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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AI, 블랙박스 분석해 교통사고 과실 비율 판단한다!

2023년 09월 21일 16시 28분
■ 이용구 / GIST 기계공학부 교수

[앵커]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나면 사고과실 비율을 산정하지만, 사고 당사자들끼리 합의가 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한다면 최종 판결까지 긴 시간과 많은 에너지, 사회적 낭비가 초래되죠. 그런데 감정을 배제한 인공지능이 교통사고의 인과를 판단한다면 어떨까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AI 과실 비율 판단 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GIST 기계공학부 이용구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교통사고 과실비율을 판단하는 AI 기술을 개발하셨는데요. 어떤 기술인지 직접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시내 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접촉사고를 자주 보셨을 텐데요. 사고 차량 들이 도로에 서 있거나 갓길에 주차한 후 보험사에 전화를 걸고 사고조사원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이때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하죠. 사고조사원을 기다리는 이유는 조사원들이 사고현장을 보고 과실비율을 판단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차들은 블랙박스를 갖고 있죠.

이번에 저희가 개발한 과실비율 평가 시스템은 조사원이 아닌 AI가 사고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사고 과실 비율을 평가합니다. AI가 어떻게 이러한 평가를 할 수 있는지 설명 드리자면 AI 네트워크는 사람의 뇌 신경을 모방하여 만들었습니다. 수백만, 수천만 개의 신경세포가 얽혀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런 신경세포를 학습시키는 것이 요즘의 AI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사고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사고 영상을 학습하였으며, 이를 통해 보지 않은 사고에 대해 사고 과실 비율을 평가하는 추론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앵커]
보통 접촉사고가 나면 보험사가 나서서 과실비율을 판단하고 산정하는데, 실제로 판단이 엇갈려 법적 다툼까지 가는 경우가 많이 있나요?

[인터뷰]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당사자가 경찰서에 신고하거나 보험 회사에 접수하게 됩니다. 우선 보험회사는 영상, 사진, 목격자 진술 등의 사고 관련 자료를 받아 과실비율 산정하고 이를 사고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제시하고 합의를 유도합니다. 산정된 비율에 대해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보험회사와 다시 협의를 진행하거나 분쟁해결기구를 이용하게 됩니다.

분쟁해결기구는 과실비율 분쟁심의위원회와 법원이 있습니다. 법원을 통해 분쟁해결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소송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모두 피하고 싶은 마지막 보루입니다. 이에 앞서 과실비율 분쟁심의위원회는 국내 보험회사들이 협정을 맺고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분쟁심의위원회를 통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분쟁 심의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2021년에는 11만 건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분쟁을 해결하는 데 건당 약 70일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11만 건 중에서 6.6%는 소송으로까지 연장됩니다. 우리 기술은 이러한 시간 소요와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회적 낭비도 줄이면서 얼굴 붉히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AI가 교통사고 과실비율을 판단하고 그것이 법적 근거가 되려면 아무래도 정확도나 신뢰성이 높아야 할 텐데요. 개발하신 기술은 어떤가요? 믿고 사용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현재 논문에 제시된 기준으로 90%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 드린 것과 같이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데이터 셋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를 학습한 AI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데이터 셋을 2가지로 분류합니다.

비유하자면 연습문제와 기말고사문제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연습문제가 학습에 사용되는 학습 데이터 셋입니다. 학습 데이터 셋은 말 그대로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데이터 셋이어서 AI는 문제와 답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말고사에 해당하는 평가 데이터 셋이 존재합니다. 이는 AI가 전혀 보지 못한 데이터입니다. 모든 학습 과정이 종료된 후, 평가 데이터 셋을 통해 AI의 성능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모델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논문에 제시된 90%의 정확도는 평가 데이터셋을 통해 측정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보지 못한 새로운 영상에 대한 정확도입니다. 즉, 개발한 사고 과실 평가 AI의 객관적 성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어떤 원리로 AI가 영상을 사람이 판단하듯 과실비율을 산정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우리는 아기를 가르치듯이 AI에게 다양한 사고 영상 데이터를 학습시켰습니다.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셋은 웹 크롤링을 통해 수집하였습니다. 유튜브, 카카오 TV 등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고 영상을 수집하였습니다. 약 1,200개의 데이터를 수집 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데이터가 어떤 사고인지 레이블링을 수행하였습니다. 레이블링은 해당 사고 영상이 차선 변경사고인지, 후방 추돌사고인지와 같이 자동차 사고의 유형을 결정해주는 일입니다. 그리고 사고 유형에 따른 과실 비율을 연결했습니다.

AI는 사고 영상과 사고유형의 연관관계를 학습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고 영상이 주어졌을 때, 과실 비율을 판단하는 원리입니다.

[앵커]
이번 기술에서 사람의 뇌 신경을 모방한 기술이 적용됐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것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CNN이란, 생소하실 수 있는데요. 인간의 시신경을 본떠 만든 기계학습 모델로서 '합성곱신경망'으로도 불립니다. 프로그래머가 정한 특징의 규칙이 없는대도 스스로 특징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 핵심입니다. CNN은 2D CNN과 3D CNN으로 나뉘는데요. 2D CNN은 이미지 위에서 평면 사각형이 이동하며 정보를 취합합니다. 이렇게 취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이미지에 대한 인식을 하는 것입니다. 예시에서는 강아지라고 인식하는 것이 최종 결과입니다.

하지만 3D CNN은 시간에 따른 정보의 취합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3D CNN은 평면 사각형이 아닌 직육면체가 데이터 위를 지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시간 정보를 다루기 위해 3D CNN을 활용하였습니다.

[앵커]
말 그대로 2차원과 3차원의 차이점, 훨씬 더 깊은 개념의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AI가 법률적인 판단을 하는 사례는 이 기술이 첫 사례인가요?

[인터뷰]
글자 즉 텍스트가 아닌 영상에 적용한 것은 첫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연구팀의 연구는 영상이라는 매체로 표현된 교통사고 기록을 분석하여 과실비율을 판단하는 면에서 주목받고 싶습니다. 즉 영상기반의 법률적인 판단을 이루어낸 최초 연구입니다. 다양한 법률 분야 중 AI가 판단이 가능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AI기술이 많이 발전하면서 이런 영상 분석기술은 기존에도 있었는데요, 인공지능 영상 분석 기술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사고 영상은 단순한 동작이 아니고 따라서 복합적인 동작의 이해가 필요로 합니다. 차선 변경사고의 경우에는 차가 직진하는 동작, 차선 변경하는 동작, 충돌하는 동작이 복합적으로 등장합니다. 이러한 여러 동작의 집합이 사고 영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복합 동작을 입력으로 최종 사고 유형을 도출해내게 됩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인공지능이 사고의 유형을 예측하는 작업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미난 점은 동영상을 보시면 확률적으로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에 자신감 숫자를 같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람이 해오던 교통사고 내용 판정을 AI가 하게 되면 어떤 이점이 있나요?

[인터뷰]
AI 네트워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게 되고, 학습된 데이터에 기인한 정보를 출력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AI가 분석한 정보는 객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이러한 AI의 객관성을 활용하기 위해 본 시스템을 제안하였습니다. 사람과의 차이점은 주관이 개입할 요소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고 과실을 평가할 때는 사고 당사자의 득실과 같은 경제적 이해와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운전자들 중 82.8% 가 자신은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5.7% 자신은 무과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가 개발한 기술을 사용한다면 기본적인 사고 유형 및 과실에 대한 기초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분쟁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이점이 존재합니다. 보험 관계자들의 말을 전언해 드리면 교통사고 피해자들은 보험조사원, 변호사 나아가서는 판사의 결정도 불신할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 수많은 사례로 학습된 인공지능의 판단은 당사자들에 꽤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간의 단축은 인건비 감소, 보험료 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직접적으로 모든 운전자의 혜택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앵커]
굉장히 객관적이다보니깐 당사자에게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요. 상용화를 위해 추가 기술 개발이나,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인터뷰]
개발된 사고 과실 평가 프로그램은 데이터가 존재하는 다수의 상황에서 발생한 케이스에 대한 성능은 탁월하나 특이한 상황에서의 사고 과실 평가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 관련 데이터를 더 확충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생성 AI를 활용하여 특이 데이터를 생성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AI 분석 기술을 실제 상황에서 유효한 판단 수단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법적, 사회적 합의 과정도 남아있습니다.

[앵커]
AI가 교통사고 과실 비율을 합리적으로 따져 주는 기술에 대해 들어봤는데요, 앞으로 사회적 비용을 상대적으로 절감한 그런 합리적인 기술이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GIST 이용구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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