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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시] 쓰쿠바! 과학 계획도시…우주 기술 발달

2023년 09월 04일 16시 29분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최소라

csr73@ytn.co.kr



[앵커]
과학 기자와 함께 전 세계 도시 속에 숨겨진 과학 문화유산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과학도시,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느 도시로 떠나볼까요?

[기자]
오늘 둘러볼 도시는 연구기관 수백 곳이 모여있는 한 나라의 대표 과학도시입니다. 인구 7명 중 1명꼴로 과학에 종사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도시이기도 한데요. 준비된 영상 보시고 어디인지 감을 잡아보시겠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의 쓰쿠바가 오늘의 과학도시입니다. 쓰쿠바는 일본 열도 중심부에 있는 도시인데, 수도 도쿄에서 기차로 한 시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쓰쿠바에는 쓰쿠바연구학원도시가 조성돼 있는데, 마치 우리나라 대전의 대덕연구단지와 비슷합니다. 정부 주도로 조성된 과학 단지인데, 수많이 연구기관이 몰려 있어서 일본 과학자들은 물론이고, 해외 과학자들도 다수 거주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 주도로 구성된 진정한 과학 도시라는 생각이 드는데, 도쿄와 가까운 도시에 이런 과학단지가 생기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요?

[기자]
쓰쿠바에 연구학원도시가 조성되기 시작한 건 1960년대입니다. 대전의 대덕연구단지가 조성된 시기보다 10년 정도 앞섭니다. 1963년에 일본 정부가 도쿄의 인구 과밀을 해소하고, 지식 산업을 한데 모으기 위해서 도쿄에서 가까운 쓰쿠바시를 연구 학원 도시로 선정했고요.

이후 1966년부터 1982년까지 도시 조성사업이 진행됐습니다. 초반에는 연구소나 교육기관, 기업들이 쓰쿠바로 이전하기를 꺼렸지만,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이전을 독려했습니다. 그 결과 과거 도쿄에 밀집해 있던 연구소들과 기업들이 쓰쿠바로 이주해서 현재는 모두 300여 개의 연구기관이 들어섰습니다. 쓰쿠바연구학원도시는 현재 쓰쿠바시 면적의 10분의 1을 차지하고요. 시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몰려 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도시면 과학자들이 정말 많이 살고 있을 것 같은데요,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2015년 기준으로 쓰쿠바시 전체 인구는 22만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 가운데 쓰쿠바연구학원도시에 소속된 공무원 연구원이 5천 명이고요. 단지 내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수까지 더하면 순수 연구인력만 1만5천 명입니다. 인근의 쓰쿠바대학과 대학원 등에 다니는 학생들 2만여 명인데요. 모두 포함한다면 과학 종사자만 3만5천 명 정도로, 정말로 도시 인구 7명 중 1명꼴로 연구분야에 소속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과학 단지인 만큼 외국인 연구자와 유학생도 많습니다. 외국인 등록자 수가 7천5백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5 %에 달한다고 집계됐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대던연구단지의 도시버전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 그렇다면 쓰쿠바의 대표적인 연구가 무엇인지 소개해 주세요.

[기자]
쓰쿠바가 일본 대표 과학단지인 만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아시아의 노벨상 강국인 만큼 기초연구가 굉장히 튼튼합니다. 쓰쿠바의 대표 교육기관인 쓰쿠바대가 노벨 물리학 수상자와 화학상 수상자 등 노벨 과학상 수상자 3명을 배출한 대학입니다.

또 쓰쿠바에선 IT 기술과 로봇 기술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한 곳이 일본 쓰쿠바대학이었습니다. 1977년 쓰쿠바대 기계공학 연구소는 정면에 장착된 2개의 카메라가 도로의 흰색 표식을 인식해서 시속 30km 구간을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미국과 중국 등이 자율 주행 기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요. 도요타나 닛산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회사들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최초로 개발한 만큼 일본 정부가 자율주행에서 다시 선두를 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 정책을 보면,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실증을 위해서 많은 규제를 풀어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4월부터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자율주행차가 특정 조건에서 공공 도로를 주행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또 일본 정부는 이르면 내년에 세계 최초로 고속도로 100㎞ 구간에 자율주행 전용 차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남부 쪽의 나고야 주변 지역을 잇는 고속도로 일부 구간입니다.

[앵커]
일본이라고 하면 또 빼먹을 수 없는 게 우주 연구일 것 같은데요, 어떤 소행성에 착륙까지 해서 시료를 가져오고 이런 적도 있었는데, 쓰쿠바가 이곳의 중심지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의 항공우주 연구기관인 JAXA, 사이언스투데이에서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소행성 탐사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우주 기구죠. JAXA 본부는 도쿄에 있지만, JAXA가 제조하는 로켓과 위성은 바로 여기 쓰쿠바 우주센터에서 만들어집니다.

JAXA의 대표적인 성과를 말씀드리면요. 말씀하신 대로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하야부사 2호는 2014년 발사돼 화성을 돌고 있는 소행성인 류구로 향했는데요. 지난 2018년 6월 류구 상공 20㎞에 진입했고, 2019년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토양 시료를 채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20년 12월 지구로 돌아와 토양 시료가 담긴 캡슐을 호주 사막에 낙하시키고, 다음 목표 소행성을 향해 다시 날아갔습니다.

다음 소행성에 도착할 예정 시기는 2031년 7월로 예상됩니다. 달이나 화성 등 커다란 천체를 목표로 하는 탐사선과는 달리, 소행성 탐사선은 크기도 작고 중력이 매우 약한 소행성에 착륙해야 해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 우주센터가 고도의 우주 장비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저희도 일본에 가게 된다면, 쓰쿠바 우주센터를 직접 방문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도쿄 여행을 계획한다면, 시간을 내서 쓰쿠바 우주센터를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우주센터에 방문하면 로켓과 위성의 실물을 볼 수 있습니다. 우주센터 정문부터 높이 50m, 직경 4m의 실물 로켓이 누워있는 것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또 일본 우주개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도 즐길 수 있는데요. 우주센터 관광을 위한 입장은 모두 무료입니다. 가이드와 함께하는 견학 투어가 있지만, 일본어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이고요. 대신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영어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영어 설명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서 많은 관광객이 추천하는 방문지입니다.

[앵커]
한국어 설명까지 잘돼있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가까운 곳이니까 직접 방문해보기엔 좋겠네요. 최소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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