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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돌연사 위험을 유발하는 부정맥

2020년 02월 25일 17시 05분
■ 신승용 / 중앙대학교 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앵커]
심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규칙적인 활동을 하는데요. 이런 심장이 이유 없이 두근거리거나 불규칙하게 활동한다면 부정맥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부정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중앙대학교 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부정맥은 돌연사의 위험이 있는 무서운 질환이지만 대다수 가슴 두근거림을 느껴도 경각심을 그렇게까지 느끼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히 부정맥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인터뷰]
부정맥이란 심장의 맥박이 비정상적인 상태를 총칭하는 용어입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우리 몸에서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보낼 수 있는 것을 정상 맥이라고 합니다.

활동이 많거나 에너지가 많이 필요할 때는 요구하는 혈액량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맥박이 빨라져야 하고 필요치 않을 때는 과함이 없도록 느려져야 하는데요. 이와 같은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부정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정맥은 나이와 성별, 기저 질환의 여부 등에 따라서 증상과 그 경도가 매우 다양하니 정확한 병명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에는 웨어러블 장비들이 보급되면서 일반적으로도 심박 수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일이 많아졌는데요. 그렇지만 맥박 수에만 집중하지 말고 본인의 상태에서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이것이 무슨 문제 때문에 생기는 것인지 지속적인 관심과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맥박이 일정하지 않은 것을 부정맥이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부정맥이 까다로운 게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하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도 진단하기 어렵다고 들었거든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부정맥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지기 때문에 환자 본인도 심각한 증상이라고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가까운 친척 중 한 분이 평소에 증상이 없거나, 또는 별로 심하지 않아서 부정맥이 있는 줄 모르고 지내셨는데 주무시다가 돌아가신 분도 있습니다. 이처럼 부정맥은 갑작스러운 죽음, 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의심된다면 세심한 관찰과 정밀한 검사를 통해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10초 정도 시행하는 검사인 심전도 검사나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7일까지 검사를 하는 홀터 심전도 검사에서는 이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부정맥을 검사 시간 동안에 지나가지 않는다면 진단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 새롭게 개발되는 웨어러블 장비나 제가 오늘 가지고 나온 이런 이식형 장비를 활용하여 진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 장비는 이식형 심전도의 일종인 이식형 루프 기록계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심장 앞부분에 피부밑에 이식함으로써 가장 긴 시간 동안 연속적으로 심전도를 기록하고 이상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이식형 장비입니다. 만약에 반복적인 검사에도 진단을 정확하게 받을 수 없는데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 이런 이식형 루프 기록계의 사용해 보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앵커]
가지고 나오신 그런 이식형 심전도 장비를 활용한다면 증상이 나타나야지만 검사가 가능한 그런 기존검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네요. 그럼 대표적으로 부정맥을 의심해 봐야 하는 증상들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인터뷰]
특별한 이유 없이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또는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가슴이 답답하거나 괜히 이유 없이 짜증이 나거나, 우울감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증상이 미비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어렵거나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증상과 그 경도는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도 중요하지만, 평소 자신의 심박 수나 자신의 몸의 상황을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가 화가 나거나 긴장하거나 하면 심장이 빨리 뛰잖아요. 이런 상황을 부정맥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긴장을 하게 됩니다. 자율신경, 특히 교감신경은 맥박을 빨라지게 하여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하는데요. 이때 정상 맥이 빨라지는 것은 병이 아닌 생리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맥박이 분당 60회, 70회, 80회 천천히 올라가게 됩니다.

사라질 때도 자동차가 감속하듯이 서서히 70회, 60회, 50회 이런 식으로 느려집니다. 그렇지만 부정맥 같은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분당 60회 뛰던 심장이 중간과정 없이 한두 번 철렁하고 갑자기 150, 160으로 빨라지기도 하고요. 사라질 때도 마찬가지로 분당 150, 160번 뛰던 심장이 갑자기 철렁하고 50, 60으로 느려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도 스스로 맥을 만지면서 변화를 살피면 부정맥과 정상 맥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차라리 증상을 보이면 다행인데 앞서 증상이 없는데도 부정맥일 경우가 있다고 하셨죠. 어떤 경우인가요?

[인터뷰]
증상이 없는 부정맥도 종류에 따라 조금 다릅니다. 대표적인 부정맥 중 하나는 심방 잔 떨림이라고 하는 심방세동은 나이가 많으신 분, 고혈압, 당뇨, 흡연자, 수면 무호흡 환자에게 흔하게 생기고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증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이것은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의심이 된다면 내원해보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요즘에 검진에서 자주 발견되는 심실 조기 박동도 증상이 없는 상태라도 이것이 워낙 다양한 문제와 연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검진에서 발견되었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건강하고 활동적이고 젊은 분들한테서 검진에 자주 발견되는 동서 맥, 또는 동성 부정맥 같은 것들은 실제 이것이 검사에서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치료를 해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증상이 없고 건강한 성인이라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만약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는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부정맥은 도대체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 건가요?

[인터뷰]
크게는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천적인 경우에는 젊은 층에 흔하게 나타나는 발작성 상 심실성 빈맥 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심장이 엄마 배 속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전기신호 맥을 전달하는 네트워크인 전도체제가 잘못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이 경우에는 아무래도 잘못 만들어진 전도체계를 제거하기 위해서 고주파를 사용해 간단하게 절제함으로써 완치도 기대할 수 있고요.

또 다른 유전성 부정맥인 브루가다 증후군이나, J파 증후군, 비후성 심근증 같은 경우에는 급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가족 중에서 급사가 있는 혹은 급사가 의심되는 경우가 있었다면 더욱 조심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후천적인 경우에는 고령이나 고혈압, 당뇨가 문제가 되어 심장을 손상하고 또 다른 심장병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같은 병들의 이차적인 결과로도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을 듣다 보니까 정말 위험한 질병인데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잖아요. 생활습관에서 부정맥을 예방할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터뷰]
부정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병이고, 그 변화는 다양한 스트레스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심장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위험인자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다음에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체중 관리, 그리고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서 생활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더욱 더 좋습니다.

[앵커]
일단 증상이 있거나 없거나 평상시에 심장 질환 관리를 위한 평상시 습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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