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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화성 가는 '스타십', 지구 환경은 파괴?

2023년 05월 03일 16시 29분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양훼영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저희가 코로나19로 인해서 대면 만남 줄어들면서 비대면의 만남들이 많이 늘어났잖아요. 그때 특히 많이 이용됐던 게 디지털 기기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줌을 통한 화상회의를 한다든가 촬영을 한 영상으로 비대면 수업을 한다거나 아니면 영상통화를 통해서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들과 만나는 일들이 있었잖아요. 심지어 명절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말고 영상통화로 부모님과 만나라고 정부에서 적극 독려를 하면서 영상 통신료를 지원해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만큼 디지털을 통한 만남, 영상을 통한 만남이 사람들의 외로움을 해소 시켜주고 접촉의 효과를 많이 내주는 것으로 확인을 했는데요 그런데 사람과 같이 앵무새도 영상통화를 통해서 외로움을 달랜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앵커]
저도 10년째 앵무새를 키우고 있는 데 그래서 정말 관심 있게 리포트를 봤습니다. 우선 어쩌다 앵무새에게 영상통화를 시켜볼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기자]
우선 앵무새 같은 경우에는 사람의 말을 따라 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를 직접 나눌 수 있는 만큼 굉장히 똑똑한 새로 알려져 있잖아요. 실제로 지능 수준이 어린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만큼 굉장히 똑똑한 새인데요. 실제로 야생에 사는 앵무새들은 무리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반려동물로 앵무새를 키우면 거의 대부분은 한 마리만 키우는 경우가 많고요. 집에서 앵무새를 키우다 보면 사람이 집에 없는 순간에는 새가 혼자 집에 있는 경우도 있죠.

이럴 경우에는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야생에서는 무리 생활을 하니까요. 그래서 외로움을 심하게 느끼는 앵무새의 경우에는 스스로 깃털을 뽑는 등의 자해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구진들은 사람처럼 혹시 영상통화를 하면 앵무새도 외로움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가정을 하고 실험을 해봤다고 합니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앵무새는 모두 18마리였는데요. 실험 진행은 우선 앵무새에게 종을 치면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학습시켰습니다. 그러니까 앵무새가 종을 울리면 영상통화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주인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학습을 시킨 거죠.

종이 울리고 나면 주인이 앵무새에게 다른 앵무새 사진을 두세 장 보여주면서 어떤 앵무새와 영상 통화를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요. 그리고 앵무새가 통화 상대를 직접 고르면 그 앵무새와 영상통화를 시켰습니다. 이렇게 3개월 동안 앵무새들이 영상통화를 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앵무새들이 스스로 종을 울려서 영상통화 의사 표현을 했잖아요. 이 횟수가 147번이 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통화를 연결한 시간은 무려 천 시간이 넘었다고 합니다.

[앵커]
앵무새가 종을 울리고 앵무새를 직접 선택을 하고 화면을 바라보는 모습이 굉장히 신기한데요. 영상통화를 한 실험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기자]
사람과 마찬가지로 앵무새도 영상통화를 통해서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이 천 시간이 넘는 영상기록을 분석을 해봤더니 영상통화를 하는 것 자체가 앵무새들에게 실제로 만나는 효과와 똑같은 상호작용을 일으켰다는 걸 알아낸 건데요. 화면 속 친구 앵무새를 향해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친구 앵무새가 하는 행동을 보고 먹이를 찾는 모습, 발성을 하는 모습, 비행을 하는 모습 등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앵무새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새는 영상통화를 많이 거는 새 그러니까 나에게 영상통화를 요청을 많이 하는 새가 인기가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실험은 3개월만 진행이 됐지만, 실험이 끝나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험 참여한 18마리 중에 2마리 정도는 여전히 영상통화를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진들은 실험에 참여한 모든 앵무새들이 자신이 다른 새와 스스로 교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서 외로움을 달랬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앵커]
저희 집 앵무새를 가끔 혼자 둘 때가 있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영상통화를 한 번 시켜봐야겠습니다. 다음 준비한 어떤 소식은 어떤 건가요?

[기자]
지난 20일이었죠. 스페이스X가 개발한 인류 최대 역사상 가장 큰 로켓 스타십 발사가 있었는데 결국 그 발사가 성공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있는 환경단체들이 스타십 발사로 인해 주변 환경이 파괴됐다면서 발사 허가를 내준 미연방항공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있거든요.

[앵커]
그렇다면 이 발사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일까요?

[기자]
우선은 지난 20일 발사된 스타십의 모습을 먼저 보면서 현장이 어땠는지 먼저 살펴봐야 될 거 같아요.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이죠. 발사 장면을 보시면 불기둥 자체도 엄청나게 큽니다. 먼지가 굉장히 많이 발생이 돼서 주변으로 먼지 기둥이 많이 발생되는 것도 볼 수 있고요. 지금 하늘로 올라가고 있는데 실제로 화면에서도 먼지가 가득 차는 듯한 느낌을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스타십은 이륙하고 4분 만에 폭발을 했기 때문에 발사 자체만으로도 생겼던 먼지 폭발 말고도 로켓 본체가 폭발하면서 생기는 부속품들도 굉장히 많이 발생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스타십 발사 여파로 인해서 발사장 콘크리트 덩어리가 인근에 날아가면서 14,000㎡ 면적에 불이 나기도 했다고 하고요. 미국 내무부 산하의 '어류 야생동물 서비스'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은 "콘크리트 먼지 기둥이 무려 10km 떨어진 지역까지 발생했다"고 합니다. 산산조각난 기체 잔해들은 주변 주립공원이나 해변 등에 떨어져서 발견이 되기도 했고요. 이번 발사로 인해서 로켓 본체 말고 로켓발사대도 폭파됐는데, 콘크리트와 금속판 조각이 수 km 떨어진 곳으로 날아가서 발견이 된 사진들이 트위터나 인터넷, SNS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합니다.

또 인근 주민들에게는 발사로 인한 진동이 거의 미니 지진 그러니까 작은 지진 수준으로 방불케 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요. 발사장에서 6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는 포트 이사벨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는데요. 이 마을에 있는 집이나 학교 유리창들이 이번 발사로 인해서 다 깨졌다고 하고요. 뉴욕타임즈와의 주민 인터뷰를 보면, 그동안은 조금 흔들려서 로켓이 발사했구나! 느낄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정말 공포스러웠다 이런 소감도 남기기도 했습니다.

[앵커]
워낙 큰 로켓이다 보니까 여파가 엄청났던 거 같은데 그런데 스타십을 발사하기 전에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았을까요?

[기자]
네,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환경영향평가를 하기는 했습니다. 스페이스X 발사장인 스타베이스가 위치한 곳 자체는 사실 이전부터도 주변에 야생동물보호구역에 있기 때문에 환경파괴 우려가 있어서 환경영향평가를 꼭 진행하거든요. 지난해 스타십 발사를 위해서 시설 확장을 인한 환경영향평가를 했는데요. 그 당시에 예상되는 환경 영향은 스타십 발사로 인해 발사대 인근 2,833만㎡ 면적에 환경 오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을 했습니다.

이 예상 면적이 면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리인지 이해가 안 되잖아요. 직선거리로 면적을 환산해보면 한 5,000㎞ 수준까지는 뻗어 나간다.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실제 이번 발사 실패로 끝나면서 이 지역의 두 배가 넘는 수준까지 피해가 발생을 했다는 겁니다. 예상보다 너무 먼 곳까지 환경오염이 일어나는 걸 확인하면서 환경영향평가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 이런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예상도 보니까 굉장히 멀리까지 피해를 끼쳤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피해를 끼친 셈인데요. 정말 스타십 발사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든 셈인 거 같습니다. 이번에는 미국 연방에서도 조사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 연방항공청 FAA는 스페이스X가 스타십 사고로 인해서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조사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재발사 허가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스타십 발사로 인해서 인명 피해, 공공재산 손실 이런 것들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발사로 인해서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신고가 된 점을 보아 이번 발사를 사고로 간주하고 조사하겠다는 뜻인데요.

앞서 이야기했지만, 특히, 예상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흙먼지나 콘크리트 파편 등이 날아갔기 때문에 스페이스X가 다음번에 스타십을 발사를 하게 된다면 지금의 계획보다는 더 강화된 환경보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이번 발사에 대해서 스페이스X의 준비 부실도 지적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대형 로켓 발사대에는 화염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서 발사대 바닥에 물이나 거품으로 채워진 푹신한 패드를 설치하거나 아니면 엔진에서 엄청나게 고압의 가스들이 분사가 되잖아요. 이런 것들이 안전한 길을 따라서 배출될 수 있도록 도랑을 파야 되거나 이렇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험 발사대에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적용되지 않았다고 하거든요. 그래서인지 로켓에서 나온 불꽃이 너무 뜨거워서 발사대 콘크리트가 녹았고 파편이 날라가기도 하고 이런 일들이 벌어졌기 때문에 준비도 부실했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미국 생물다양성센터와 미국조류보호협회 등 5개 환경 단체들은요 미연방항공청에게 포괄적인 환경 영향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으며 스페이스X의 스타십 발사를 부족한 상태에서 허가했기 때문에 국가환경정책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으로 고소장을 써서 연방법원에 제출한 상태라고 합니다.

환경단체들은 멸종위기종인 도요 물떼새가 스타베이스 주변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서식지로 스타십 발사로 인한 잔해가 떨어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장 조사도 하고 있다고 하거든요. 이전에 환경영향평가를 하기는 했지만, 실제 피해가 영향 평가보다 더 컸던 만큼 미국연방항공청이 다음 발사 허가 전까지 재평가는 꼭 필요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동안 발사 성공, 개발 성과에만 이목이 집중돼 있었는데 안전과 환경영향에도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사이언스 취재파일'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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