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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1년 산불의 60%가까이 발생하는 봄철 산불, 원인은?

2023년 03월 14일 16시 35분
■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산림청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3월부터 5월, 그러니까 봄철에 연중 산불의 57%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봄철이 산불이 발생할 여러 가지 요인이 많다는 말일 텐데요. 오늘 '날씨학개론' 에서는 봄철 산불 발생원인과 예방대책, 그리고 산불 예상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유독 봄철에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부터 짚어주시죠.

[인터뷰]
봄철에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첫째, 강수량이 적은 특성이 있고요. 두 번째가 나무의 건조함으로 나무는 3~4월 중에 가장 수분량이 적습니다. 셋째가 바람의 세기로써 통상 대형 산불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불어야 하는데 봄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바람의 세기가 가장 강합니다. 네 번째가 고온현상인데요. 기온이 낮으면 산불이 발생해도 쉽게 번지지 않지만 기온이 상승하면 산불은 쉽게 번지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마른 낙엽으로 봄철엔 숲 바닥에 마른 낙엽이 많이 쌓여있는 시기로 이 낙엽들에 불이 붙으면 산불이 나기 쉬워집니다. 여섯 째가 늘어나는 등산객으로 산불의 원인 중 1위는 입산자 실화이지요. 그리고 기록적인 대형산불의 경우 양간지풍이 원인이 되는데요. 봄철 남고북저의 기압배치가 만들어지면서 등압선이 조밀해지면 서풍이 매우 강해지는데 이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어가면서 지형적 조건으로 바람이 더 강해지고 기온이 오르면서 대형산불이 발생합니다.

[앵커]
그러니깐 정리를 해보자면 봄철 산불이 잦은 이유가 고온건조함과 강풍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봄철 산불 피해가 가장 크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서 다른 계절에도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소방청 발표에 의하면 아직 까지는 봄철산불이 가장 많습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5월 발생한 화재는 5만4485건으로, 사망자 458명, 부상자 2285명이 발생했으며 재산 피해는 1조 4208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은 수요일 오후 2시이었는데요. 봄철피해액이 늘어난 원인 중 하나가 봄철에 물류창고, 공장 등에 대형화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산불 원인별로는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3만279건으로 전체 화재의 절반 이상(55.6%)을 차지하고 있는데 부주의 가운데서는 담배꽁초가 1만4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쓰레기 소각이 4350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다만 최근에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이 네 계절로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산림청은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감소와 건조일수 증가로 인해서 일년 내내 발생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산불 발생 경향에 맞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현재 전 세계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작년에 유럽과 아프리카, 미국 등지에서 강력한 폭염과 가뭄이 지속 된 후 한여름인데도 대형산불이 발생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한여름의 산불 증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기후변화로 다른 계절에도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는데 입산자의 실화가 원인이 가장 크다고 하니깐 반드시 산에 갈 때는 불이 나지 않게 조심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우리가 산불을 막으려고 하는 이유는 한번 나면 피해가 크기 때문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가 나나요?

[인터뷰]
산불로 인한 피해를 살펴보면 첫째, 생태학적 측면이 있는데요. 산불로 말미암아 탈 산림화와 함께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고, 야생동물 서식지가 파괴되며, 토양의 영양물질이 쉽게 소실되어 산림복원이 쉽지 않습니다. 또 산불로 인해 발생하는 재와 연기로 산성비와 대기오염이 증가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도 초래하지요.

둘째는 경제적 측면인데요. 국립공원이 파괴됨으로 국민의 정서적 손실이 막대하며, 산업이 교란되고 수송교란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발생합니다. 아울러 목재와 가축 그리고 임산물 등의 소득 손실도 엄청납니다.

셋째, 사회적 측면인데요. 산불이 발생하면 관광객이 감소하고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데, 연무농도에 의해 피부 및 호흡기 계통에 영향을 직접 받기 때문입니다.

[앵커]
앞서 봄철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건조함을 꼽아주셨는데요, 올해 남부지방이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데요. 이런 가뭄이 남부지방의 산불위험도를 높여줄 요인으로 작용을 할까요?

[인터뷰]
지금 남부지방의 경우 가뭄이 심각한데요. 현재 라니냐로 인한 건조 벨트가 남부지방에 걸쳐 있는 가운데 작년 광주 및 전남의 가뭄 일수는 281.3일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장을 기록했고요. 올해 2월까지의 통계를 봐도 1년간 평년 66%의 강수량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지역에 산업이나 농업용수와 식수를 공급하는 다목적댐이나 용수댐의 저수율이 매우 심각한 단계입니다. 주암댐 저수율이 23.7%대까지 내려갔고, 장흥댐, 섬진강댐 등 인근 다른 댐들의 저수율도 20%대에 그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부산, 대구 등 영남지역의 합천댐이나 안동댐, 영천댐도 관심 단계에서 주의단계로 격상되면서 앞으로 평년보다 적은 비가 내릴 경우 전남, 광주지역처럼 가뭄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뭄의 경우 표면 수분보다 토양수분이 중요한데요. 정지훈 전남대학교 해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올해 3~6월 사이의 토양수분을 예측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6월까지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토양 수분이 평년 이하로 예상되고, 강수는 남해안 중심으로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측되었다고 해요.

토양의 수분이 낮을수록 산불 발생 가능성은 높아지거든요. 그러니까 올해 남부지방이 중부지방보다 산불 위험이 높을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예측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요. 3∼5월의 산불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는 '다소 높음' 수준이었으나, 남부지역은 '매우 높음'으로 예측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경북 동해안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위험한 것으로 예측되었다고 합니다.

[앵커]
이런 상황 때문에 지금 남부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날 가능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산불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산불의 원인별 통계를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가 33.6%으로 가장 많았고, 논 밭두렁 소각이 15.1% 쓰레기 소각이 13.7 %나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혜영 산림재난통제관은 "건조한 날씨가 예상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산불 예방이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농·산촌 지역에서 불법 소각행위를 금지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는 농촌지역에서의 논·밭두렁과 부산물 소각행위 근절, 주택 화재 시 산불로 전이되지 않도록 현장 안전점검, 화목보일러 취급 농가의 관리 강화 및 현장확인 등 사전 예방활동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하여 산림청에서는 마을단위로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 서약 이행을 독려하고 있고, 마을방송 등을 활용한 소각 금지 방송 등 예방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 들면서 매일 1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관계부처에 산불 예방과 상황관리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는데요. 정부는 3월 6일부터 4월 30일까지를 '산불 특별 대책 기간'으로 지정하면서 여러 정부기관들이 협력해서 산불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3월 8일에는 행안부, 소방청, 산림청 등 5개 기관이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최근 이어지는 건조한 날씨 속에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지요. 지난 일요일에 비가 내리면서 일시적으로 건조주의보는 해제되었지만 봄철에는 이틀 정도만 지나도 바로 건조주의보가 다시 발령되므로 마음을 놓아서는 안될 것으로 봅니다. 우리 모두 잠깐의 방심이 엄청난 재난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인식하고 산불이 나지 않도록 더욱 조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최근 산불, 화재 소식이 굉장히 많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방심이 불러오는 큰 재난인 만큼 더욱 더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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