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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UN 기후변화 협약 보고서 어떤 내용을 말하고 있는가?

2022년 11월 08일 16시 40분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최근 국제적으로 전쟁이나 경제 위기 등 다른 이슈가 많다 보니 기후위기에 대한 논의가 뒤로 밀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는 사이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난은 더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이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기후공약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기후공약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이 보고서 내용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올해 10월 26일이었죠. 유엔기후변화협약 단체는 "기후 계획은 여전히 불충분하다: 지금 더 야심 찬 조치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를 했어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의 감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에 비해서 13.7% 늘리는 것으로 추정을 했었는데 올해는 10.6%로 약간 줄어들었거든요.

하지만 이 정도의 감축으로는 금세기 말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기에는 불충분하다라고 말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대적으로 감축하지 않는 이상 지구는 금세기 말에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평균 2.1도에서 2.9도 뜨거워질 것이라는 거지요.

이 수치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치인 1.5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인데요. 기후과학자들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는 것이 기후재앙의 '마지노선'이라고 말하고 있거든요. 이거는 만일 지구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뜨거워지게 되면 폭염이나 가뭄, 대홍수, 대형산불 등 각종 기후 위기로부터 인류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지구 기온 상승 1.5도가 기후 재앙의 마지노선이다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지구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해서 어느 정도로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될까요?

[인터뷰]
이번에 보고서를 발표한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사무총장이죠. 시몬 스티엘은 "2030년까지 예상되는 배출량의 감소 추세는 국가들이 올해는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파리 협정에 따른 우리의 기후 목표는 명확하다. 그러나 전 세계는 여전히 섭씨 1.5도로 제한하고 있는데 필요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의 규모와 속도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이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서, 각 국가는 기후 행동 계획을 강화를 하고 향후 8년 안에 적극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유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의 2018년 보고서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0년 기준으로 2030년까지는 45% 감축되어야 한다고 했었고요. 올해 초에 발표된 이 기구의 보고서에서는 2019년을 기준으로 해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 정도 감축을 해야만 기후 변화로 인한 최악의 상태를 피할 수 있다는 거지요.

세계자원연구소(WRI)는 현재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 계획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7%밖에 줄일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거든요. 많은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 줄이려는 노력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지요.

[앵커]
실제로는 온실가스를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라는 얘기인데요. 그런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긴 위한 약속이 파리협정 이후에 제출이 되고 작년 글래스고에서 또 한 번 약속을 했었잖아요. 이번에 좀 더 발전된 게 있을까요?

[인터뷰]
이번에 유엔기후변화협약은 파리 협정 193개 당사국가들이 온실가스 저감계획을 냈었어요. 그것을 분석을 했고요. 또 작년 글래스고 기후 당사국총회에서 약속된 온실가스 저감계획, 그리고 올해 9월 23일까지 다시 제출된 24개 국가의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분석을 했습니다.

그런데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인 시몬 스티엘은 "지난해 글래스고에서 열렸던 유엔 기후 변화 당사국총회에서, 모든 국가가 그들의 온실가스 저감계획을 강화해서 다시 작성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러나 당사국총회(COP26) 이후 겨우 24개의 나라만이 새롭게 강화된 온실가스 저감 계획안을 제출했다는 것은 정말 매우 실망스럽다. 정부의 결정과 행동은 긴급성의 수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협의 심각성, 그리고 폭주하는 기후 변화의 파괴적인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남은 시간의 짧음을 반영해야만 한다."라고 강하게 각국의 온실가스 정책을 비판을 했지요.

[앵커]
그래도 세계 각국이 지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은 어느 정도 해놓은 상태이지만, 그런 것들이 좀 미미하다 말씀이신 거 같은데, 최소한 그 정도는 지금 지켜야 하는 상황인 거겠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일단 각국은 기후변화를 저지하기 위해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것에는 다 동의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실행하는 데는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이죠. 유엔환경계획(UNEP)은 10월 27일 발표한 '배출 격차 보고서'에서 세기말이 되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4~2.6도 오른다고 밝혔는데요.

또 각국이 내놓은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성실히 이행한다고 하더라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묶어두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분석을 했습니다. 배출격차보고서는 1.5도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전 세계가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양과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사이의 격차를 분석한 것인데요.

이 보고서에는 1.5도 이하로 억제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보다 45% 줄여야만 하는데 작년 글래스고의 당사국총회에서 각국이 약속했던 배출량 감소량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의 1%에도 미달한다고 분석을 했습니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이 "이제는 점진적 변화를 얘기하던 시대는 지났다. 급진적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지요.

[앵커]
각국의 배출량 감축 목표가 실제로는 턱없이 부족한데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라는 말씀이신데요. 선진국들이라고 하는 이른바 주요국들이 사실 솔선수범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잖아요. 이게 어떤 기후협약의 근본적인 문제 중에 하나로 작용을 하고 있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같은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G20)이 정말 앞장서야 한다"라고 호소했는데, 효과는 거의 없는 듯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량 1위와 2위 이게 중국과 미국이거든요. 이들 나라의 태도가 좋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 나라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아예 유엔에 제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에 도달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에 대한 감축 목표는 세우지도 않았고, 최근엔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석탄 채굴을 확대하면서 메탄 배출량이 10%나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요.

미국 같은 경우 기후 대응 노력도 아주 부진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키면서 에너지 안보 역량을 높이고 탈 탄소화를 추진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기는 했어요. 세계자원연구소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라고 비판을 했지요.

[앵커]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 보이는데 현재 세계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계속해서 논의를 하면서 발전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지금 유엔기후변화 당사국 총회도 열리고 있죠?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어제, 그저께였죠. 제27차입니다. UN 기후변화 당사국총회가 이집트에서 열렸는데요. 많은 기후전문가는 이곳에서 혁신적인 합의가 있기를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사메 슈크리 27차 유엔 당사국 총회의장은 "당사국총회는 기후 행동에 대한 세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소 저감 목표를 높이고 긴급한 실행이 필수적이다. 이것은 더 심각한 기후의 영향과 파괴적인 손실과 피해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이젠 탄소 저감노력이 더 빨라져야 하고 더 많은 경제 부분에서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따라서 이번의 27차 당사국총회에서 획기적인 대응이 합의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이번 27차 당사국총회에서 선진국들이 자국 이기주의를 버리고 전 세계적이고 획기적인 온실가스 저감 대책에 합의를 했으면 좋겠고요. 사실 그렇게 해야만 지구를 기후재앙의 늪으로부터 구출하는 길이거든요. 이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개도국 지원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실질적 대책도 꼭 마련돼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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