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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HOT5] 늙은 쥐 다시 젊어졌다…1월 넷째주 과학 이슈

2023년 01월 27일 16시 06분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핫5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5위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최근에 이어지고 있는 중국 해킹 그룹의 공격이 이번 주 5위 소식을 차지했습니다. 중국 해킹 그룹 샤오치잉이 지난 설 연휴에 대한 건설정책연구원 홈페이지를 해킹한 데 이어서 국내 기관을 추가로 해킹을 했는데요, 해킹이 확인된 기관은 우리말학회와 한국고고학회, 한국학부모학회 등 11개 기관입니다.

해킹 공격받은 기관에 홈페이지에는 중국어로 샤오치잉, 영어로 사이버 시큐리티 팀이라는 로고가 게시됐고요, 또 '우리는 계속해서 한국의 공공 네트워크와 정부 네트워크를 해킹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습니다. 앞서 이 해킹 그룹은 한국인터넷진흥원, KISA를 해킹하겠다고도 예고했는데요, 아직 KISA 홈페이지에 특이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추가 피해가 좀 걱정인데 보안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거 같고요. 홈페이지 화면이 바뀐 것 말고 다른 피해는 없었을까요?

[기자]
해킹 그룹은 피해 기관 홈페이지의 권한을 탈취했다고 주장을 했는데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홈페이지 화면이 바뀌는 등의 웹 변조 외에 실제적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또 해킹 그룹이 앞서서 국내 기관 2천 곳을 해킹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 과기정통부는 이들의 주장이 과시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해킹 그룹 일부는 이번 공격이 '한국이 중국인에 대해서 단기 비자 발급을 제한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보복 성격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부터는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까지 우려가 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제 4위 소식이죠?

[기자]
트럭 크기만 한 소행성 2023BU가 27일 오전 9시 반 경에 지구를 가까스로 빗겨 나갔습니다. 남아메리카 칠레 남서부 3,600㎞ 상공을 스쳐 지나간 건데요, 통신 위성 등이 떠다니는 궤도가 상공 3만6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소행성이 지구에서 위성까지 거리의 10분의 1에 불과한 거리를 근접 통과한 겁니다.

NASA 연구진은 이번 소행성이 지금까지 궤도가 알려진 지구 근접 천체 가운데 가장 가까이 지나간 것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소행성은 지구 상공을 스쳐 지나가기 불과 5일 전인 지난 21일에 아마추어 천문학자에게 처음 발견됐기 때문에 더욱더 긴장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앵커]
불과 알게 된 지 일주일도 안 됐다라는 얘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참 아찔한데 이번 소행성이 또다시 지구를 스쳐 갈 수도 있을까요?

[기자]
이번 소행성은 오는 28일에 또다시 지구에서 9,900여㎞ 떨어진 곳을 통과한 뒤에 우주로 사라질 전망입니다. 이번 소행성 외에도 이번 달에는 소행성들이 잇따라 지구를 스쳐 지나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27일엔 지름 51.8m의 소행성이 지구 상공 338만㎞를 지나가고, 같은 날 5.8m 크기의 또 다른 소행성이 37만㎞ 상공을 통과할 전망입니다.

또 28일에는 4m 크기 소행성이 58만㎞ 상공을 지나고, 또 다음 날에는 29일에는 지름 36.6m 소행성이 283만㎞ 상공을 지납니다. 다행히 이들 모두 지구와 충돌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하지만 미래에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나사가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서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실험을 진행하는 등 소행성 충돌 위협에 대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주로 나가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이런 소행성 충돌에 대비하는 연구도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3위 소식도 알아볼까요?

[기자]
우주 공간에서 위성이나 우주선에 연료를 공급하는, 이른바 우주 주유소 소식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20년에 미국 우주기업 노스롭 그루만이 일명 수명연장 위성을 발사했는데요, 이 위성은 지구 정지궤도에서 연료가 거의 바닥난 또 다른 위성과 도킹을 해서 연료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료를 받은 위성의 수명이 5년이 연장됐습니다. 수명연장 위성은 앞으로 5년 뒤쯤 또 다른 위성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다시 사용될 계획입니다.

[앵커]
연료를 우주에서 얻을 수 있다면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위성이나 이런 것들의 수명도 연장될 거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정상 작동이 가능한데도 연료가 다 떨어져서 수명이 다하게 된 위성을 다시 가동할 수도 있어서 유용하고요, 또 우주선을 발사해서 궤도에 올린 뒤에 연료를 재주입할 수 있다면 우주선이 더 멀리 나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화성 유인비행을 목표로 하는 우주선 스타십에 또 다른 스타십을 도킹해서 연료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성 비행을 하는 우주선의 경우에는 지구에서 모든 연료를 채워서 보내려면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륙할 땐 연료 부피를 줄이고 우주 공간에서 다시 중간 급유를 하겠다는 겁니다. 이 방법이 성공을 한다면 화성 유인 탐사 비용이 우리 돈으로 10조 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앵커]
지금은 지구 중력을 벗어나는데 연료의 대부분을 쓴다고 하는데 이런 방법이 상용화되면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제 2위 소식이죠?

[기자]
2위로는 KIST 연구진이 개발한 로보틱 도서관 시스템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도서관에 다양한 로봇이 적용돼서 사람에게 주변 상황과 맥락을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식인데요. 먼저 스마트폰에서 원하는 책을 선택을 하고요, 책장에 다가가면 선반이 저절로 나오게 됩니다.

출입문이 사용자의 키를 인식을 하게 되는데 이 키에 맞춰서 책장이 사용자가 책을 꺼내기 쉬운 위치에 책장이 있는지 판단을 한다고 하고요. 만약 책이 높은 곳에 있다면, 의자가 저절로 다가가서 의자를 밟고서 책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 책장에서 책 여러 권을 꺼내게 되면은 의자가 자동으로 다가와 카트 역할까지 한다고 합니다. 책장·책상·의자·조명 등 사물들이 서로 협업하는 형태의 도서관인 겁니다.

[앵커]
직접 보니까 마법 같은 느낌이 들던데 이게 사용자뿐 아니라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분들한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로봇이 책장의 책을 스캔하면서 잘못된 위치에 꽂혀 있는 책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5시간 만에 3만 권의 책을 점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방대한 책 가운데서 손님이 원하는 책을 찾아주는 일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에서는 이미 로봇 사서가 근무 중인데요, 수백만 권의 보유도서 가운데서 원하는 책을 단 5분이면 찾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장서 관리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드론도 개발돼 주목을 받았습니다. 로봇의 도움을 받으면 책 관리도 더 수월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만, 로봇이 더 발전하면 아예 사서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앵커]
미래의 도서관을 엿본 느낌인데요. 마지막으로 1위 소식도 알아보죠.

[기자]
해외 연구진이 늙고 병든 생쥐에 나이를 되돌리고 젊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노화의 주요 원인을 새롭게 밝혀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물질을 주입해준 겁니다. 과학계에선 나이가 들면 DNA에 돌연변이가 쌓이면서 세포가 망가져서 노화가 진행된다고 보고 있는데요. 그래서 DNA 돌연변이를 해결하면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은 DNA 손상 그 자체가 노화의 원인이라고 봤던 기존 이론과 달리, DNA를 수리하는 단백질의 기능 저하를 노화의 더 큰 원인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DNA 돌연변이를 고쳐주는 단백질이 오작동 없이 정확한 위치로 이동하게 하는 유전자 세 종류를 섞어 주입을 했습니다. 그 결과 생쥐가 회춘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유전자가 정확히 일치하는 쌍둥이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건데, 한 마리는 털이 희고 듬성듬성한데, 유전자를 주입한 다른 한 마리는 검은 털이 수북하고요, 뇌와 근육, 신장 조직도 더 젊어졌고, 멀었던 눈도 회복됐습니다.

[앵커]
방금 그림에서 화면으로 나온 것처럼 이게 쌍둥이 생쥐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 마리가 굉장히 어린 생쥐의 모습을 띠고 있었는데요. 이런 기술이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기자]
연구팀은 지금은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아직은 인간에게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 하지만 기존에 생각했던 것처럼 돌연변이를 일일이 고치는 건 어렵지만, 이번 기술처럼 단백질을 활동을 조절하는 건 비교적 쉬운 기술이라고 하거든요. 새로운 접근을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고요, 이번 연구가 진행될수록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퇴행성 질환 등 노화 관련된 질환에 대한 이해가 넓어질 수 있고 또 치료의 실마리를 찾는 데도 도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저도 이 기사가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돌연변이 자체가 아니라 돌연변이를 수리하는 단백질에 초점을 맞춘 게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이언스 핫5> 최소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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