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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기후변화가 몰고오는 기후재난…사례와 대응 방안

2023년 05월 02일 16시 16분
■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난 4월 21일 세계기상기구가 2022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보고서의 제목은 "기후변화는 끊임없이 가속되고 있다" 입니다. 지구가 갈수록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고 있다는 건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2022 연례보고서의 담긴 기후변화 분석과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기후 변화 관련해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이 기온상승과 온실가스 변화잖아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기후지표 중에서 가장 먼저 기온변화를 언급했는데요. 2022년 지구 평균 기온은 1850-1900년 평균보다 1.15℃ 높았는데요.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2015년에서 2022년은 1850년 이후 기록된 가장 따뜻한 8년이었으며, 2022년은 5번째 또는 6번째로 따뜻한 해였습니다. 이는 3년 연속 지구의 기온을 떨어뜨리는 라니냐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온이 상승하는 이례적인 사건이었지요.

그리고 온실가스의 농도도 2022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의 세 가지 주요 온실가스의 농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볼 때는 지난 3년간 라니냐 해였음에도 기온상승이 심상치 않았는데 현재 라니냐 중립상태인데 기상청은 올여름에 엘니뇨로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거든요. 통상 엘니뇨 해의 여름 기온은 높은 특성을 보이고요. 또 올해 4월에 인도와 중국에서 조기 이상고온현상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여름도 역대급 폭염이 찾아오지 않겠나 하는 예측도 됩니다.

[앵커]
표를 보니깐 정말 지속해서 기온이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기온 상승이 기후변화의 다른 지표도 변화를 시키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기온상승은 빙하의 녹음을 가속화 시키는데요. 보고서에서는 기준 빙하는 2021년 10월과 2022년 10월 사이에 평균 -1.3m 이상의 두께 변화가 발생했다고 말하는데요. 이 손실량은 지난 10년의 평균보다 훨씬 큽니다. 1970년 이후의 빙하의 누적 두께 손실은 거의 30m에 달하는데요. 2022년의 특징적인 사건은 유럽의 산악빙하가 급격히 녹아내렸다는 점입니다. 스위스에서는 2021년과 2022년 사이에 빙하 면적의 6%가 손실되었는데 놀랍게도 2022년에는 가장 높은 산에서조차 새로운 눈이 쌓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린란드 빙상은 26년 연속 마이너스 총 질량 균형으로 끝났으며, 그림처럼 남극 대륙의 해빙은 2022년 2월 25일에 192만㎢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기록상 가장 낮은 수준이며 장기 평균(1991-2020)보다 거의 100만㎢나 적은 면적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북극 빙하가 많이 녹게 되면 강력한 기후재난이 많이 발생한다는 건데요. 제트기류가 길게 남북으로 흐르게 되면서 폭염이나 대홍수같은 재난이 발생하지요. 우리나라도 2020년 중부지방의 54일간의 장마와 뒤이어 폭염이 왔었을 때 바로 제트기류의 사행으로 기압계가 정체되면서 발생했던 재난들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올여름에 폭염은 물론 이상 호우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되는 것이지요.

[앵커]
올여름이 역대급 폭염에 이상 호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깐 걱정이 되는데요. 말씀 해주신 대로 이렇게 빙하가 많이 녹게 되면 당장 해수면 상승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많은 저지대 국가가 침수 피해를 입게 되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빙하가 많이 녹게 되면서 지구 평균 해수면(GMSL)은 2022년에 계속 상승하면서 신기록을 세웠는데요.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위성 기록의 첫 10년(1993-2002, 2.27mm∙yr-)과 마지막 10년(2013-2022, 4.62mm∙yr) 사이에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2005-2019년 동안 빙하가 녹으면서 기여한 해수면 상승비율은 36%이며, 해양 온난화(열팽창을 통한)로 인한 해수면 상승률은 55% 정도였습니다. 대기 온도 상승은 필연적으로 해양온도상승을 가져오는데요. 특히 바다가 품고 있는 열의 총 함량이 크게 증가한다는 겁니다. 해양 열 함량은 2022년에 새로운 최고치에 도달할 정도로 뜨거워졌는데요, 이런 해양 온난화율은 지난 20년 동안 특히 높았습니다.

저도 태풍예보를 하다 보면 느끼는 거지만 표면 해수 온도도 중요하지만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하기 위해서는 해양 열 함량이 높아야 합니다. 그런데 걱정스럽게도 해양 열 함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에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도 초강력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또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발생하는 것이 해양산성화인데요. IPCC 6차 평가 보고서는 현재 바닷물의 산성도가 관측 이래 가장 높으며 산성변화율도 전례가 없을 만큼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기온상승이 해수면도 상승시키고, 해양 열 함량도 증가 시키고 해양 산성화도 일으키는데요, 이런 자연 환경도 변화시키지만 사회 경제적, 환경적 영향도 변화시킨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먼저 가뭄이 동아프리카를 뒤덮었습니다. 2023년 1월 현재, 2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가뭄 영향으로 동아프리카 전역에서 극심한 식량 불안에 직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요. 기후변화는 파키스탄에 극심한 대홍수를 가져왔는데요. 1,700명 이상의 사망자와 3,300만 명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았으며 거의 800만 명의 사람들이 이재민이 되었습니다. 총 피해액과 경제적 손실액은 300억 달러로 평가되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의 스페인, 독일,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에서 발생해 더위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총 15,000명을 넘어섰고요. 중국은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전국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폭염으로 최고기온을 기록했으며 기록상 두 번째로 건조한 여름이 발생했었습니다. 중국의 가뭄과 연계된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가뭄은 작년부터 올봄까지 지속 되었던 것도 기후변화의 영향이었지요.

[앵커]
앞으로 기후변화가 더 가속화되고 이런 기상이변도 잦아진다고 하니깐 암울한 생각이 드는데요, 이에 대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인터뷰]
세계기상기구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재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기기상경보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 지원하는 정책을 펴오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유엔 기구들 간의 협력은 극단적인 기후 및 기후 사건에 의해 유발되는 사망률과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유엔 조기 경고는 지구 상의 모든 사람이 기후재난 조기 경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나라 간의 역량 격차를 메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약 100개국이 적절한 기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야심찬 과제를 달성하려면 관측 네트워크의 개선, 조기 경보, 수문 및 기후 서비스 능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말하고 있는데요.

결국, 정확한 기상예보가 선행되고 나서 조기경보시스템이 갖춰져야 재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거지요. 우리나라 기상청도 올해 2월에 ‘기후변화 대비 재난관리체계 개선 종합대책’에서 현재 장비 시스템 부족으로 신속 정확한 기상 및 홍수예보에 한계가 있지만, 앞으로 더 촘촘한 기상예측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홍수예보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상예측은 목표 해상도를 5km에서 1km로, 홍수의 예보 시점을 3시간에서 6시간으로 늘려 조기에 재난을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동안 행정안전부 등을 통해 발송하던 긴급 기상정보를 국민에게 직접 발송하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여 국민이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요. 올여름 폭염 이나 홍수, 강력한 태풍 등의 발생이 예상되는 만큼 기상청은 기후재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더욱 정확한 기상예보 생산과 전파에 진력해야겠습니다.

[앵커]
네 올 여름도, 엘니뇨로 인한 이상기후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있는데요. 기후위기를 근본적으로 막는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재난에 대비한 시스템도 각 부처가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k 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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