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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경각심 낮은 봄철 식중독, 원인과 예방법

2023년 03월 13일 17시 12분
■ 박민선 /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앵커]
'식중독'하면 더워서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을 주로 생각하지만, 봄철에도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입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봄철 식중독의 위험성을 알아보고, 원인과 예방법을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식중독' 정말 익숙한 병명인데, 의학적으로 정확히 식중독이 무엇인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인터뷰]
식품의 섭취로 인하여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물질에 의하여 발생하였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합니다. '장염'이라는 용어는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며 대부분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고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식중독과 비슷한 의미로 흔히 혼용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앵커]
그런데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 다양할 거 같은데요. 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터뷰]
식중독의 원인은 몸에 유해하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크게 미생물과 화학물질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화학물질이란 독성화학물질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한 후 급성위장관 증세를 나타내는 질환을 뜻합니다.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은 세균에 의한 세균성 식중독과 바이러스성 식중독으로 구분하고, 세균성 식중독은 세균의 독에 의한 독소형과 세균 자체로 인한 감염형으로 세분화 됩니다. 세균성 식중독은 식중독의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앵커]
그럼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 중 세균성 식중독 말고 바이러스성 식중독도 있다고 하셨는데 바이러스 감염되는 경로는 어떻게 될까요?

[인터뷰]
사람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바이러스로부터 감염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식품이나 음용수를 섭취했을 때,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만진 손으로 입을 만졌을 때, 질병이 있는 사람을 간호할 때 분변이나 구토물을 통해 또는 환자와 식품, 기구 등을 함께 사용했을 경우 등입니다.
최근 위생 관념이 발달하고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부패한 음식에 의한 세균성 식중독보다는 바이러스성 식중독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세균이나 바이러스 또는 독성화학물질에 의해서 식중독이 발생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렇다면 걸렸을 때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인터뷰]
소화기 자체의 증상과 세균이나 독소가 전신에 영향을 미칠 때 전신증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음식물에 독소나 세균이 섞여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는 이를 신속히 제거하기 위해,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독소가 소화관의 위쪽에 있는 경우 구토를 통해, 아래쪽에 있는 경우는 설사를 통해 체외로 배출시킵니다.

미생물의 독소에 의해 식중독이 발생한 경우 소화관에서 흡수되지 않고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만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만,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 발생하는 식중독의 경우 구토나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과 함께 전신 발열까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의 경우 신경 마비, 근육 경련, 의식장애, 사망까지 일으키기도 합니다.

[앵커]
굉장히 위험한 상황까지 일으킬 수 있는데요. 식중독에 의한 진단과 검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요?

[인터뷰]
경미한 증상의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바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어서 이럴 때는 특별한 검사를 하지 않고 수분 섭취를 통해 호전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음식 섭취나 증상 발생 시간 간격이 어떤 균인지 구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독소에 의한 거는 조금 짧게 발생하고 세균이 들어가서 발생하는 것은 길게 생깁니다. 식중독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원인균 진단을 위한 검사가 불필요하지만, 발열과 장염 증상이 심한경우에는 분변을 이용한 세균 배양 검사가 필요합니다.

[앵커]
그런데 배가 아픈 경우는 증상이 다양하잖아요. 이게 식중독이다. 알 수 있는 차이점이 있을까요?

[인터뷰]
복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수없이 많고, 실제로 응급실에서는 복부 CT 등을 통해 감별이 필요한 순간이 많아, 복통의 양상만으로 구별하기는 쉽지는 않습니다.

문제가 되실 수 있는 음식을 드신 병력과 구토, 복통, 설사가 급속히 거의 동시적으로 생가는 점들이 오히려 감별점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과민성대장에 따른 증상은 배변 후 조금 편해지는 경과를 보이지만, 식중독에 따른 복통 및 설사는 지속적으로 몇 회가 반복되는 점 발열이 함께 동반되는 점으로 차별점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우리가 배가 아픈 경우는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 이런 게 흔한데 구토나 복통, 설사 동시 적으로 발생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반복이 된다. 이점을 차별점으로 알고 있으면 좋겠는데요. 식중독에 걸리면 물론 병원 치료를 받아야겠지만 그 전에 자가적으로 해야 할 응급조치 같은 건 없나요?

[인터뷰]
식중독의 일차적인 치료는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한 수액 공급입니다. 식중독 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감소 되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 장애로 인해 설사가 악화 될 수 있습니다.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은 순수한 물에 비해 흡수가 더 빠르기 때문에 식중독 환자는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시중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음식부터 섭취합니다. 설사가 심한 상태에도 장에서 수분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물을 많이 마시면 탈수 예방에 좋습니다. 혈변이나 발열이 심한 경우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생제 투여가 필요합니다. 식중독 증상 중 구토는 위장 내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반응이고,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반응이므로 설사 증상이 심하다고 지사제나 항구토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장 속에 있는 독소나 세균의 배출이 늦어 회복이 지연되고 경과가 나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소화제나 다른 상비약 같은 것을 먹으면서 자체적으로 치료하도록 노력해도 되는 건가요?

[인터뷰]
네, 경미한 경우는 말씀드린 것처럼 끓인 물 1ℓ에 설탕 4, 소금 한 작은 숟가락을 타서 마시거나, 이온 음료를 드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복통에 대한 치료 등을 하면서 지켜볼 수 있겠지만, 혈변이나 발열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수액치료와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음식을 잘못 먹어서 식중독 걸렸을 때 굉장히 가볍게 여기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제때 치료하지 않고 참거나 방치할 경우 어떤 위험이 발생하고, 자연 치유가 되는 건지 이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보통의 면역력과 체력을 지닌 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치유가 가능하지만, 어린이의 경우는 적절히 수분과 영양이 공급되지 않으면, 탈수로 인한 이상, 경련이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으므로, 어린이는 병원을 꼭 방문하시는 것이 좋겠고, 고령자들의 경우는 식중독 이후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죽이나 미음으로 생활하시면서 근육이 빠지고, 소화불량 복통이 반복되고, 호흡기 감염 질환 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수액치료 등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냥 배탈 났다. 수준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치료를 해야 될 거 같습니다. 곧 봄이 시작되는 계절인데, '봄철식중독' 특별히 위험하다고 들었는데 뭘 주의해야 할까요?

[인터뷰]
식중독은 4월부터 증가해 6월을 정점으로 9월까지 기승을 부립니다. 한여름에는 덥기 때문에 주의를 하는데 봄에는 과거보다 급식과 외식이 늘어 식중독 발생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됩니다. 특히 봄철 야외 활동 중 먹는 음식들, 냉 보관이 가능하도록 주의하셔야 하고, 여름에는 주의하기 쉽지만, 상대적으로 3~4월은 방심하시기 쉬운데, 상온이 음식들을 2시간 이상 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보관에 특히 유의해야 할 음식이나 식재료 같은 것 있을까요?

[인터뷰]
식중독의 주원인 음식은 생선회나 굴, 조개류 등 끓여 먹지 않는 해산물 종류가 가장 많습니다. 또 상온에 보관한 돼지고기 등 육류, 김밥과 도시락과 같은 조리 식품, 야채류도 주원인일 수 있어 야채류는 씻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육류와 김밥류는 가급적 상온에 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날로 먹는 음식은 조리과정 및 준비과정에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노약자의 경우는 가급적 대부분의 음식을 익혀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봄철 식중독은 방심이 큰 원인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음식은 웬만하면 익혀 먹고 잘 씻어 먹고 또 손도 잘 씻기 기억을 해야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민선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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