는 배임 소지를 피하기 위해 입법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입법이 되면 항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병태 /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 승소 사건이 생기면서 저희 주장이 맞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상황이어서 판결 확정 전에 보증 취소를 다시 번복해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부산 전세사기·보증 취소 피해자 : 소송으로 대응하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돈을 돌려주기 전까지 HUG의 말을 믿진 않습니다. 소송도 패소한 것을 항소하고 있고,]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HUG와 소송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영상편집 이은경
디자인 임샛별
YTN 이승은 (selee@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