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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머릿속 시한폭탄 '뇌졸중' 예방과 치료방법은?

2023년 01월 16일 17시 14분
■ 김정민 / 서울대학교 병원 신경과 교수

[앵커]
뇌졸중은 일단 발생하면 정상적인 생활 복귀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한 번 발생으로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뇌졸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정민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머릿속에 시한폭탄이라고 하니깐 무서운데요. 머릿속에서 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졸중, 어떤 질병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뇌졸중은 뇌혈관의 문제로 신경 세포·조직이 손상되어 갑자기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는 질병으로 그 주요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는 한쪽의 팔다리 위약감이나 감각 이상, 이에 따른 보행 장애가 있고 갑자기 발생하는 안면마비, 복시, 언어장애도 뇌졸중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갑자기 발생한 심각한 강도의 두통이나 사물 또는 본인이 빙글빙글 도는 양상의 어지럼증 역시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어졌던 뒷목의 통증이나 양손 저림이나 손 떨림, 눈꺼풀이나 안면의 떨림, 머리가 맑지 않다는 증상, 띵하게 어지러운 증상, 이명, 서서히 진행하는 기억력 저하 등은 뇌졸중 증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앵커]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확히 차이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좀 정리를 해주시죠.

[인터뷰]
뇌졸중은 뇌혈관의 문제로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질병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뇌혈관이 막혀서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경우를 뇌경색 또는 허혈성 뇌졸중, 뇌혈관이 터져서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경우를 뇌출혈 또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구분합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는 기전에 따라서 크게 대혈관의 죽상동맥경화증, 심장에서 기인한 뇌경색, 고혈압이 오랫동안 뇌의 작은 혈관을 손상 시켜서 발생하는 뇌경색 등이 있습니다.

뇌출혈인 경우에는 주로 발생 위치에 따라서 뇌실질 내 출혈, 지주막하출혈로 구분하게 되는데 그 위치에 따라 원인 및 치료 방침이 차이가 있습니다.

[앵커]
뇌경색과 뇌출혈 중 어느 것이 더 심각할까요?

[인터뷰]
뇌졸중 크기와 위치가 위험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뇌경색과 뇌출혈 중 뭐가 더 위험하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증상이 의심되면 빠르게 치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뇌졸중은 한가지 타입으로 발생하지만, 뇌경색이 크면 취약한 부분이 뇌출혈로 발전할 수 있고 반대로 뇌출혈이 크면 주위 뇌혈관을 눌러서 뇌경색이 생기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뇌졸중이 발생하는 원인은 주로 무엇인가요?

[인터뷰]
뇌졸중의 원인은 그 기전에 따라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흡연, 음주와 비만, 운동 부족 등이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미세 먼지와 스트레스, 염증 반응 등이 새로운 위험 인자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고혈압은 뇌졸중 위험 인자 중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로서 적극적인 혈압 조절은 뇌졸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으로 일상 생활에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다스리기, 짜게 먹지 않기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서구적인 식습관과 육식의 증가로 비만과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콜레스테롤 대사 이상은 동맥경화를 초래하여 뇌경색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과식과 기름진 식단을 피하는 것 역시 뇌졸중을 예방하는데 중요합니다.

[앵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으로 뇌졸중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런데 뇌졸중이 얼마나 위험한 질병인가요?

[인터뷰]
뇌졸중은 주요 사망원인일 뿐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신경학적 후유증을 초래하여 일상생활로 복귀를 어렵게 하고 인지기능 저하 및 우울증 등 합병증을 초래하게 됩니다. 최근 국내 통계자료 및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4번째 주요 사망 원인으로 매년 뇌졸중으로 1만 4,000여 명이 사망하고 사회경제적 손실도 4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뇌졸중 이후 목숨을 유지하여도 많은 수의 환자들이 신경학적 후유증으로 이전에는 당연하게 누리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거나 이에 따라 우울감, 상실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앵커]
뇌졸중으로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는다고 하셨는데요. 이로 인한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나요?

[인터뷰]
뇌졸중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하지만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하여 건강 수명을 단축 시킬 수 있습니다. 급성기 뇌경색 환자는 잘 움직일 수 없으니 욕창이나 요로 감염이 발생하기 쉽고 또한 삼킴장애로 인해서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서 흡인성 폐렴에 걸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감염증이 발생하는 경우 발열 및 체내 염증 반응으로 이차 신경 손상을 초래하여 뇌졸중 이후 회복을 저해하거나 뇌경색이 진행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뇌졸중 급성기 이후에는 많은 환자들이 다양한 수준의 인지기능 저하 및 우울감을 호소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생존자의 약 40-50% 뇌졸중 생존자가 혈관성 인지기능 저하를 경험하고 약 30% 수준에서 우울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적극적인 재활 치료나 약물 치료 순응도 측면에서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앵커]
많은 합병증을 유발하는 뇌졸중, 정말 위험한 질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서 뇌졸중이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치사율은 얼마나 되나요?

[인터뷰]
전 세계적으로 매년 1,500만 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며 이들 중 600만 명은 사망하게 되는데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2초에 한 명씩 뇌졸중이 발생하고 6초에 한 명씩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셈입니다. 뇌졸중에 의한 치사율은 감소 추세에 있으며 우리나라도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십만 명당 약 60명에서 40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혈압을 비롯한 혈관 위험 인자의 적극적인 조절 노력과 급성기 뇌졸중 치료 기술의 발달에 따른 결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령 환자, 특히 70세 이상에서 뇌졸중 사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국내 고령화 인구가 급증하고 있기에 안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치사율이 줄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같은데, 그런데 뇌졸중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인터뷰]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신경학적 증상이 특징적이므로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발견된 안면마비와 상하지 위약감, 식사하다가 갑자기 발생한 언어 장애 또는 발음의 부정확함, 앉았다가 일어서면서 갑자기 발생한 어지럼증과 복시 등이 그 예시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갑자기 발생한 증상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거나 완전히 소실되는 경우가 있는데 의학적으로는 일과성허혈발작이라고 부르는 경우입니다. 이는 뇌혈관을 막은 문제가 저절로 개선된 경우이지만 원인에 대한 치료가 적절하게 되지 않은 경우 단기간에 재발하여 뇌졸중으로 굳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뇌졸중이 의심되는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먼저 의사가 관련된 병력 청취와 신체 검진, 신경학적 검진을 시행한 다음, 판단에 따라 뇌 영상검사를 하게 되는데 CT는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MRI는 높은 해상도로 작은 뇌경색까지 확인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뇌졸중에 대해 설명을 쭉 해주셨는데 저는 갑자기 라는 단어를 잘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없던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가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기억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뇌졸중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인터뷰]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 대한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막힌 혈관을 다시 여는 치료인데 정맥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하여 녹이거나 직접 뇌동맥을 찾아 들어가서 혈전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재개통을 시도하게 됩니다. 재개통 치료는 출혈 위험성을 포함한 다양한 부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먼저 치료 전에 뇌출혈이 배제되어야 하고 동반 질병이나 이전 수술력, 뇌손상 과거력 등 환자 상태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치료와 없는 치료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증상이 발생하고 빨리 응급실로 내원할수록 할 수 있는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 발생 위험성이 낮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가역적으로 손상되는 신경조직이 늘어나는 반면 뇌 손상으로 재개통에 따른 출혈 위험성이 높아지고 재개통으로 인해 살릴 수 있는 뇌세포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따라서 일정 시간 이후에 재개통 치료를 하게 되면 신경 세포를 살릴 수 있는 경우는 별로 없고 오히려 출혈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한뇌졸중학회에서는 뇌졸중 재관류 치료가 가능하고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구비 된 병원 80여 개를 인증하여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앵커]
뇌졸중은 정말 1분 1초가 중요한 만큼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뇌졸중 하면 겨울에 가장 위험하다라는 말들이 있는데 실제로 그렇나요?

[인터뷰]
추운 겨울이 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혈압 변동 폭이 커지고 혈관이 수축하여 고혈압에 의한 혈관 손상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관련 통계를 보면 뇌졸중이 겨울에 특히 많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더운 여름철과 환절기에도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각각 탈수 및 감기 등 상기도 감염에 따른 염증반응이 혈액응고체계를 활성화 시켜 뇌경색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뇌졸중에 대한 대비는 사계절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뇌졸중 예방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모든 병은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혈관위험인자를 선제적으로 발굴하여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 및 건강한 식사 습관을 유지해서 혈관위험인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술은 가급적 최소한으로, 담배는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뇌졸중 의심 증상이 발생한다면 빨리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응급실로 갈 수 있도록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발생하면 가족이나 친구를 기다리지 말고, 외래 진료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급성뇌졸중 치료 병원을 알고 있는 119에 전화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돌이킬 수 없는 큰 후유증을 남기는 질병인 만큼 무엇보다 예방을 위해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내 몸 보고서', 서울대학교 병원 신경과 김정민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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