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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HOT5] 우주발사체 잇단 실패 소식…3월 둘째주 과학 이슈

2023년 03월 10일 16시 35분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핫5'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기자]
챗 GPT 등 인공지능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고급 인공지능 기술은 워낙 복잡한 컴퓨터 연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매끄럽게 구현해줄 특화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KAIST 연구진이 2D 이미지를 3D로 바꿔주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이를 구현해줄 초고성능 AI 반도체까지 내놔 주목을 받았습니다.

[앵커]
그러니깐 5위 기술이 AI 반도체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이게 어떤 기술인가요?

[기자]
먼저 물체나 사람 주위를 돌면서 영상을 찍어서 인공지능에 제공하면 인공지능은 이미지 100여 장을 학습해서 3D 모델을 생성합니다. 이 기술은 딥러닝 3D 렌더링 기술, NeRF라고 불리는데, 엔비디아 등이 개발에 힘쓰고 있는 주목받는 신기술입니다.

KAIST 연구팀은 마치 사람이 사진을 볼 때 중요한 물체에만 집중하고, 공간을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을 모사해 NeRF 알고리즘을 단순화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술에 최적화된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해서 구동했습니다.

그 결과 만들어진 3D 모델은 1초당 100여 장의 프레임 속도로 매끄럽게 나타났습니다. 기존에 널리 쓰이는 그래픽 처리장치, GPU에서 3D 렌더링을 구동할 때의 속도와 비교하면 천 배 가까이 빨라진 겁니다. 또 처리하는 화면당 소모되는 에너지도 GPU 대비 26,400배 적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에서도 빠르게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렌더링에 사용되는 메모리도 180배 이상 줄일 수 있다면서 초대용량 렌더링의 가능성도 보여줬습니다. 이번 기술과 반도체를 이용하면 각종 건물이나 건물 내부를 렌더링해 3D 지도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고, 실제 세계를 메타버스에 그대로 옮기는 기술도 속도나 효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AI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앞서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4위 소식이죠?

[기자]
날씨가 풀리면서 어느새 봄이 다가왔는데요, 날이 따뜻해지면 걱정되는 것이 모기입니다. 물리면 가려울 뿐 아니라 질병까지 옮을 수 있어 모기 박멸 연구가 과학계에서 계속되고 있는데요, 모기 유전자를 변형해서 번식을 막는 방법, 모기를 바이러스나 균에 감염시켜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 등이 이제 실험실 밖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남미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대규모 모기 박멸 실험이 진행돼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앵커]
그동안 사실 모기 박멸 실험을 저희도 전해드린 바 있는데 이번에는 어떤 기술인가요?

[기자]
이번 실험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와 UN 산하 기구 등이 공동 지원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수컷 모기에 방사선을 쪼여 불임을 만들고, 자연에 풀어 암컷과 짝짓기하도록 해서 암컷의 임신을 막는 겁니다. 에콰도르 정부는 현지시각 10일 갈라파고스 제도 산타크루스섬의 한 마을에 이렇게 불임을 만든 수컷 모기 10만 마리를 풀어놓기로 했습니다.

이번 실험은 이미 지난해 쿠바 하바나에서 진행됐는데, 모기가 90% 줄고, 이후 두 달간 뎅기열이나 지카 등 모기 매개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갈라파고스 실험에서도 모기 개체 수 변화를 조사하고, 질병 추이, 환경 영향 등도 지켜볼 계획입니다.

[앵커]
굉장히 작은 모기가 엄청난 질병을 예기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좋은 소식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최근 지구온난화와 바이러스 등 때문에 벌이 집단 폐사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벌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벌의 특별한 행동에 대한 연구가 나와 주목받았습니다. 영국 퀸 메리대 연구진이 호박벌이 다른 친구 벌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하는 학습 능력을 갖춘 사실을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동그란 상자를 만들고 빨간색 손잡이를 시계 방향으로 밀거나 파란 손잡이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설탕물을 먹을 수 있도록 고안했습니다. 그리고 벌 한 마리를 훈련해 설탕물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쳤습니다. 그 다음 벌 군집을 데려와 훈련 받은 벌이 설탕물을 먹는 방식을 보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벌 군집의 98.6%가 시범 보인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상자를 열고 설탕물을 먹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시범을 보여주지 않은 벌 군집은 상자를 여는 성공률이 5%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곤충 군집 내에서 새로운 행동이 어떻게 확산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호박벌이 기존에 생각됐던 것보다 새로운 행동 양식을 빨리 익히고 환경에 적응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였습니다.

[앵커]
참 벌이 똑똑하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사라져 가는 벌을 구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아이디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2위 소식이죠?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 MWC2023 소식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MWC에선 5G 이동통신 기술을 넘어 6G, 7G 기술까지 등장했습니다. 6G는 데이터전송 최고 속도가 5G보다 50배 빠르고, 7G는 이보다도 더 빠르기 때문에 빨라진 통신에 어떤 서비스를 담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인공지능 반도체와 같은 인공지능 신기술과 로봇 기술, 메타버스 서비스가 대거 소개됐습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반도체를 활용해 자율주행 AI 순찰 로봇 등을 개발할 것이라면서 이밖에 5대 사업 영역에 모두 AI를 적용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KT는 자율주행 배송로봇과 방역 로봇 등을 선보이고 정식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고, LG유플러스 산업현장 전체에 LTE·5G 기반 서비스로봇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도 MWC에 참석해 관련 기업들을 유치하겠다고 말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현장에서 보고, 경험한 최신 기술을 지역의 4차 산업에 어떻게 적용해 나갈지 앞으로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립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1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우리 우리 시각으로 지난 9일 새벽 발사 예정이었던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로켓, 테란 1이 기술적인 문제로 발사 중단됐습니다. 미국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는 로켓 2단의 추진제 온도 문제로 발사가 연기됐다고 밝혔습니다. 로켓은 우리 시각으로 오는 12일 새벽 3시 다시 발사를 시도할 예정입니다.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는 연료 탱크와 엔진 등 로켓의 85%를 자체 개발한 3D 프린터로 제작했고요, 로켓 연료로는 처음으로 액체 천연가스를 적용했는데요. 부품 수를 기존 로켓의 1/100로 줄이고 제작 기간도 60일 이내로 단축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로켓은 우리 시각으로 오는 12일 또 발사되니깐 그때 주목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도 우주발사체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이번에도 연기되면 어떡하지? 실패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하게 됐는데요, 유독 실패 소식이 많았던 것 같아요.

[기자]
네, 유독 이번 주가 그랬습니다. 지난 9일엔 국내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한빛-TLV'의 시험 발사를 또 연기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상 악화와 기술적 문제를 겪으면서 연기를 거듭한 데 이어 이번에도 카운트 다운 중 중단된 겁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7일에는 일본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H3가 발사에 실패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H3가 발사된 후 2단 우주발사체의 엔진이 점화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미국과 한국, 일본의 우주 발사체가 연이어 실패 소식을 전해온 한 주였는데, 이번을 발판 삼아 앞으로 재도전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앵커]
저는 3D프린팅으로 만든 로켓 발사가 가장 관심이 가던데,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이번에 잘 준비해서 다시 잘 쏘아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사이언스 핫5' 최소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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