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석화 / 과학뉴스팀 기자
이어서 두 번째 소식 만나보겠습니다.
비 오는 날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물. 그냥 흘려보내기만 했던 이 빗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국내 연구진이 '탄소섬유 복합재 기반 물방울 발전기'를 개발했습니다.
화면 보시죠.
이 발전기의 핵심 재료는 탄소섬유 복합재입니다.
탄소섬유는 가볍고 튼튼해서 건물 지붕이나 교량에 널리 쓰이고 있는 재료인데요.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빗방울이 탄소섬유로 만든 지붕에 톡 닿았다가 훅 떨어지는 순간, 정전기처럼 전하가 이동합니다.
이때 빗방울은 플러스, 지붕 표면은 마이너스를 띠게 되고요.
빗방울이 떨어질 때 이 전하가 탄소섬유를 따라 이동하면서 아주 짧은 순간 전기가 만들어집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지붕 표면을 아주 미세하게 울퉁불퉁하게 만들고, 그 위에 연꽃잎처럼 물을 튕겨내는 코팅을 입혔는데요.
덕분에 빗방울이 표면에 달라붙지 않고 구슬처럼 튀어 오르며 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전기 생산 효율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실험 결과도 눈길을 끕니다.
빗방울 하나가 떨어질 때 최대 60볼트의 전압이 발생했고요, 발전기 4개를 연결했더니 LED 전구 144개가 동시에 번쩍 켜졌는데요.
발전기를 지붕 모서리나 배수구에 설치해 봤더니, 비가 많이 올수록 전기 신호가 더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 신호를 기준으로 약한 비와 보통 비, 폭우를 구분하고, 비가 세질수록 배수 펌프가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만든 건데요.
외부 전원이 필요 없이, 오직 빗물만으로 작동합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박 영 빈 / 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 : "외부 전원 없이 강우, 강도를 실시간 감지해 배수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도시 침수 대응을 자동화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부식 없는 전극과 자가 세정 표면 적용을 통해 유지 보수 비용을 절감하고 장기 운용 인프라에 적용함으로써 스마트시티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골칫거리였던 빗물, 이제는 전기를 만드는 자원이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이네요.
지금까지 사이언스 이슈 다 모아온 권석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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