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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소리 다 듣겠네] 해와 달과 지구가 만드는 우주쇼!…일식과 코로나

2023년 04월 17일 16시 20분
■ 조경석 /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앵커]
태양의 주위를 도는 지구와 지구의 주위를 도는 달!

해와 달과 지구가 이렇게 각자의 길을 가다 보면 뜻하지 않는 우주쇼를 연출하게 되는데요, 달이 해를 삼키는 일식이 바로 그것이죠.

오늘 '별소리 다 듣겠네!'에서는 대낮의 우주쇼! 일식의 종류와 원리, 태양을 더욱 신비로운 존재로 만드는 코로나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조경석 /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안녕하세요. 스무 번째 별소리를 전해드리게 된 조경석입니다. 오늘은! 태양의 일식과 태양의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별소리를 전해드리겠습니다.

Q.일식&월식 정의와 차이점은?!

[조경석 /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네, 일식은 달이 태양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가리는 천문현상을 말합니다. 즉,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다가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을 가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때 발생하는 것이 일식인 거죠.

이에 반해 월식은 지구가 태양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가려서 지구 그림자가 달에 생기는 천문현상인데요. 일식과 월식의 차이는 간단히 말씀드리면 달이 태양을 가리느냐 아니면 지구가 태양을 가리느냐의 차이입니다.

Q.그렇다면 2023년 관측할 수 있는 일식은?!

[조경석 /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네 먼저, 올해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일식은 4월 20일 그리고 10월 14일, 2번 있을 예정입니다. 그런데 2차례 일식 모두 아쉽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특히 이번 4월 20일에는 아주 특이한 일식 현상이 인도-태평양 해상에서 그리고 호주 서부 일부 지역에서 관측될 것인데요. 이른바 ‘혼성 일식’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이때, 금환일식을 보이는 지점은 인도 태평양 해상에서 수 초 정도 관측될 수 있고, 엑스 마우스 도시 등 호주 서부 일부 지역, 동티모르, 서파푸아주에서는 개기일식 현상을 볼 수 있으며 최대 지속 시간은 1분 39초로 예측되어있습니다.

Q.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관측할 수 있는 일식은 언제?!

[조경석 /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네, 향후 우리나라에서 관측할 수 있는 일식은 2035년 9월 2일 개기일식, 41년 금환일식, 63년 개기일식, 95년 금환일식이 있을 예정입니다. 아주 머나먼 이야기지만 2095년의 경우 호남과 제주, 울릉도와 독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6분여간 관측할 수 있을 예정인데요, 개기일식 지속 시간이 2~3분 이내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Q.앞서 언급되었던 개기일식, 부분일식, 금환일식, 혼성일식의 각 일식의 특징과 원리는?!

[조경석 /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네, 일식에는 여러 종류의 현상이 있습니다. 우선 크게는 달이 태양 ‘전부’를 가리는 개기일식이 있고 ‘일부’를 가리는 부분일식이 있습니다. 이들은 달과 지구의 거리에 따라서, 그리고 달의 그림자에 드리워진 지구상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현상이죠.

개기일식 때에는 달이 태양을 가리는 과정, 태양면 전체를 완전히 가리는 순간, 그리고 태양에서 달이 벗어 나는 과정이 대략 3시간 정도에 지속되는데요, 이 중에 달이 완전히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 지속 시간은 평균 2, 3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금환일식은 달이 비교적 멀리 있어 작게 보이고 그로 인해 태양을 완전히 가리지 못해서 발생하는 현상인데요, 달 밖의 태양 가장자리 빛이 마치 금반지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역에 따라 금환일식과 개기일식이 다르게 관측되는 혼성일식이 있습니다. 이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생기는 것인데요. 지역에 따라 달까지의 거리가 약간 달라서 발생되는 현상입니다.

저의 경험에 따르면 달이 태양을 99% 가리는 것과 100% 가리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태양이 100% 완전히 가려질 때만 ‘코로나’라고 불리는 태양의 대기가 일렁이는 모습을 관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 주변 빛이 너무 아름답고 몽환적이여 저는 한순간 넋을 잃고 바라본 적이 있었는데요, 이때 순간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사방의 지평선에 걸쳐 있는 석양을 볼 수 있었죠.

Q.그렇다면 일식 때 관측할 수 있다는 코로나란?!

[조경석 /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네, 코로나는 태양의 가장 바깥쪽 대기층을 말하는데요, 지구에서 오로라를 발생시키고 인공위성이나 통신 장애를 일으키는 태양 폭발 현상이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따라서 코로나를 관측하는 것은 태양 및 지구를 포함한 태양권의 환경변화를 이해하고 우주를 탐사하는 데 매우 중요하죠. 개기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벽하게 가려 코로나의 모습을 지상에서 생생하게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소중한 기회입니다.

Q.해결되지 않은 코로나의 난제는?!

[조경석 /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네,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코로나의 온도가 태양 표면보다 왜 수 십 배 이상 뜨거운가? 다른 하나는 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왜 코로나를 지나면서 가속되는가? 입니다.

태양 표면 온도는 대략 6,000도이지만 코로나의 온도는 100만에서 500만도 정도 됩니다. 물리 법칙에 따르면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태양 표면이 그대기인 코로나보다 더 뜨거워야 합니다. 그런데 왜 코로나가 태양 광구보다 뜨거운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그리고 태양에서는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플라즈마 흐름이 있습니다. 이를 태양풍이라 하는데요. 태양풍은 태양에서 나와 태양권 전체로 퍼져 나가고 지구 주변의 우주환경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태양 표면 근처에는 초속 수십 km 정도로 빠져나오는 태양풍이 코로나를 지나 지구 근처에서는 초속 수백 km로 관측됩니다. 아직 왜 태양풍이 코로나를 지나면서 점점 빨라지는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NASA의 파커 태양탐사선과 ESA의 솔라 오비터와 같은 최신의 태양권 우주 미션들이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개발되었고 현재 운영 중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뜨거운 코로나와 빨라지는 태양풍을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2017년 개기일식을 계기로 결성된 한국천문연구원과 NASA의 연구진들이 코로나의 온도와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우주용 코로나그래프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이젠 거의 개발이 완료되었고 마지막 단계의 몇 가지 테스트만 남아 있습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내년에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하여 관측을 시작할 예정이죠.

이번 기회를 통해 태양의 아직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저희가 찾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면서 이상으로 오늘의 별소리를 마치겠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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