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별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피해 확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전자전도 치열해 이에 대한 분석과 전망도 뜨거운데요.
김은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소리 없는 전쟁, '전자전'의 개념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전자전이란 상대방의 전자기 스펙트럼을 무력화하면서 방해하고 파괴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합니다.
전자전은 총 3가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적의 전투능력을 저하하거나 파괴하기 위한 '전자공격'.
적의 전파를 분석해 동맹군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전자전지원'
적의 전자전지원 및 전자공격으로부터 아군을 보호하는 '전자보호' 가 있습니다.
현대 전쟁에서는 이런 전자전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적을 공격하는 것만큼 적의 공격을 무력화해서 아군의 피해를 줄이는 게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무인기와 드론 등 첨단 무기들이 레이더와 GPS 등 전자기파를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자기 공격을 통해 적의 전력을 효율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전쟁에서 AI 사용이 빈번해지고 있는데, 전자기 공격을 통해 통신을 끊어버리면 이 AI 사용 역시 불가능해집니다.
전문가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최 기 일 /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 전자전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군사적 AI의 활용을 저해시키거나 또는 방해하거나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오늘날 전자전은 군사적 AI 활용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전자전의 가장 대표적인 공격방식이죠, 'GPS 교란' 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위성에서 내려오는 항법 신호를 방해하거나 속이는 'GPS 교란'에는 대표적으로 '재밍'과 스푸핑'이 있습니다.
'재밍'은 GPS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에 강한 전파 잡음을 인위적으로 쏘아, 수신기가 실제 위성 신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GPS 위성 신호는 지상에 도달할 때 매우 약하기 때문에, 비교적 작은 신호로도 이를 덮어버릴 수 있습니다.
'스푸핑'은 가짜 GPS 신호를 보내 위치를 속이는 방식입니다.
화면상으로는 멀쩡히 항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위치 정보가 왜곡되어 잘못된 판단을 유도합니다.
그렇다면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 전쟁에서 전자전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기자]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이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대이란 군사작전에서 사이버사령부와 우주사령부가 이란의 감시 및 통신 지휘 체계를 교란해 마비시켰다고 설명했는데요.
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작전에 전자전 장비 'EA-18G'(이 에이 에잇틴 지) 그라울러가 투입됐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이 무기는 무선통신을 차단하는 '재밍' 공격이 주특기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제거 작전 당시에도 동원된 미군의 첨단 무기체계입니다.
미국은 공습 직후 이란 정부 웹사이트를 다수 해킹해 사이버 공격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민간 선박들을 향해 대규모 재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상분석업체 '윈드워드'에 따르면 전쟁 직후였던 지난 7일, 걸프 해역에서 천6백여 척의 선박이 GPS나 선박 자동 식별 장치 간섭을 경험했습니다.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에서도 전자전 양상이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본격적으로 드론 전자전이 벌어지며 현대전의 양상을 완전히 바꿨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GPS 교란을 활용한 '재밍'과 '스푸핑'이 이 전쟁에서도 사용됐는데,
강력한 방해 전파를 쏘아 드론과 조종기 사이의 통신을 끊거나, 실제 GPS 신호보다 더 강력한 가짜 위치 신호를 보내 드론을 속이는 방식들이 사용됐습니다.
또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생명줄이라고 볼 수도 있는 '스타링크'를 둘러싼 전자전도 활발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드론이 찍은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부대에 전송해 목표 발견부터 타격까지 소요 시간을 기존 20분에서 1분으로 단축했습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러시아는 강력한 전자전 장비로 '스타링크'의 신호를 끊으려고 했으나, '스페이스X'가 실시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전파 방해를 우회하며 공격을 피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전자전에 대해 우리나라의 대비책도 필요해 보이는데, 우리 군과 산업계의 대비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군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첫 번째로는 전자전에 대비한 통합형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자전은 전자공격, 전자전지원, 전자보호 이 3가지 영역으로 나뉘는데,
각 영역마다 운용되는 장비들이 유기적으로 전자전에 운용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타격뿐 아니라 동시에 방어, 탐지 등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유 지 훈 /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어떤 단일 장비 개발을 넘어 통합형 솔루션으로 발전하는 것이 필요한데 방어적 기능의 장비, 공격형 기능의 장비 이런 것들이 통합적으로, 유기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체계를 갖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죠." ]
[유 준 구 /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장 : "타격을 하면서 상대방의 방어 시스템, 탐지 시스템을 또 무력화시켜야 되잖아요. 재밍 시스템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 무기는 탐지가 안 되게 해야 하잖아요. 레이더를 방어하는 방법들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다 전반적으로 필요한 거죠."]
네, 그리고 우리의 GPS, 위성항법체계 기술도 더 개발해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GPS는 미국의 위성항법체계입니다.
운영권이 전적으로 미국 정부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만의 체계를 개발하는 것이 신뢰도가 더 높을 수 있겠죠.
또 그렇게 된다면 적군이 '재밍'과 '스푸핑' 같은 전파 교란을 하기 더 까다로워집니다.
이외에 러시아, 유럽연합, 중국, 인도, 일본 등이 독자적인 위성항법 체계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전문가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문 근 식 /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 "우리만의 독립된 주파수를 사용해 상대방에게 노출이 안 되게 해서 독자적 작전 체계를 구축해야 된다. 그래서 전자전도 미군이나 연합 작전에 의존하지 말고 한국형 전자전을 빨리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
현재 국내 여러 기업이 함께 2035년 완료를 목표로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김은별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은별 (kimeb0124@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