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을 잠재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원자력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문제 삼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핵확산 우려와 함께 미국의 이중잣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정부가 사우디와 체결한 원자력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하진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이번 협정이 사우디가 우라늄을 자체 농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보도했습니다.
협정에는 미신고 핵 시설을 불시에 사찰할 수 있는 국제원자력기구 추가의정서도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장, 핵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존 가라멘디 /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 이미 이란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수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제 우리가 그 길을 사우디에도 열어주겠다는 겁니까? 결코, 안 됩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정책입니다.]
실제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 2018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사우디도 그 뒤를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핵 폐기를 요구하며 이란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미국이 사우디에는 민간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건 이중 잣대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알렉스 볼프라스 /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전략 책임자 : 한편으로는 우라늄 농축 문제 때문에 전쟁을 불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적어도 이론상 같은 기술을 넘겨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점에서, 미국의 접근 방식은 다소 모순적이라고 봅니다.]
이번 협정의 또 다른 이해 당사국인 이스라엘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내부에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나프탈리 베넷 / 이스라엘 전 총리 : 이스라엘을 배제한 이 협정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전략적 실패입니다. 사우디 영토 내에서의 핵물질 농축은 중동 지역의 핵무기 경쟁과 위험한 통제력 상실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번 협정으로 사우디 원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수백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효과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지정학적 승리까지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대폭' 완화된 조건의 핵기술 협력은 다른 국가들에도 새로운 선례가 되면서 국제 핵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킬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중동 정세에도 만만치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YTN 박영진입니다.
영상편집 : 임현철
YTN 박영진 (yj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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