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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HOT5] 피 1cc로 6대 암 진단…4월 첫째주 과학 이슈

2023년 04월 07일 16시 32분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핫5'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5위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과학계에서 가장 큰 이슈죠. 챗GPT에 대한 소식인데요. 이 챗GPT에 대해서 최근 사회적인 논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챗GPT 개발사 오픈 AI가 프로그램 오류로 일부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고 밝혔는데요,

챗GPT 유료 이용자 가운데 1.2%의 이름과 신용카드 마지막 네 자리, 유효기간 등이 다른 이용자들에게 노출됐다는 겁니다.

챗GPT는 앞서 '탈옥' 이슈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바 있는데요,

챗GPT는 성적인 대화나 성별, 인종과 같은 차별 요소가 포함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는데요,

이용자들이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서 챗GPT에게 음란 소설을 쓰게 한다거나 살인방법을 설계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았다며 공유하는 사례가 이어진 겁니다.

특정 명령어를 입력하거나 특정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인데, 챗GPT의 제한 기능을 해제하는 원리라서 '탈옥'이라고 부릅니다.

[앵커]
과거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이루다' 사태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규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당국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챗GPT 접속을 차단하고 자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챗GPT가 이용자의 나이를 확인하지 않고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답변을 했는지와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했는지 등을 보겠다는 겁니다.

이후 캐나다와 프랑스도 조사에 착수했고요, 독일은 이탈리아에 조사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번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는데요, 개인정보위원회가 지난 6일 챗GPT 국내 유료 이용자의 결제 정보가 노출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 확인이 끝나면 챗GPT의 학습 데이터에 국내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개인정보보호법상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한 조사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각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오픈 AI는 미성년자 보호 문제에 대해선 나이에 따른 사용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요,

또 챗GPT는 인터넷에 공개된 콘텐츠를 학습했지만, 여기에 개인 정보가 포함됐을 수 있다면서, 개인 정보를 삭제하거나, 알고리즘을 조정해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요청을 거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워낙 위력이 막강한 만큼 규제도 정교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겠네요. 그리고 4위는 방폐장 건설 논의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 역사도 어느덧 45년이 됐는데요,

원자력 발전소를 돌리고 나면 방사능을 내뿜는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합니다.

지금은 이런 고준위 폐기물을 원전 부지 내 저장 수조에 임시로 보관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만8천여 톤이 쌓였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백 톤씩 늘어날 예정입니다.

문제는 원전 부지 내 저장 수조가 거의 다 차간다는 건데요,

현재 고리 원전은 86%가 차버린 상황이고, 한울 원전은 82.5%가 채워졌습니다.

이대로라면 2030년대에는 여러 곳이 꽉 차버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앵커]
그렇게 되면 더이상 원전발전을 할 수가 없게 돼버리는 건데,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은 급한 대로 원전 부지 내 임시 보관 시설을 증설하는 방안도 나왔는데요,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이런 방안은 임시 저장을 가장한 영구 저장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최상의 방법은 지하 500m에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묻어두는, 이른바 고준위 방폐장을 짓는 방안인데요,

부지 선정부터 실증 연구, 시설 공사까지 최소 37년이 걸리고, 기간을 최대한 줄여도 10년 이상을 줄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임시 수조가 다 찬 뒤에도 20∼30년 정도는 사용후핵연료를 버릴 곳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위해 여야 의원이 발의한 3개의 법안을 두고, 국회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 특별법 제정부터가 갈 길이 멉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지금 상황을 두고 화장실 없는 아파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죠. 해결의 실마리를 조속히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3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내년 11월 발사되는 달 궤도선 아르테미스 2호에 타게 될 우주비행사 4명이 지난 3일 발표됐습니다.

달 궤도 비행 사상 최초로 여성 비행사와 흑인 비행사가 포함됐는데요,

여성 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크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로, 최초로 우주 공간을 유영한 여성으로 기록된 인물이고요.

흑인인 빅터 글로버는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승한 최초의 흑인으로 기록된 인물입니다.

이밖에 캐나다인인 제레미 한센과 리드 와이즈먼 국제우주정거장 엔지니어, 이렇게 모두 네 명이 내년 달 궤도 비행에 나섭니다.

아르테미스 2호는 10일간 지구에서 40만㎞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 달 궤도를 돌고 지구로 돌아오는데요,

비행 기간에는 앞으로의 유인 우주비행에 필요한 기기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번 비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NASA는 2025년에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해 달에 사람을 착륙시킬 계획입니다.

[앵커]
우주는 모두의 것이니까요. 의미 있는 소식이었습니다. 이제 2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3D 프린터로 인공 뼈나 조직을 찍어내서 손상된 인체를 치료하는 연구가 활발한데요,

아직 3D 프린터에 필요한 바이오 잉크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이 기술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잉크의 재료인 외부 세포가 인체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하고, 잉크 모양을 잡아주기 위해 사용되는 가교제가 체내 독성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상용화되지 못한 겁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온도 조절만으로 바이오잉크가 안정적인 모양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온도를 조절한다는 게 어떤 특별한 조치를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체온에 닿으면 자동으로 단단해져서 문제가 해결된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이 잉크로 인공조직을 프린트하면 다양한 조직을 만들 수 있고, 모양도 단단하게 유지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바이오잉크에 인체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세포가 아닌 조직 재생을 돕는 성장인자가 들어있어서 재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앵커]
이렇게 만든 인공 조직을 이용해서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는 데도 성공했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연구진은 머리뼈가 손상된 쥐에게 바이오잉크로 만든 지지체를 이식했더니 8주 만에 뼈가 정상 조직 수준으로 재생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인공 조직은 조직 재생을 도운 뒤에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바이오 잉크를 국내 벤처기업에 기술 이전해서 임상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고요,

빠르면 3년 안에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앵커]
골절이나 다양한 수술, 다양한 부분에 사용될 것 같은데, 얼른 상용화됐으면 좋겠습니다. 1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혈액 단 열 방울만으로 폐암과 위암 등 주요 암 6가지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피 1cc를 얻어 특정 물질을 분리하고, 빛을 통과시켰을 때 나오는 그래프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폐암과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 6개 암 여부를 가려주는 겁니다.

연구진이 분리해낸 물질은 혈액 속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엑소좀이라는 물질인데요, 세포가 외부로 방출하는 주머니인데, 여기엔 DNA와 RNA, 단백질 등 다양한 물질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암세포는 엑소좀 속 물질에 미세한 변화가 생겨서, 이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면, 암세포와 일반 세포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변화를 일일이 분석해서 암을 진단하는 건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연구진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겁니다.

엑소좀을 빛에 통과시켰을 때 나타나는 패턴 변화 그래프만을 가지고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별하도록 한 건데요.

6백 건의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 실제 암 환자 등 500명의 샘플로 실험했더니 암 환자를 암 환자라고 진단하는 비율이 90%, 암이 아닌 사람을 정상인으로 판단하는 건 94%로, 종합 정확도가 97%였다고 밝혔습니다.

암의 종류를 판단하는 정확도도 90% 이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 소식을 듣고 피 몇 방울로 알아낼 수 있는 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암은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초기암 진단도 가능할까요?

[기자]
연구진은 1기와 2기 단계의 초기 암에서도 암 진단 민감도가 88%였고, 이때 암 종류를 판별하는 정확도는 76%였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췌장암의 경우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고, 초음파로도 암 발견이 어려워서 생존율이 낮은데 이번 기술을 이용하면 이 같은 암을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또 기존에는 암 검진을 위해 초음파나 CT, 조직검사 등 검사를 해야 했는데, 이 기술은 한 번에 여러 암을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일단 폐암 검진에 대해 올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내년에 인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른 암에 대해서도 순차로 인허가를 받아 주요 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말 그대로 이제 피 몇 방울로 신속 암 진단이 가능해진 건데요. 인공지능이 그동안 불가능해 보였던 기술들을 하나둘 실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이언스 핫5' 최소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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