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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내용은?

2023년 01월 03일 16시 53분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총회가 열렸습니다. 총회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와 육지 30%를 보호구역으로 정하고, 선진국과 기관들이 거액의 기금을 낸다는 등의 생물다양성 협약이 타결되었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생물다양성협약 내용과 의의,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 등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달 열린 총회에 대해서 알아보기 전에 먼저 생물다양성협약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생물 다양성 협약(CBD)은 생물 다양성을 생태계라든가 종이라든가 혹은 유전자 세 가지 수준에서 파악하고 생물 다양성의 보전, 생물 다양성 구성 요소의 지속 가능한 이용,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배분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 조약입니다.

1990년대 이후 생물 종의 멸종 속도가 그 이전에 비해서 50∼100배 빨라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생물 다양성 감소에 대한 위기의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했는데요. 이에 생물 다양성의 보전과 함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기본이 되는 협약으로의 새로운 국제적 규범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는 1987년 이후 일곱 차례의 정부 간 협상회의를 거쳐 1992년에 채택된 유엔환경협약이 시작되었는데요. 우리나라는 1994년 10월 3일에 15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을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생물 다양성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목표로 하는 국제조약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의 주요 타결 내용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이번에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 참석한 196개국 대표들은 23개 보전 목표를 담은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 다양성 프레임 워크'를 채택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와 육지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는 30X30 목표(30 by 30 target)였는데요. 현재는 육지의 17%, 해양의 10%만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지요.

또 세계 각국은 자연보전 노력을 위해서 공공과 민간 재원을 통해 연 2천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그중 선진국들이 2025년까지 매년 최소 200억 달러를, 2030년까지 매년 최소 300억 달러를 각각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앵커]
거의 두 배 정도 보호구역이 늘어나는 거 같은데요. 이렇게 보호구역을 정하는 의의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시행되는지도 알려주시죠.

[인터뷰]
일단은 해양보호구역은 해양생물 다양성이 풍부해서 생태적으로 중요하다거나 또는 해양경관 등 해양자산을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지정하는데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에 우리나라도 가입해 있기 때문에 협약에 의해 지정되는 해역이나 육지가 있다면 각국이 자체 법률로 보호구역을 지정합니다.

해양보호구역은 해양생태계의 특성에 따라서 해양생물보호구역, 해양생태계보호구역, 해양경관보호구역 등 세부 구역으로 구분해서 지정·관리하는데요. 우리나라 해양보호구역의 지정 및 관리는 해양수산부 장관이 담당을 하고 있고요. 해양보호구역에서는 공유수면의 구조를 변경하거나 해수의 수위 또는 수량에 증감을 가져오는 행위, 공유수면에서의 바다·모래·규사·토석의 채취행위 등이 제한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정된 곳에서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동은 일체 할 수 없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는데요. 앞서서 이번 총회에서 23개의 보전 목표가 세워졌다고 했는데 어떤 목표인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이번 15차 당사국총회에서 현재 합의된 생물 다양성 협정의 글로벌 목표를 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육상 및 해상에서 손상된 생태계의 30%를 복구한다는 것, 알려진 종의 멸종을 막고, 2050년까지 모든 종의 멸종 위험과 비율을 10배로 줄인다는 내용이 들어있고요. 2030년까지 살충제로 인한 위험을 최소한 50% 정도 감소해야 하며, 2030년까지 환경에 손실을 주는 영양소를 최소 50% 감소하자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자연 기반 솔루션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처해야 하고, 2030년까지 외래 침입종의 도입 및 정착률을 최소 50% 감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여기다가 2030년까지 야생종의 안전하고 합법적이며 지속 가능한 사용 및 거래를 확보하는 목표가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는 해로운 보조금을 줄여나가면서, 지구환경기금 아래에 설립된 새로운 기금은 모든 재원의 자금 조달에 개방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모든 국가는 2024년에 열리게 되는 16차 당사국총회 이전에 업데이트된 국가 생물 다양성 전략이라든가 실행 계획 또 국가 생물 다양성 재무 전략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앵커]
계획은 참 좋은데 이게 강제성이 있는지가 의문입니다. 만약에 합의된 내용을 어겼을 때 혹시 페널티 같은 게 주어지나요?

[인터뷰]
사실 지금까지 기후회의나 생물 다양성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이 지켜진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유일하게 지켜지는 것이 오존층을 보호하기 위한 몬트리올 협정인데 사실 이마저도 중국 등은 몰래 오존층 파괴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런 합의를 준수하는 것이 국제적으로 비난받지 않게 되겠죠.

[앵커]
그런데 최근 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비용문제가 좀 있었는데요. 이번 총회에서도 비용 문제가 없지 않았을 거 같거든요. 어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이번 총회에서도 극명하게 의견이 달랐던 부분이 비용문제였는데요. 개도국들은 지구의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선진국들의 매년 1천억 달러의 기금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있거든요. 그래서 가장 많은 비용을 내야 하는 유럽연합이 개도국 안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유럽연합(EU) 환경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연합에서 1,000억 달러를 감당하는 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 지킬 수 없는 것을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면서 협상 과정에서 개도국대표들이 집단퇴장하기도 했는데요. 유럽연합은 새로운 기금 마련 대신에 민간의 기부금이나 개발은행 자금 등 다른 재원 확보 방안으로 대체하자고 설득을 했고요, 결국 선진국들은 2025년까지 매년 200억 달러, 2030년까지 매년 300억 달러를 내는 것으로 합의가 된 것이죠.

[앵커]
앞으로도 합의를 위해서 조금 더 노력해야 될 거 같은데 이번 15차 총회에서 합의된 내용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인터뷰]
일단 지금 회원국이 196개국인데 196개국 모두 다 합의한다는 건 사실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이 정도의 협약이라면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는 마침내 자연과 평화 협정을 맺기 시작했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요.

환경전문가들은 이 협약이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버금가는 환경 분야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환경보호단체 '캠페인 포 네이처'의 브라이언 오도넬 이사는 "이번 합의는 믿기 힘들 정도로 기념비적인 일이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인간은 자연을 빠르게 무너뜨리는 경로를 밟아 왔지만,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다"라고 반겼는데요.

다만 문제는 협약의 이행 여부입니다. 각국은 2010년에도 일본 아이치현에서 생물 다양성 목표를 정했는데 대부분 이행하는 데 실패했거든요. 이번 협약도 세계 각국이 얼마만큼 협력하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것이지요.

[앵커]
각국의 노력이 좀 필요해 보이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합의된 내용들은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인터뷰]
일단은 생물다양성협약이 우리나라 산업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있습니다. 자생 동식물 자원 보존, 개발 등으로 지역산업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요. 생물자원을 이용한 제품개발로 전통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여기에 관광이라든가 레저 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고요, 생명공학 원천기술의 개발이나 생물산업의 발전 등을 꾀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죠.

그러나 반대로 생물다양성협약은 생물자원이 풍부하지 못하고 기술력도 떨어지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각국의 생물자원 및 유전자원 보호와 선진국의 기술이전 기피 등으로 인한 생명공학기술 발전에 어려움이 예상이 되고요, 또 생물 및 유전자원을 제공한 나라에 대한 대가 지급 등 경제적 어려움도 예상이 됩니다.

그러나 결국 생물다양성협약이 추구하는 미래는 살기 좋은 환경이 될 것이고요, 우리나라에의 생명공학 기술력도 매우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협약 기간까지 8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가 긴박하게 법제를 좀 정비를 하고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고요. 선진국 기금제공에서도 앞으로는 국력에 맞는 부담도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앵커]
지구는 함께 지켜나가야 하는 거니까요. 선진국으로서 우리나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잘 준비해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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