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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in Art] 호기심이 만든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

2023년 03월 17일 16시 54분
■ 박수경 / 아트디렉터

[앵커]
예술에 큰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온화한 미소의 초상화 '모나리자'와 그 작품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보셨을 텐데요. 화가이자, 수학자, 그리고 과학자이자 철학자이기도 했던 다빈치는 신에게 받을 수 있는 모든 재능을 한몸에 받았다고 할 정도로 천재였습니다. 오늘 '사이언스 in Art'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수경 아트디렉터와 함께합니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정말 수많은 수식어가 있는 천재 작가가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인데요. 다 빈치의 작품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경신을 하기도 했었다고 하는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제가 이전 방송에서 몇 번 언급한 적이 있기도 한데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즉, 구세주라는 작품이 전 세계 미술품 경매 낙찰가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500년경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한화로 약 5,500억 원에 낙찰돼서 당시에 엄청난 이슈였는데요. 낙찰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이자 국왕의 조카이기도 한 빈 살만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인물이죠.

특히 '살바토르 문디'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시그니처인 스푸마토 기법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남자 모나리자라고 불리우기도 하는데요. 201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최고가로 낙찰된 이후에 아직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네, '살바토르 문디'에 대한 이야기는 저희도 기억이 나는데 그럼 이제 다빈치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얘기를 나눠볼까요?

[인터뷰]
아마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해서는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미술사에서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인물로 손꼽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1452년 이탈리아 피렌체 근교의 ‘빈치’라는 지역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름에서 ‘다 빈치’의 빈치가 바로 이 지역에서 따온 겁니다.

일찍이 수학이나 과학, 음악 등 다방면에 재주가 아주 뛰어났고요. 특히 그림도 무척 잘 그렸습니다. 레오나르도의 아버지는 이런 아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일찍부터 알아봐서, 1466년에 피렌체에 있는 자신의 지인이자 이탈리아 대표적인 조각가 중 한 명이었던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에게 레오나르도가 가르침을 받도록 돕습니다. 안드레아의 공방에서 드로잉이나 원근법 같은 미술 기법의 기초뿐만 아니라 해부학 등도 배우게 되는데요. 이때의 폭넓은 배움이 훗날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지식과 작업에 초석이 됩니다.

역사적으로 알려졌듯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미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음악이나 발명 또 화학자나 물리학자로서의 면모도 뛰어났는데요. 워낙 호기심도 많고 관찰력이 뛰어나서, 무언가에 빠지면 정말 끝을 보는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사람의 몸을 이해하고 잘 그리기 위해서 수십 구의 시신을 직접 해부를 했고요. 이때 그린 해부도가 당시 의학 종사자들이 만든 것보다 더 뛰어났다고 알려졌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대표작으로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 등이 있습니다.

[앵커]
참 살면서 바빴을 거 같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천재 그 자체인데 아무래도 다빈치 하면 모나리자가 가장 유명하잖아요. 조금 더 모나리자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맞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면 '모나리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요. 모나리자는 유화로 그려진 작품이고요, 실제로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크기가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세로 77cm, 가로 53cm 정도인데요. 현재 프랑스의 루브르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앞서서 레오나르도의 '살바토르 문디'가 역대 미술품 경매 낙찰작 1위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사실 이 모나리자에 금액을 매길 수 있다면 단연 1위를 차지할 겁니다.

2023년 올해 기준으로 약 10억 달러, 그러니까 한화로 약 1조 3천억 원이 넘는 금액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다만 모나리자는 프랑스의 법에 따라 거래할 수가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미술품 거래 금액의 순위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이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죽기 전까지 소장하고 있던 작품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아도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묘한 눈빛과 미소가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죠. 또, 이 작품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띠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레오나르도의 시그니처인 ‘스푸마토 기법’ 때문인데요. 스푸마토 기법은 '살바토르 문디'에서도 볼 수 있는 특징으로, 마치 안개가 드리워져 있는 것 같은 희미한 시각적 효과가 있는데요. ‘스푸마토’는 연기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입니다. 그림을 그릴 때 경계선을 부드럽게 처리하는 건데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처음으로 적용한 기법입니다.

[앵커]
안개 같은 느낌 때문에 다빈치의 그림이 굉장히 몽환적으로 느껴지는 거 같은데요. 그런데 이 모나리자 작품 하면 그림도 유명하지만, 패러디도 유명하죠. 눈썹이 없는 그런 패러디들이 유명한데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네, 모나리자를 떠올릴 때 눈썹이 없는 그림이라고 떠올리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여러 가지 추측이 있습니다. 레오나르도가 원래는 눈썹을 그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바래졌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요. 당시의 미적인 기준 때문에 눈썹을 가늘게 연출하거나 밀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작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바니쉬’라고 불리우는 코팅 처리를 했는데, 훗날 복원하는 과정에서 이 바니쉬를 벗기거든요. 이때 눈썹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는 설도 있습니다.

[앵커]
확대한 모습은 저는 처음 보는데 희미하게 눈썹 흔적이 보이는 거 같기도 하고 참 신기합니다. 그리고 천재인 만큼 다작을 했을 거 같은데 다 빈치의 작품 또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여러 작품이 있지만 '인체 비례도'도 손꼽히는 대표작이죠. 인체비례도 는 1485년에 그려졌는데요. 건축에도 관심이 많았던 레오나르도는 비트루비우스의 '건축 10서'라는 책을 보고 이런 글귀를 읽게 됩니다. ‘도시나 건물의 설계는 세계의 축소판인 인체의 비례에 따라야 한다.’ 이 글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게 되는데요, 비트루비우스의 이런 철학을 직접 실험해보고자 자신의 몸을 거울로 비추어 보면서 실측하고 기록하게 됩니다.

비트루비우스의 책에 나와 있는 수치적인 부분들이 다 맞지는 않았지만, 레오나르도는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연구 결과를 도출하게 되는데요. '인체비례도'에서는 팔과 다리를 쭉 펴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는데, 손끝과 발끝이 동그란 원과 정사각형 안에 꼭 맞습니다. 특히 1:1.618, 즉 황금비율로 그려졌죠.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활동하던 때가 르네상스 시대인데, 이 시대에는 황금비율을 절대적인 미의 기준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2020년, 미국 육군사관학교의 한 연구팀에서 17세부터 21세의 공군 훈련생 약 6만 명 이상의 신체를 측정한 결과 그 평균치가 이 레오나르도가 그린 '인체비례도'의 비율과 거의 일치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신체 비율과 해부학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기 때문에 5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그림뿐 아니라 공학, 수학, 해부학도 관심이 많다 보니까 그런 능력들이 그림에 나타나는 거 같습니다. 또 발명가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어떤 발명품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그야말로 세상 만물에 정말 관심이 많았는데요. 궁금한 게 많아서 독서도 아주 많이 하고, 특히 머릿속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아이디어가 있으면 설계도도 잘 그렸는데, 그중에는 낙하산 설계도와 더불어서 카메라의 시초죠. 카메라 옵스큐라를 고안해냈는데요. 캄캄한 방 한쪽 벽의 작은 구멍을 통해서 빛을 통과시키면, 반대쪽 벽에 거꾸로 상이 맺히는 원리입니다. 이게 바로 카메라의 원리인데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이 원리를 이용해서 원근법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우리 코너 이름처럼 '사이언스 인 아트' 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아닐까 싶은데요. 과학과 예술에 통달한 천재에 대한 재밌는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박수경 아트디렉터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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