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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재난' 시대...금융권 '5년 내 기후 시나리오' 만든다

2026년 03월 16일 16시 01분
[앵커]
폭염과 호우, 가뭄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재난'이 일상화하는 요즘, 이런 재해는 식탁 물가를 넘어 금융 시스템의 근간까지 위협하는데요.

처음으로 기상청과 금융권이 이상 기후가 우리 경제에 어떤 충격을 줄지 정밀 진단에 나섰습니다.

정혜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9년, 파산을 신청했던 미국 최대 전력회사 PG&E.

기후 변화로 극심해진 가뭄과 강풍이 대형 산불을 몰고 왔는데, 미국에선 해당 지역 전력회사가 복구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라 천문학적인 배상액을 물게 되자 감당하지 못한 겁니다.

우량 기업이 재난 앞에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세계 최초의 '기후 파산' 사례입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최근 동해안과 영남에서 연이어 발생한 대형 산불은 수백에서 수조 원의 재산 피해를 내며 보험 손해율을 크게 높였고, 여름철 극한 호우 역시 갈수록 심해져 경제적 손실을 키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재난'의 형태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눈앞의 기후 재난 대응이 절실해진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기상청과 금융권은 국내 맞춤형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에 착수했습니다.

[이대건 /한국은행 기후리스크 분석팀장 : 지난번에는 2100년까지 장기간에 걸쳐서 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봤다면, 이번 같은 경우에는 향후 5년 이내 실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기후정책이라든가, 기후변화가 우리 실물 경제나 금융시스템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는 겁니다.]

기상청은 올해 한층 정밀해진 기후 시나리오를 투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원길 /기상청 통보관 : 기상청은 금융계의 기후 리스크를 추정하기 위해 기존보다 더 세밀하게 나뉘어진 고해상의 남한 상세 표준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극한 기후정보를 생산해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단순 피해 집계를 넘어, 탄소 규제 강화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과 이상 기후로 인한 자산 가치 하락, 금융권의 '신용 리스크'까지 수치화할 계획입니다.

[이대건 /한국은행 기후리스크 분석팀장 : 배출권 거래처나 이런 걸 강화하게 되면 그 기업들의 손실 규모가 늘어날 수 있고, 금융 기관 입장에서는 신용 리스크가 늘어날 수 있는 거잖아요. 폭우가 오면 어떤 건물들의 담보 가치가 떨어지고….]

정부는 올 상반기 시나리오 개발을 마친 뒤 분석을 거쳐, 올해 말에는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영상편집 : 강은지
디자인 : 정하림







YTN 정혜윤 (jh0302@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