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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동아프리카의 극심한 가뭄

2022년 11월 01일 16시 18분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홍수가 나는 지역은 더 극심한 홍수가 발생하고 가뭄이 심각한 지역은 더욱 가물게 된다고 하는데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받는 나라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곳이 동아프리카 지역이라고 합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동아프리카의 극심한 가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 여름, 폭염과 가뭄 등의 재해로 고통받은 나라가 많았는데요, 현재까지도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10월 말 현재 글로벌재난경보 및 조정시스템(GDACS)에서 발표한 가뭄 현황을 보면 남유럽, 중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 많은 나라가 있지만 가장 심한 곳은 동아프리카지역입니다. 이 지역에 포함되는 나라는 콩고 민주 공화국,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남수단, 우간다 등의 국가인데요.

그림을 보시면 아프리카 전체의 그림 중에서 주황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가뭄 지역인데요. 아프리카에서는 동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가 가뭄 지역에 속합니다. 동아프리카 지역을 확대한 그림을 보시면 동아프리카의 넓은 지역이 가뭄이 심각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의 가뭄은 올해 2월 말에 시작되어서 현재 8달 이상 이어지고 있는데요. 가뭄영향을 받는 지역의 넓이가 109만 km2, 한반도의 5배 정도 넓은 지역입니다.

[앵커]
가뭄이 8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면 피해의 크기가 상당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아프리카는 가뭄 외에도 대홍수, 사이클론같은 피해도 많이 있다고 하던데 어떤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올해 10월 18일에 세계적인 의학 저널인 더 랜싯(The Lancet)이 아프리카의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내용을 보면 “동아프리카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가뭄은 1970-79년과 2010-19년 사이에 3배로 늘어났다는 겁니다.

2018년에 파괴적인 사이클론은 말라위, 모잠비크, 짐바브웨에서 2천2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고요.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에서는 심각한 홍수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고 주거지, 경작지, 가축의 손실로 인한 강제 이주도 발생했고요. 홍수로 인한 생태의 변화와 환경 위생에 대한 피해는 말라리아, 뎅기열, 에볼라 바이러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및 기타 감염병의 증가로 이어졌죠. 해수면 상승은 수질을 감소시켜 아프리카에서 주요 사망원인 설사병을 포함한 수인성 질병으로 이어집니다.

[앵커]
온갖 자연재해가 일어나면서 이 지역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또 다른 자연 지역에 대한 피해사례도 알려주시죠.

[인터뷰]
극심한 날씨는 물과 식량 공급을 방해하고, 식량 불안과 영양실조를 증가시키며, 아프리카에서 매년 170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경제에서 농업의 중심적 역할 때문에 2012년 이후 영양실조가 거의 50% 증가했습니다.

환경 충격과 그 연쇄 효과는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해를 끼칩니다. 전체적으로 기후 위기는 기후 충격에 가장 취약한 국가의 국내 총생산의 5분의 1을 파괴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전 세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지요.

[앵커]
이 자연재해가 물과 식량이랑 연관이 있다 보니깐 가난한 국가들의 피해가 더 큰 상황인데요. 그런데 아프리카 중에서도 동아프리카 지역의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어느 정도입니까?

[인터뷰]
올해 6월에 영국 브라이튼 대학교의 데이비드 내쉬 교수는 "동아프리카의 가뭄은 역사상 최악인가? 그리고 더 나빠질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그는 보고서에서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및 케냐의 넓은 지역은 현재 심각한 가뭄에 처해 있다면서 약 1,670만 명의 사람들이 심각한 식량 부족에 직면했다고 말하면서 이 인구는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인구를 합친 것 이상이라고 밝혔는데요. 동아프리카 지역은 3월에서 5월까지 장마철이 있는데 이 기간에 연중 강수량의 70% 이상의 비가 내립니다. 또 9월에서 12월까지도 비가 조금 내립니다.

그런데 2020년 말부터 4번 연속해서 장마철에 비가 매우 적게 내렸는데 이것은 적어도 40년 동안은 볼 수 없었던 기후 사건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가뭄이 들다 보니 토양의 수분이 사라지고 수로가 말라붙으면서 수백만 마리의 가축이 죽어갔다는 것이지요.

[앵커]
그렇다면 동아프리카가 극심한 가뭄이 해소될 여지가 있는 겁니까?

[인터뷰]
내쉬 교수는 단기적으로 이 지역의 가뭄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IPCC의 6차 보고서에서도 이 지역의 물 부족과 식량 부족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지요. 올해 4월에 Wealthungerlife 등 이 발표한 세계기아지수(Global Hunger Index)를 보면 식량 부족으로 가장 배고픈 10개국이 나와 있는데요.
이 중 가장 심각한 나라가 동아프리카의 소말리아입니다.

심각한 가뭄과 내전으로 인한 식량 부족이 심각하고요. '챠드'는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 불안과 이웃 나라에서 유입되는 난민 유입으로 식량 사정이 매우 심각하며 남수단과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영양 부족률은 39.6%에 이르며 콩고 민주공화국 등의 식량 사정도 너무 심각하다고 밝혔었지요. 그런데 이런 식량 부족은 바로 극심한 가뭄에 기인하는 것이지요.

[앵커]
이렇게 심각한 가뭄이 당분간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이 된다고 하니깐 정말 큰 일입니다. 앞서 동아프리카의 현재 가뭄은 40년 만의 '대가뭄'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과거에는 어땠습니까?

[인터뷰]
데이비드 내쉬 교수는 역사적으로 기록된 자료와 함께 기록된 기상자료를 결합하여 동아프리카 지역의 강수량이 어떻게 변했는지 연구했는데요. 동아프리카에서 강수량 측정이 시작된 것은 1870년대부터 입니다.

내쉬 교수는 과거 정보 소스를 사용하여 측정된 강우 데이터가 없는 지역은 자료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데요. 1820~1830년대 가뭄이 지난 200년 중 최악의 가뭄으로 당시 케냐의 바링고 호수가 다 말라붙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1900년부터 1902년까지 또 다년간의 가뭄이 발생했는데 악어를 사냥해 연명했기에 악어 기근이라고 불립니다.

1983년부터 1986년까지의 가뭄도 매우 극심했는데 당시 에티오피아 난민 기아를 돕기 위해 영국의 웸블리 구장에서 라이브 에이드(Live Aid)가 열렸던 가뭄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룹 퀸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이 공연이 나오지요.

최근에는 2016년에도 엘니뇨로 인해 가뭄이 심각했었는데요. 올해 발생한 이 지역의 가뭄은 1983년 가뭄 이래 약 40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라고 내쉬 교수는 말합니다.

[앵커]
40년 만에 가장 극심한 가뭄영향을 받고 있는데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라서 정말 힘든 상황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동아프리카 지역의 미래기후예측은 긍정적이라고요?

[인터뷰]
내쉬 교수는 과거의 여러 기록과 함께 미래의 기후변화를 관련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는 가뭄으로 인한 인간의 영향기록물 외에도 꽃가루와 퇴적물도 다른 기록을 남기는데요. 많은 식물학자와 지질학자, 기후학자들이 과거의 기후 변동성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해 오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최근에 아덴만의 해양 퇴적물로부터의 2천 년의 기후기록 데이터를 추출해보니 지구온난화와 동아프리카의 가뭄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고 말합니다.

현재 기후 변화는 이미 동아프리카 지역의 강우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간이 유발한 지구온난화로 서태평양 온도가 상승하면서 동아프리카의 경우 강수량이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 지역에서 앞으로 백투백 시즌의 가뭄이 점점 더 흔해지면서 더 심각한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동아프리카의 가뭄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소식은 기근 조기 경보 시스템 네트워크와 같은 과학자 그룹이 이제 급성 식량 불안정에 대한 조기 경고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런 예측을 통해 정부와 구호 기관이 가뭄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빈곤 국가의 자연재해가 더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운데요, 지구촌의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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