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캄보디아로 돈벌이하러 갔다가 납치나 감금을 당했다는 사례가 잇따르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취업 사기 광고를 막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는데요.
YTN 취재진이 캄보디아행을 권유하는 모집책과 대화를 나눠봤더니, 아직도 월급 천만 원이 넘는 안전한 일자리라며 거리낌 없이 범죄 가담을 제안하고 있었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 구인 게시판입니다.
캄보디아에서 가장 탄탄한 회사라며 한 달에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홍보합니다.
YTN 취재진이 텔레그램을 통해 이들 모집책과 직접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처음에는 거주 지역과 나이, 성별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묻더니 대뜸 업무가 합법적이지 않다는 설명을 늘어놓습니다.
[캄보디아 조직 모집책 : 합법적인 일은 아니거든요. 연인인 것처럼 하면서 뭐 오빠 오빠 하면서. 그냥 그런 느낌으로만 통화하고 그냥 그게 끝이에요.]
그러니까 연애를 빙자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인 '로맨스 스캠' 범죄를 같이 하자는 건데, 취재진이 머뭇거리니 곧바로 고수익을 약속한다고 꾀기 시작합니다.
[캄보디아 조직 모집책 : 월급이 이제 1,150만 원 스타트고요. 그리고 조금 능숙해지시고 일이 좀 잘 되면 바로 급여는 올라가요. 거의 1,400만 원까지 올라가요. 이런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회사의 주소를 보니 캄보디아에서도 범죄단지가 가장 밀집한 곳으로 꼽히는 시아누크빌이 본사입니다. 모집책도 한국 언론 보도 등 최근 분위기를 알고 있는 듯 감금이나 폭행은 아주 예외적인 일이라며 설득을 이어갑니다. [인터뷰 : 캄보디아 조직 모집책]]안전해요. 회사가 탄탄하고 일단 안전하고 그게 제일 중요한 거거든요."
실제 감금이나 납치를 당한 한국인들은 현지 카지노에 빠져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바람에 대가를 치른 거라는 설명까지 곁들입니다.
[캄보디아 조직 모집책 : 카지노로 돈 다 날리면 이제 갚을 방법이 없으니까, 그럼 일해서라도 갚아라, 이렇게 되는 거예요.]
이후 설득이 통했다고 생각했는지 전화 뒤에는 무료로 숙박할 수 있다며 그럴듯한 숙소 사진까지 보내왔습니다.
고문 끝에 숨진 한국인 대학생 사건 이후 납치나 감금을 당했다는 신고가 이어지며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캄보디아 범죄조직은 여전히 고수익을 미끼로 한국인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욱
디자인 : 정은옥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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