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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녹아내리는 북극 빙하…지구 기후 영향은?

2023년 03월 28일 16시 37분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난겨울 북미의 혹한과 폭설, 서부지역의 호우, 유럽의 이상고온 등을 가져온 원인이 북극 빙하가 많이 녹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북극 빙하의 현재 상태와 함께 빙하가 녹게 될 경우 지구기후는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올겨울 우리나라의 기온이 널뛰기하듯 기온변화가 매우 심했는데 북극 빙하가 많이 녹은 영향이 있다면서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3월 9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겨울 계절 내 기온 변동이 역대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평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한 0.2℃였지만, 기온이 일시적으로 크게 올랐다 크게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건데요. 가장 극심했던 때는 1월 하순으로 1월 내 기온 하강 폭이 19.8℃에 달했지요.

기상청은 이 같은 기온 급락을 북극의 해빙(海氷), 그러니까 바다 얼음이 녹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림은 올해 3월 12일 북극 해빙을 나타낸 건데요. 흰색은 빙하이고요. 노란색은 1981-2010년 사이의 북극 해빙 평균선이지요. 보시면 바렌츠해 쪽의 빙하가 많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북극 바렌츠해에 위치한 해빙이 평년보다 많이 녹아, 한반도에 북극의 찬 바람이 유입됐다는 것이지요.

통상 바렌츠해 해빙이 적으면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우랄 산맥에 기압능이 만들어지게 되고 이럴 경우 동아시아에 기압골이 만들어지면서 북극에 갇혀있어야 할 찬 공기가 동아시아로 내려와 한반도에 한파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유럽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는 3월 11일 보고서에서 바렌츠해의 빙하가 올해 1월과 2월 해당 월에 역대 최소량의 북극 빙하를 기록했으며, 북극 전체로 보아도 역대 3번째로 적은 해로 많이 녹았다고 발표했지요.

[앵커]
빙하가 많이 녹는 데는 북극 기후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반증이겠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작년 12월 21일에 “기후 변화가 북극을 변화시키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 보고서는 11개국 147명의 전문가가 편찬한 내용입니다. 내용 중 주요한 것을 살펴보면 첫째, 기온상승으로 그림에서 검은색 실선은 30년 기후 평균 온도 값이고 붉은색은 기후평균과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북극 기온이 최근 7년이 가장 더웠고 평년기온보다 높았던 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로 눈 덮임으로, 2021-2022년 북극 눈 시즌에는 평균 이상의 눈이 쌓였지만, 일찍 눈이 녹으면서 여러 지역에서 눈 시즌이 짧아지는 장기 적인 추세와 일치했고요. 셋째, 북극 지역이 평년보다 습도가 높아지면서 1950년대 이후 강수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넷째, 기온이 올라가면서 그린란드 빙상은 2022년에 역대 최대로 많이 녹아 내렸지요. 북극해의 해수 온도는 바렌츠 해와 라프테프 해에서 2022년 8월 평균 해수면 온도가 30년 기후평균치보다 2-3°C가 더 높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심각한 기후변화가 북극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지요.

[앵커]
북극권 눈 덮임이나 해빙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한 자료가 발표됐다고 하는데, 상황이 어떻다고 하던가요?

[인터뷰]
미국립해양대기청의 ‘2022 북극 보고서 카드’ 내용을 보면 상세한 수치들이 인용되고 있는데요. 먼저 눈의 경우 북극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태양복사로 북극 기온을 시원하게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북극 전역의 6월 적설 범위는 10년마다 거의 20%의 비율로 감소하고 있는데요. 그림을 보시면 북극 지역의 눈 덮임 면적이 기후 평균치에 비해서 줄어드는 모습을 알 수 있는데요. 짙은 갈색의 경우 50% 정도 눈 덮임 면적이 사라짐을 뜻합니다. 이것은 매우 심각하게 북극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북극 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 빙상의 표면이 2022년에 최대로 녹았는데요. 그림은 2022년에 그린란드 빙상이 어느 정도 녹았는가를 보여줍니다. 푸른색 실선은 2022년에 빙상 표면이 녹은 비율을 보여주는데요. 7월 말에 45%의 빙상표면이 녹아내렸고요. 다시 9월에 늦은 계절임에도 36%의 표면이 녹는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기온상승만 아니라 인간이 만든 해수 온도 상승이 빙상손실에 기여 하고 있음을 밝혀내었지요.

[앵커]
그런데 이렇게 북극권의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하신 눈 덮인 면적이 좀 줄어드는 빙상 이 녹거나 바다에 떠 있는 해빙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 수가 있는데요, 그런데 영구동토 속의 빙핵 기온도 상승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독일 알프레트 베게너 연구소와 브레멘대학 등의 연구진은 올해 1월에 과학 저널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에서 영구동토 속 빙핵의 기온이 상승했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서 영구동토란 최소 2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토양 온도가 물의 어는 점인 0°C 이하로 유지되어 얼어붙은 대지를 지칭하는데요. 연구진은 그린란드 빙상 중북부에서 동토를 뚫어 추출한 빙핵 표본을 조사한 결과 “2001~2011년의 온도가 20세기 평균보다 1.5도 올라 1000년 이래 가장 높았다”는 겁니다. 100피트(약 30m) 이상의 빙핵 표본 여러 개를 대상으로 했는데, 빙핵은 대기 중에 빙정이 형성되는 핵의 역할을 하는 입자로, 그린란드 빙핵은 장기간에 걸친 온도 변화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지요. 연구진은 “1990년대와 2011년 사이 온도 상승이 지속 관찰된다. 1995년 이후의 급격한 온도 상승 원인이 기후변화 이외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지요.

[앵커]
이렇게 북극권에 얼음이 녹는 현황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는데 그렇다면 북극해의 빙하가 많이 녹게 되면서 발생하는 현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가장 심각한 것이 이상기후의 발생입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작년부터 올해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기후재난에는 북극 빙하녹음으로 인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는데요. 북극 빙하가 많이 녹을 경우 북극 한기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남쪽으로 길게 사행하게 되는데요. 이럴 경우 북쪽 한기가 내려오는 지역은 대홍수나 혹한이 발생하는데 작년 파키스탄 대홍수가 대표적인 예이고요. 남쪽의 난기가 올라가는 지역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발생하는데, 작년 유럽의 폭염과 중국 폭염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북극 빙하가 사라지면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복사열을 반사 시키지 못하고 북극해가 흡수하면서 지구온난화를 4배 정도 가속화 시킵니다. 이로 인해 북극 생태계가 위험해지며, 해수면 상승만 아니라 북극권의 영구통토증이 녹게 되면서 메탄의 분출로 인한 기후변화 가속화의 우려도 커집니다.

[앵커]
숫자로 보면 1~2℃ 정도로 적은 기온 상승처럼 보이지만 그것으로 빙하가 심각하게 많이 녹고 있고 기후재앙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북극해의 빙하는 계속 많이 녹을까요?

[인터뷰]
국제 지구 빙하권 기후 이니셔티브(ICCI)가 2022년 11월 발표한 ‘빙하권 상태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 북극 해빙은 2050년이면 모두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탄소 중립을 이루지 못할 경우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 해빙, 동토 등 전 세계 빙하권이 빠른 속도로 녹는다고 강조했는데요. 탄소배출량을 급격히 줄여도 빙하가 수백 년에 걸쳐 계속 녹으면서 해수면을 최대 3미터 상승시키고 해안도시들을 위태롭게 만들고, 특히 여름철 북극 해빙은 2050년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지요.

연구팀은 북극 해빙 면적이 줄어들면 바람과 파도가 강해져 침식이 증가하고 45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지역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지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도 2022년 6차 보고서에서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오를 경우 여름철 해빙이 사라질 것이며 이로 인해 해수면이 최대 20m까지 상승해 저지대국가와 해안 지역사회에 실존적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지요. 북극권의 빙하가 녹는 것을 막기 위한 탄소 중립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요즘 피고 있는 벚꽃도 기후변화에 영향일텐데요. 벌써 활짝 핀 벚꽃을 보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인 게 안타깝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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